[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글로벌 PC시장의 CPU 양대산맥인 인텔과 AMD가 올해는 각기 다른 방향의 사업 전략을 그리고 있다. 인텔은 ‘모바일’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으며, AMD는 ‘PC’에 더 집중할 것이라 선언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한 CES2014를 끝으로 인텔과 AMD가 각기 다른 사업 전략을 대거 공개했다. 이 두 전략을 어느 면에서는 동일한 길을 걷는 듯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지향점을 갖추고 있다.

마치 그래프축으로 비유하자면 다른 영역으로의 확대를 노리는 인텔이 ‘x축’을 맡고 있다면, AMD는 기존 영역에서 더 깊숙하게 밀고 들어가는 ‘y축’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다만, 두 업체의 내면에는 기존의 PC로는 승산이 없다는 위기 의식이 동일하게 자리잡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PC 출하량은 3억1590만대로 추산된다. 2012년 대비 무려 10%나 급감한 수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성장으로 데스크톱과 노트북 등 PC군이 점점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즉, 이를 타계할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 인텔 베이트레일이 장착된 태블릿PC

인터넷 연결된다면 모두 다 ‘인텔 인사이드’
이를 타계하기 위해 인텔은 기존의 강점을 살려 모바일 시장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실버몬트 아키텍처를 공개하고 태블릿PC 등에 쓰일 아톰 프로세서 베이트레일 시스템온칩(SoC) 시리즈를 내놨다. 올 2분기에는 동일한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용 ‘메리필드’가 출격 대기중이다. 

특히 베이트레일은 인텔이 올해 태블릿PC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기 위한 야심작이다. 높은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실현한 인텔 버스트 테크놀로지 2.0과 CPU, GPU, 카메라 등 전력 공급률을 높일 수 있는 SoC-아이드풀 파워 쉐어링이 내장됐다. 이를 통해 성능은 이전 세대인 클로버트레일 대비 2배 향상됐다. 그래픽 성능은 3배, 전력효율은 10시간으로 늘어났다. 대기 시간은 최대 3주간 버틸 수 있다.

향후 인텔은 64비트를 지원하는 베이트레일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은 “64비트를 지원할 수 있는 베이트레일은 4GB 메모리를 지원해, 성능을 높이고 유연한 멀티태스킹을 가능케 해준다”며, “윈도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까지 지원함으로써 다양한 운영체제에 대응하게끔 설계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텔은 웨어러블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우선, 접근이 쉽고 비용이 저렴한 엔트리 플랫폼을 공급할 예정이다. 진입 장벽을 낮춰 다양한 제조업체가 뛰어들 수 있게 한다는 것. 또한 바니스 뉴욕, 미국 패션 디자이너 협회, 오프닝 세레모니 등과 웨어러블 기술을 검토 중이다. 특히 SD카드 폼팩터 형태의 인텔 쿼크 기술 기반의 컴퓨터인 ‘인텔 에디슨’도 공개하고 나섰다.

▲AMD 멀린스가 탑재된 나노PC 레퍼런스 모델 (사진 : Engadget)

최상의 PC 경험을 다양한 폼팩터에서 ‘비욘드 PC’
AMD는 ‘카베리’를 끝으로 올해 PC 시장을 공략할 라인업 구성을 모두 마쳤다. 지난해 투인원과 울트라북, 컨버터블PC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 대응하는 ‘비마’와 태블릿PC 등 휴대성과 저전력을 요구하는 기기에 장착될 수 있는 ‘멀린스’를 우선 공개한데 이어, 지난 7일(현지시간) CES2014에서는 하이엔드 모델인 ‘카베리’를 전격 공개했다.

‘카베리’는 28나노 공정에서 설계됐으며 차세대 스팀롤러 아키텍처가 도입돼 이전 세대 대비 20% 높아진 순환 명령어 처리 능력을 갖췄다. CPU는 라데온R시리즈에 활용된 그래픽코어넥스트(GCN)이 적용됐다. 이러한 CPU와 GPU를 이기종 시스템 아키텍처(HSA)를 본격 도입해 효율적으로 업무를 분담하거나 협동할 수 있게 설계했다.

번드 린하드(Bernd Lienhard) AMD클라이언트 사업 부문 부사장 및 총괄책임자는 “AMD는 혁신적인 차세대 APU인 2014 AMD A 시리즈 APU로 기술 선두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하며, “하나의 칩에 세계 정상급 그래픽과 연산 기술을 탑재한 AMD A 시리즈 APU는 업계 주도적인 연산 경험을 제공하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솔루션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높은 퍼포먼스를 내는 ‘카베리’는 새로운 PC 폼팩터를 만들어낸다기 보다는 PC 안에서 가장 월등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함이라는 측면이 더 크다. AMD가 바라보는 PC를 넘는 또 다른 대안으로의 PC는 ‘멀린스’에 집중돼 있다.

‘멀린스’는 푸마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CPU코어와 라데온 GPU가 결합한 APU다. 전력 소모량을 2W까지 낮출 수 있어 저전력을 요구하는 작은 크기의 휴대용 디바이스에 쓰일 수 있다. 즉 폼팩터의 사이즈에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자유롭게 적용될 수 있는 프로세서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AMD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나노PC 레퍼런스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스팀OS와 결합해 마치 게임 콘솔처럼 쓸 수도 있고, 태블릿PC에 장착돼 여러 액서서리의 지원으로 또 다른 사용자 경험(UX)을 줄 수도 있다.

한편 인텔의 베이트레일은 지난해말부터 여러 제조업체를 통해 태블릿PC 등에 활발하게 장착되고 있으며, AMD의 차세대 프로세서도 곧 제품에 탑재돼 상용화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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