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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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금융플랫폼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에도 주요 핀테크 업체들의 인기는 장외시장에서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4일을 기점으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과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의 유예기간이 끝났다. 앞서 금융당국은 핀테크 플랫폼의 금융상품 비교나 추천 서비스를 단순 광고 대행이 아닌 '중개행위'로 판단된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금소법 시행을 코앞에 두고 당국이 이같은 내용을 발표하자 카카오페이와 토스 등은 재빨리 관련 서비스를 개편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또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기존 가상자산(암호화폐) 사업자들은 9월 24일까지 금융당국에 사업자 신고서를 제출해야 했다. 원화마켓을 운영하기 위한 주요 조건 중 하나가 시중은행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실명확인입출금계정(실명계좌) 확인서다. 이 확인서 발급이 지체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신고도 덩달아 지연됐다. 

이런 혼돈의 시기에도 지난달 주요 핀테크 업체들은 여전히 장외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비상장'에 따르면 지난달 이용자들의 관심 종목으로 선택받은 상위 4개 종목 모두 핀테크 업체들이었다. ▲두나무 ▲케이뱅크 ▲비바리퍼블리카 ▲카카오페이 순이었다. 

증권플러스비상장서 9월 관심 종목 추가 및 인기 조회 순위. [사진: 증권플러스비상장]
증권플러스비상장서 9월 관심 종목 추가 및 인기 조회 순위. [사진: 증권플러스비상장]

특히 두나무는 지난달 인기 조회 종목 부분에서도 1위였다. 두나무는 지난 8월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접수하고 특금법 시행 이전인 지난달 17일 당국으로부터 수리가 된 '1호 가상자산 사업자'가 됐다. 특금법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을 일찌감치 해소한 것이다. 아울러 두나무는 후속 투자 유치 과정에서 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의 스타트업 '데카콘' 반열에 올랐다는 소식이 알려진 바 있다. 

지난 7월 증권플러스비상장과 서울거래소비상장에서 두나무의 주당 단가는 30만원대에서 거래 돼 왔으며, 8일 현재는 40만원 수준으로 올라온 상태다. 

금소법 시행에 맞춰 서비스 개편에 분주했던 카카오페이와 토스도 여전히 장외시장에서는 주목받고 있는 종목이다. 지난달 증권플러스비상장에서 두번째로 많이 조회된 종목이 카카오페이였다. 고평가 논란과 금융당국발 악재 등으로 상장 일정을 재연기했음에도 시장은 이로 인한 리스크보다 성장성을 더 높게 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플러스비상장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일부 보험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규제 대응력을 강화하며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며 "최근 동전모으기와 알모으기 서비스의 금소법 위반 소지가 해소되며 3분기에도 지속적인 실적 순항이 예상돼 위축됐던 투심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다이렉트 자동차 보험료 비교 서비스를 종료하고 국내 보험사와 제휴를 맺고 판매하던 운전자, 반려동물 보험 등을 잠정 중단했다. 보험과 펀드 투자 서비스 채널을 전면 개편해 카카오페이가 상품 판매 및 중개에 관여하지 않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현재까지 '알모으기' 동전보으기' 등은 지속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이같은 내용들을 증권신고서의 투자위험요소에 기술해 자진 정정하고 11월 3일 상장을 목표로 공모 일정을 재개했다. 

[사진: 서울거래소비상장]
[사진: 서울거래소비상장]

토스도 보험 및 신용카드 등 일부 서비스를 개편하고 대출 비교 및 추천 서비스를 위해 대출상품 대리·중개업 등록을 완료했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10월 출범한 토스뱅크에 대한 기대감도 시장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달 증권플러스비상장에서 7번째로 가장 많이 조회된 종목이었다.    

특히 비바리퍼블리카의 주당 단가는 증권플러스비상장과 서울거래소비상장에서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며 현재 1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만 금융플랫폼에 대한 금융당국의 부정적인 정책 기류는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6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빅테크 기업의 금융 진출 관련 기존 금융사와의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을 재강조했으며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지속 점검 및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핀테크 육성에 치중해오던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는 바뀌고 있다"면서도 "디지털 금융의 발달과 플랫폼화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커다란 변화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편의성과 확장성, 서비스 차별성의 우위를 바탕으로 토스를 포함한 금융플랫폼의 지배력은 향후에도 지속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8일 토스는 모빌리티 스타트업 타다를 인수하며 금융 비즈니스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서울거래소 비상장 관계자는 이 소식으로 거래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을 전하며 "이번 타다 인수로 비바리퍼블리카의 모빌리티 사업 진출, 그리고 금융서비스와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 심리가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케이뱅크]
[사진: 케이뱅크]

특히 지난달 증권플러스비상장에 처음으로 상위 관심종목에 포함된 케이뱅크가 눈에 띈다. 케이뱅크는 인기조회 종목에서도 3위를 기록했다. 

서울거래소비상장에 따르면 지난달 케이뱅크 주권은 통일주권으로 전환됨에 따라 증권계좌를 통한 전산상 거래가 가능해졌다. 특히 지난 8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카카오뱅크가 상장 첫날부터 금융 대장주로 등극하며, 케이뱅크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졌다. 케이뱅크는 2023년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를 약 8조원으로 예상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증폭시켰다. 

서울거래소비상장에 따르면 지난 8월 6일 최초 거래된 케이뱅크 비상장주식은 주당 1만2000원이었으며, 31일 50% 급등한 1만8000원에 추가 거래가 체결됐다. 8일 현재 이보다 소폭 하락한 1만70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소 투자 열기가 식은 모습이다.  

최근 카카오뱅크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와 경쟁사 토스뱅크 출범 등의 영향으로 지속 하락세다. 토스뱅크 출범 당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8% 급락했으며 8일 6만원선 밑에서 거래되고 있다. 케이뱅크도 이같은 맥락에서 거래 가격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고신용 신용대출 및 직장인 사잇돌대출, 일반 전월세보증금 대출의 신규대출을 중단했으며, 케이뱅크도 신용 신용대출의 기존 최대한도를 2억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줄였다. 마이너스통장 대출과 신용대출 플러스의 최대한도도 1억원으로 조절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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