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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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기업들이 고객 상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컨택센터 솔루션 시장이 클라우드와 AI로의 기술 세대 교체 속에서 단숨에 테크판 격전지로 부상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KT, 네이버, 카카오 등 컨택센터와 거리가 좀 있어 보이던 테크 기업들이 업계 큰손으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특히 AI 기반 컨택센터(AICC)에 대한 관심이 높다. AICC는 컨택센터 업무를 사람이 아니라 AI가 처리하는 것이 골자. 물론 아직까지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수준은 아니다. 단순 문의나 반복 업무는 AI가 처리하고 사람들은 맞춤형 상담이나 좀더 부가가치가 있는 일에 집중하는 역할 분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비용 절감 및 고객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려는 기업, 공공기관들 관심이 커지면서 AICC 도입 사례도 늘고 있다.

관련 업계 행보도 빨라졌다. AI 역량을 갖춘 기업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지면서 AICC는 거물급 테크 기업들이 레이스를 벌이는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네이버는2019년 하반기 신한은행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AICC 사업을 본격화했고 올해 1월에는 네이버클라우드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 AICC 솔루션도 출시했다. 네이버 클로바 AI 고객센터는 자연어 처리, 음성인식, 음성합성, 텍스트 분석, 챗봇 등 네이버 클로바 AI 기술 기반으로 AI콜, 해피콜, 케어콜 서비스로 이뤄져 있다.

현재 병원, 식당, 뷰티, 고객만족도 조사, AI콜센터, 불완전판매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CC를 활용하고 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경우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금융업무 처리를 위한 음성봇 구축했고 1차 프로젝트 이후 95% 이상 아웃바운드를 AI가 처리하고 있다. 이후 2차 프로젝트를 통해 인바운드 업무에서 AI 비중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카드사 업무 처리를 위한 음성봇 프로젝트 진행했고 성남시는 네이버 지원을 받아 클로바 케어콜 솔루션을 도입, 보건소에서 지역내 능동 감시자들에게 매일 두차례씩 자동으로 전화를 걸어 발열, 체온 등을 확인하는데 사용했다.

클로바 케어콜은 지난해 11월 성남시에 도입된 후 하루 최고 3000여 건 전화 상담 수행했다고 네이버는 전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은 고객 문의, 예약 전화를 AI가 대신 응대하는 네이버 스마트 ARS를 '아웃백 미금점에 적용했고 골프존은 직영점 4개 점포 대상 매장 예약 및 기본 업무 처리를 위해 음성봇 도입한데 이어 확산을 위한 고도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일반적인 전화 업무를 AI가 대신 수행함으로써 기존 상담 인력은 더 전문적이고 복잡한 문의에 집중할 수 있게 되어, 고객 응대의 전반적인 품질과 만족도가 향상된다”면서, “앞으로도 AI 기술 고도화와 비즈니스 상용화를 통해, AI 솔루션 비즈니스를 본격화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카카오 B2B 부문 자회사인 카카오 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톡 채널, 챗봇 등을 결합한 AI 기반 고객 응대 플랫폼인 '카카오 i 커넥트 톡'을 앞세워 공공과 금융, 민간 기업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6월에는 콜센터 아웃소싱 기업인 유베이스와 손잡고 인공지능(AI) 고객 상담센터를 구축하기로 한데 이어 9월에는 세종특별자치시청, 제주특별자치도청, 제주시청과 각각 카카오톡 채널, 챗봇 등을 결합한 AI 기반 고객 응대 플랫폼인 '카카오 i 커넥트 톡' 도입 계약을 맺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카카오톡 채널, 챗봇 등을 결합한 AI 기반 비즈니스 플랫폼인 ‘카카오 i 커넥트 톡 (Kakao i Connect Talk)’을 도입하고 내년 초 서비스를 오픈한다. 아모레 퍼시픽은  카카오톡으로 제품 조회/주문/배송 조회/고객문의(A/S) 서비스를 한번에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AI 전화 음성봇’을 도입해 지난 추석 시즌 고객들에게 AI 전화 안내 서비스를 제공했다.

KT도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를 열고 AICC 시장 대공세를 예고했다. 구현모 KT 대표는 “KT는 AI 비즈니스를 본격 추진하는데 충분한 통신 및 플랫폼 데이터와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특히 AI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우리말을 가장 잘 알아듣고 해석하는 ‘AI 능동복합대화’ 기술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KT는 복잡하게 운영되는 자사 고객센터에 AI를 이미 도입한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금융, 외식, 유통, 정부·지자체 등 50여 기관으로 AICC 적용을 확대 중이다. 신한라이프,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을 적용 사례로 꼽았다.

KT는 프랜차이즈형 AICC도 전진배치했다. KT 프랜차이즈 AICC는 예약·취소, 영업시간·위치 안내 등을 AI가 처리한 후 매장 관리자와 이용자에게 처리상황을 실시간 안내해주는 AI 보이스봇 서비스다. 매드포갈릭 봉은사 아이파크타워점에 상용화했는데 고객문의의 약 70%를 AI 가상상담사가 처리 중이며, 95% 이상 응대성공률을 보이고 있다고 KT는 전했다.

대기업들의 행보 속에 AICC를 겨냥한 스타트업들 움직임도 눈에 띈다. 포지큐브도  110억원 규모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하고 내년 상반기 AICC 사업을 본격 확대한다. 포지큐브는 자체 개발한 AICC 서비스 로비(robi)를 앞세워 AI 고객 응대 시스템이 적용된 컨택센터 인프라와 훈련된 전문 상담 인력을 포함한 원스톱 서비스로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도입 단계에서 전문 인력과 기술 부재 등을 이유로 망설이는 기업을 위해 쉽게 AICC 및 다양한 AI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포지큐브 관계자는 "공공기관들 외에 금융과 보험사 등에서도 AICC에 대한 니즈가 나오고 있다"면서 "기존 컨택센터 운영 업체들과 협력해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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