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2014)에서는 UHD TV를 앞세운 가전제품과 사용자 신체에 착 달라붙은 웨어러블 기기, 더 똑똑해진 스마트카, 운영체제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디자인의 PC, 모든 기기 조절을 손 안의 스마트폰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만물인터넷 등 실로 다양한 IT제품들이 각자의 경쟁력을 무기로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했지만 기본적인 핵심은 어떤 제품이든 한 단어로 연결된다. 바로 ‘커넥티비티(Connectivity)’다.

CES2014는 IT제품의 성능을 현 기술 발전 단계에 따라 최대의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돼 전시회장에 등장했으나 타 기기 또는 클라우드 서버 등에 연결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일 정도로 커넥티비티 생태계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부상했다.

▲ CES2014에는 많은 관람객이 발 디딜틈없이 몰려 들었다

가전 제품들, 대화를 나누다
TV 부문은 전반적으로 해상도를 높인 UHD가 대세로 자리잡은 가운데 가변형, 커브드, 올레드(OLED) 등이 주요 키워드로 부상했다. 기술 격차를 넓히기 위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업체와 이와 비슷한 제품을 선보이며 그 뒤를 바싹 뒤쫓고 있는 중국업체들, 날아오를 채비를 끝마친 일본 업체가 보이지 않는 경쟁으로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 LG전자 커브드 UHD TV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하드웨어의 발전만큼 소프트웨어(SW) 분야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대두됐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윤부근 삼성전자 대표는 “하드웨어는 경쟁사와 더 격차를 벌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소프트웨어도 그에 못지 않게 소비자들을 위해 좀 더 좋고, 원하는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통해 탁월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역량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가전제품을 한 번에 컨트롤 할 수 있는 ‘삼성 스마트홈’을 시연했다. 부스에서는 ’갤럭시 기어’를 통해 BMW 차량을 조정하고, 부스의 조명이나 에어컨 등이 켜지고 꺼지는 등 여러 미래상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한 화면에서 네 개의 다른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멀티링크 스크린’과 TV를 바로 켤 수 있는 ‘인스턴트 온’ 등 스마트TV의 기능도 더욱 강화시켰다.

▲ 삼성 커브드 UHD TV 조형물

LG전자는 새로운 운영체제(OS)인 웹OS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첫번째 단계가 웹OS 스마트TV라는 것. 이 후에도 많은 기기에 웹OS가 담길 것임을 피력했다. 안승권 LG전자 사장은 “LG전자의 우수한 하드웨어 역량과 혁신적인 웹OS 플랫폼을 집약한 스마트TV로 차원이 다른 사용자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LG전자는 모바일 매신저인 ‘라인’을 기반으로 가전을 컨트롤할 수 있는 ‘홈챗’ 서비스를 시연했다. 사용자와 사용자가 메시지를 주고 받듯이 가전 제품과 대화를 통해 그들을 움직일 수 있다.

웨어러블, 전쟁은 시작됐다.
스마트폰, 태블릿PC와 함께 웨어러블 기기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그간 커넥티비티 생태계에 접속하기 위해 스마트폰이 주된 역할을 담당했지만 어느 정도는 웨어러블 기기에 양보해야 될 때가 왔다. 특히 각 제조업체가 선보인 웨어러블 기기는 각자의 특성을 반영해 개성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 BMW를 조정하는 갤럭시 기어

삼성전자 ‘갤럭시 기어’는 스마트워치로써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와 밀착해 쓰인다. 스마트폰의 주요 기능을 갤럭시 기어가 공유하는 식이다. 이와 함께 갤럭시 기어로 삼성 자체 에코시스템에 접속해 가전 및 스마트카를 컨트롤 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다만 ‘삼성’을 거치지 않은 갤럭시 기어는 호환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웨어러블을 헬스케어에 집중시켰다. ‘라이프밴드’와 ‘심박동 이어폰’은 스마트폰과 결합해 쓰이긴 하지만 스마트폰의 기능을 공유하기 보다는 사용자의 건강 상태에 더 관심이 많은 모습이다.

▲ LG전자 라이프밴드

소니는 기존 스마트워치 시리즈와 별도로 ‘스마트밴드’를 선보였다. 스마트워치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다면 스마트밴드는 헬스 케어에 집중된 모습이다. 특히 일상 생활을 기록해주는 라이프로그를 더해 소니만의 감성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테니스 라켓에 쓰이는 ‘테니스 센서’ 등을 통해 선수가 자신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

▲ 소니 스마트밴드

웨어러블은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칩셋업체에서도 부각됐다. 직접 제품을 전시하지는 않았으나 인텔은 향후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위한 제품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체 측정 및 피트니스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이어폰과 스마트 헤드셋, 무선 충전 보울 등 다양한 제품의 레퍼런스 모델을 선보였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는 “웨어러블 기술을 위한 레퍼런스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것에 대해 접근이 더 쉽고 비용이 저렴한 많은 엔트리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러한 엔지니어링 혁신 도전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퀄컴은 기본적으로 스마트폰과 연결해 쓸 수 있는 스마트워치 ‘토크(Toq)’를 소개했으나 이에 그치지 않고 사물인터넷 플랫폼인 올조인(Alljoyn)에도 웨어러블 기기가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를 직접 시연을 통해 소개했다. 토크로 현재 재생되고 있는 음악을 확인하고 선곡할 수도 있으며, 주방 가전이 켜지고 꺼지는 등의 단순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 퀄컴 스마트워치 토크

이 밖에도 다양한 제조업체가 각자의 경쟁력을 살린 웨어러블 기기를 대거 공개했다.

스마트카의 역습, 칩셋회사 눈 돌리다
CES 현장에 이렇게 많은 자동차가 전시된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번 CES2014에서 눈길을 끈 모델은 ‘스마트카’다. 특히 글로벌 칩셋 회사들이 모두 스마트카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퀄컴은 최초로 '고비' 모델이 탑재된 아우디 A3 차량과 함께 전기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포뮬러 E카를 전시장 부스에 배치했다. 이 두 모델은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붐비는 곳으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 퀄컴 부스에서 만날 수 있는 아우디 A3

이와 함께 퀄컴은 오토모티브 솔루션을 구현할 퀄컴 스냅드래곤602A를 발표했다. 가까운 미래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되는 스냅드래곤602A는 퀄컴 베이스밴드 고비9X15 멀티모드와 QCA6574 퀄컴 바이브2-스트림, 크레이트 기반의 CPU, 아드레노 330 GPU 등이 시너지를 발휘할 전망이다. 마치 LTE를 달고 달리는 자동차라고 볼 수도 있다.

또한 퀄컴은 스마트카 충전 솔루션인 ‘헤일로’를 보다 고도화하고, 포뮬러 E 대회에 적극적으로 나섬으로써 새로운 시장에 대한 도전 의욕도 불태우고 있다. 퀄컴은 앞서 6일(현지시간) 포뮬러 E카를 세계 최초로 공식 시연했으며, 오는 9월에는 베이징 첫 대회에 출전하기도 한다.

▲ 퀄컴 포뮬러 E카 출발 직전

엔비디아는 모바일AP인 ‘테그라K1’을 자동차에 탑재시킨다. ‘테그라K1’을 기반으로 한 오토모티브 솔루션이 적용된다. 테그라K1은 쿼드코어 CPU와 케플러를 사용한 192개 코어의 GPU를 지원한다. 보행자 발견, 사각지대 모니터링, 탈선 경고 등 카메라 기반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제공한다. 부스에는 실제 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시연하고, 아우디 차량까지 배치시켰다.

▲ 엔비디아 부스에 마련된 아우디

인텔도 전기차인 BMW i3를 부스에 배치했다. 이 차량에는 인텔 칩이 적용돼 자동차의 정보 또는 운전 정보 및 사고 정보 등을 수집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현장에서는 직접 차량을 탈 수 있도록 배려했다.
 

▲ 인텔 부스에 배치된 BMW 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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