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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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메타버스를 둘러싼 초반 레이스에서 기업 업무 시장을 겨냥한 경쟁이 의미있는 한축으로 부상했다. 

페이스북에서 이름이 바뀐 메타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가 메타버스를 활용한 업무용 솔루션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고, 국내 화상회의 서비스 업체 알서포트도 내년 메타버스 기반 가상 오피스 플랫폼 출시를 예고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메타버스 기반 업무용 플랫폼이 내년을 전후로 거점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같은 업무용 메타버스라고 해도 디테일은 제각각이어서, 어떤 접근법이 좀더 큰 영향력을 미칠지도 관전포인트가 될 것 같다. 

방향은 같지만 노선은 다른 메타 vs 마이크로소프트

글로벌 테크 기업들중 메타버스 기반 업무 솔루션 시장 공략에 나선 대표적인 업체는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가 꼽힌다. 

메타는 지난 8월 퀘스트2  VR 헤드셋 기기 사용자들이 자신의 아바타로 회의에 참가할 수 있는 호라이즌 워크룸 앱 테스트 버전을 공개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호라이즌 워크룸 사용자들은 가상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아바타를 스스로 디자인할 수 있다. 실제 책상과 컴퓨터 키보드와 상호작용하면서 VR 회의실를 통해 공유된 화이트보스나 문서로 협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워크룸앱은 퀘스트2 헤드셋을 통해 무료로 제공된다. 16명까지 VR 환경에서 함께할 수 있다. 비디오 컨퍼런스 참가자들을 포함하면 50명까지 함께할 수 있다. 메타는 이미 워크룸을 정기적으로 내부 미팅에 쓰고 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메타는 지난달 말 페이스북에서 사명을 바꾸면서 SNS를 넘어 B2C와 B2B를 아우르는 메타버스 플랫폼 회사가 되겠다는 비전을 공유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사람들이 보다 쉽게 VR을 탐험하고 게임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메신저 호출을 VR로 가져오는 작업을 하고 있고 호라이즌 플랫폼용 마켓플레이스 및 오피스 관련 기능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메타버스 전략은 3일 구체적인 베일을 벗었다. 페이스북과 달리 아직은 B2B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표현을 빌리면 엔터프라이즈 메타버스 전략이다.

VR과 AR 하드웨어를 강조하는 메타와 달리 마이크로소프트는 사람들이 이미 이미 많이 쓰는 팀즈나 오피스 같은 자사 간판 제품들에 메타버스 요소들을 버무리는 것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온라인으로 3일 개최한 이그나이트 컨퍼런스에서 자사 간판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 서비스인 팀즈에서 사용자들이 디지털 아바타를 활용해 화상 채팅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팀즈용 메시'(Mesh for Teams)를 발표했다.

팀즈용 별도 VR이나 AR기기 없이도 이용 가능하다. 디지털 아바타를 만들기만 하면 팀즈에 합류할 수 있다. 메타버스 환경에서도 자사 전략 제품들을 기업 사용자들이 많이 쓰도록 하기 위한 전술로 풀이된다.

사티아 나델라 CEO는 이그나이트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하이브리드 업무의 핵심인 유연성은 생산성과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며, 이를 위해 모든 조직은 디지털과 물리적 공간을 통합하는 새로운 디지털 협업 구조를 필요로 한다"며 “앞으로 모든 비즈니스 프로세스는 데이터 및 AI를 통해 협업하고 디지털 및 물리적 세계를 연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VR헤드셋을 쓰면 보다 몰입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지만  이걸 쓴다는 것 자체가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그런 만큼 마이크로소프트는 메타버스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데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사용자들 관점에선 디지털 아타바로 팀즈를 쓰게 되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가 가능하고 샤워나 복장 등 준비해야할 것들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란게 회사측 설명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팀즈용 메시 외에 다이내믹스 365 커넥티드 스페이스(Dynamics 365 Connected Spaces) 프리뷰도 메타버스를 겨냥해 선보였다. 다이내믹스365 커넥티드 스페이스는 AI,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해 고객 동선은 물론 제품 및 장비 상태와 관련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소매점, 작업 현장 등 거의 모든 현실 공간에서 이뤄지는 움직임과 상호작용 방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조직은 실시간으로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회의 넘어 메타버스 기반 비즈니스 플랫폼으로까지?

국내 업체들 중에선 알서포트가 메타버스를 활용한 업무용 솔루션 사업화에 적극적이다.

알서포트는 현재 제공 중인 클라우드 기반 화상회의 서비스 ‘리모트미팅(RemoteMeeting)’을 기반으로한 가상 오피스 플랫폼을 내년 하반기에는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알서포트는 원격근무 솔루션 ‘리모트뷰(RemoteView)’ 기술도 활용해 웹기반 2D 서비스인 리모트 미팅을 3D화한 가상 오피스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알서포트가 개발 중인 가상 오피스 플랫폼은 메타나 마이크로소프트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아바타를 활용해 3차원 가상 환경에서 회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알서포트는 단순히 실험적인 성격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알서포트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 속에 재택근무나 화상회의를 많은 이들이 경험하면서 꼭 출근이나 지방 출장을 가야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이들도 늘었다. 젊은 층은 특히 그렇다"면서 "하지만 원격 근무를 하면 조직에 대한 소속감은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메타버스가 이를 보완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알서포트는 가상 오피스 플랫폼을 화상회의용 아니라 기업내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진화시켜 나간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가상 오피스로 시작하지만 서비스 내에, 주변 상권도 연동해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나리오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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