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파이낸셜에 이어 카카오페이와 토스도 소액 후불결제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사진: 셔터스톡]
네이버파이낸셜에 이어 카카오페이와 토스도 소액 후불결제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빅테크들의 선구매 후결제(BNPL·Buy Now Pay Later) 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가 앞서가는 가운데 카카오·토스 등이 뒤쫓는 모양새다.

BNPL은 금융 소외계층에 소액신용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특례로 지정한 혁신금융 서비스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4월 소액 후불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 후불결제'를 내놓고 시범 사용자 층을 늘려가고 있다.

전자금융거래법 및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자(선불업자)는 대가를 추후에 지급받는 후불결제 업무를 할 수 없다. 지난 2월 금융위원회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소액 후불결제 서비스'를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하고, 개인별 월 30만원 한도 내에서 후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특례를 부여했다.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주민등록번호 처리할 수 있고, 여전법상 신용카드업 허가받지 않고 후불결제업무를 영위할 수 있도록 특례를 부여한 것이다. 

이에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 포인트로 물품 구매 시, 포인트 충전잔액과 대금결제액 간 차익(결제부족분)을 추후에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서비스를 지난 4월 내놨다. 네이버쇼핑의 스마트스토어 등에서 주문 시 이 서비스를 이용토록 했으며 네이버페이 포인트 1% 적립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회사는 이 서비스를 베타 버전으로 내놓고 시범 대상이 된 네이버페이 이용자들에게 후불결제 서비스 신청 버튼을 노출시키고 있다. 이후 시범 대상층을 늘려가고 있다. 후불결제 서비스를 신청하면 네이버파이낸셜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신용평가 모델을 기반으로 심사가 진행되고, 이를 통과하면 일괄 20만원의 이용한도가 부여된다. 이후 서비스를 꾸준히 이용하면 최대 30만원까지 한도가 오를 수 있다. 

앞서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후불결제) 양호한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베타테스트 대상 확대를 진행했고 네이버 자체 신용평가모델을 정교화하고 서비스 안정화를 통해 내년에 더 많은 사용자들이 편리함과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도 후불교통, 후불결제 서비스를 포함한 소액여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기업공개(IPO) 이전에 내놓은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모바일 후불형 교통카드가 12월에 오픈될 예정이다. 지난 5월 금융위는 카카오페이가 개인별 최대 월 15만원 한도 내에서 후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토록 특례를 부여했다. 

이 후불교통 서비스를 기반으로 카카오페이는 신용 평가 및 심사 모델을 고도화하고 여신 실행과 연체 관리 등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해, 내년 중 '후불결제'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3년 상반기에 후불결제를 선보인다는 목표다.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서비스를 위한 심사를 통과하면 20만원의 이용한도가 부여된다. [사진: 네이버 홈페이지]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서비스를 위한 심사를 통과하면 20만원의 이용한도가 부여된다. [사진: 네이버 홈페이지]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도 내년 3월 출시를 목표로 소액 후불결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최근 금융위는 회사가 개인별 월 30만원 한도 내에서 후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특례를 부여했다. 

NHN페이코도 소액 후불결제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NHN페이코는 한화생명과 함께 최대 50만원 한도의 소액대출서비스 '한화생명 크레딧'을 제공하며 금융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들의 수요를 확인했다. 페이코 관계자는 "현재 페이코 결제 내역 등을 기반으로 자체 신용평가모델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소액 후불결제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테크 기업들과 금융위는 이 서비스를 통해 신용카드 이용이 곤란한 청년이나 주부 등 금융소외계층에도 소액신용 기회가 제공돼 포용금융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후불결제 서비스 취지는 신용카드를 대체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신용카드 발급이 어렵거나 경제 소비활동에 제약이 있는 이들에게 '결제 수단' 추가 선택지를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빅테크들도 수익구조 및 서비스 측면에서 이점이라는 분석이다. 고은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MZ세대를 공략한 후불결제(BNPL) 서비스의 부상' 보고서에서 "금융 플랫폼에서 후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결제액의 약 3%에 해당하는 카드사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돼 금융 플랫폼 페이사 입장에서 수익구조가 유리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또 카카오페이는 투자설명서에서 "후불 교통 및 결제 서비스를 통해 금융소외계층에게 합리적인 수준의 여신을 제공하고, 이들의 금융 이력이 쌓이면 이들이 향후 더 나은 조건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후불결제 서비스 내용이 해외 기업 대비 제한적인 점을 들어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일례로 디지털 결제 플랫폼 업체 스퀘어가 인수하기로 한 호주 결제서비스 업체 애프터페이(Afterpay)는 분할 납부 기간이 정해져 있으며 온오프라인 사용한도는 최대 2000달러(약 230만원) 수준이다.    

고 수석연구원은 "국내 후불결제 서비스에는 해외 BNPL 서비스 핵심인 분할 납부 기능이 없고 금액이 소액이라 아직 해외와 같은 인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금융위의 규제 내용에 따라 후불결제 시장의 확장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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