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아 로지스팟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사진: 로지스팟] 
최명아 로지스팟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사진: 로지스팟]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새벽배송, 퀵커머스(생필품 등 주문 즉시 배송) 등 이용자에게 상품이 최종 전달되는 라스트마일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 속에서 물류 B2B 시장을 놓고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해 가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끈다.

2015년 설립된 로지스팟은 '미들마일'이란 개념이 생소하던 시점부터 시장에 뛰어들었다. 물류 영역이 여전히 디지털화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만큼 로지스팟은 플랫폼과 운영 인력 노하우를 바탕으로 디지털 기반 통합 물류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난단 포부다.

라스트마일이 물류 센터 등을 거쳐 마지막으로 이용자에게 상품이 전달되는 과정을 말한다면 미들마일은 이보다 앞단에서 전개되는 중간물류(B2B) 과정을 뜻한다. 원자재 공장에서 대리점(유통 채널/판매처)으로 배송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로지스팟은 물류(운송)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기업 고객사(화주)와 운송기사를 연결해준다. 여기엔 회사와 같은 이름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식이다.

최명아 로지스팟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클라우드 관리(MSP) 기업 베스핀글로벌 등을 거쳐 로지스팟에 합류했다. 그는 "로지스팟에 합류하기 전부터 IT B2B 영역에서 일했기 때문에 미들마일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았다"며 "미들마일 시장 규모는 라스트마일보다 4~5배 가량 큰 것으로 추산되지만 운송사마다 역량이 다르고 대부분 규모도 작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이 덜 된 영역이어서 성장 잠재성도 크고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각종 서비스를 인터넷(온라인)으로 쓰는 것이 당연한 요즘 세상에 '디지털'을 전면에 내건 것이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을지 궁금증을 가질 수 있지만 물류 쪽은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여전히 전화나 문자로 화물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인수증이나 간이영수증 등을 수기로 작성하는 경우도 여전하단 후문이다.

최 CMO는 로지스팟 플랫폼이 물류 시장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기반이라면 운영(오퍼레이션) 인력 역할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로지스팟은 서울을 비롯해 인천, 광주, 부산 등지에는 물류 거점을 마련했다. 서울의 경우 운영 인력은 30~40여명이 배치된 것으로 전해진다.

화물운송 기사는 면허를 가지고 개인 사업자처럼 근무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화물을 옮기게 되는지 등에 따라 많은 게 달라진다. 원자재 같은 경우는 무게가 많이 나가기도 해 차량에 어떻게 실어야 할지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하고 이런 제반 사항에 따라 최종적으로는 비용이 달라진다. 이렇듯 기업 고객사마다 수요(니즈)가 다양한 만큼 로지스팟 운영 인력이 기사와 함께 운송 과정에서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중재 역할을 한단 설명이다.

최 CMO에 따르면 로지스팟 플랫폼을 고정적으로 이용하는 기사 수는 3~4만여명이다. 로지스팟이 보유한 기업 고객사는 700여곳이다.

최근엔 수출입운송·거점운송 서비스를 선보이며 퍼스트마일로의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퍼스트마일은 항공이나 선박 등을 통해 도착한 물품을 물류 거점으로 옮기는 것과 같이, 미들마일보다 좀 더 앞단의 물류 영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

기업 고객사(화주) 입장에선 퍼스트마일이 미들마일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는데 로지스팟은 이번에 선보인 새 서비스를 통해 미들마일 안에서의 영역 확장을 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 고객사는 항만이나 선박을 거쳐 내륙운송으로 이어지는 물류 과정 전반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최명아 로지스팟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사진: 디지털투데이] 
최명아 로지스팟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사진: 디지털투데이] 

최 CMO에 따르면 전국 화물운송사는 약 1만5000여곳으로, 대부분이 연 매출 10억원 이하에 인력은 5명 내외로 규모가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이런 화물운송사들이 물류 네트워크(화물망)에 오더를 띄우면 기사가 이를 가져가 화물을 운송하는 식으로 운영됐다. 구조만 놓고 보면 로지스팟 플랫폼이 이와 상충되는 부분도 있어 보이지만 개별 운송사마다 특색을 가지고 있어 로지스팟이 기업 고객사 오더를 운송사에 의뢰하는 등 협력하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로지스팟은 초창기 운수사 인수합병을 통해 빠르게 규모를 키웠다. 현재까지 인수한 기업은 4곳으로, 올해 안에 추가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물류 창고(DC)를 보유한 곳 위주로 물색해 운송 뿐만 아니라 물류 보관 역량도 키워가겠단 전략이다. 지난해 매출은 390억원으로, 올해는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지스팟은 최근 더존비즈온 표준형 전사적자원관리(ERP)인 아이큐브를 통해 로지스팟 통합 운송 관리 서비스 중 '배송관리'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연동 작업을 진행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기업 고객사에 통합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 고도화를 이어가겠단 방침이다. 

최 CMO는 "미들마일의 경우 일반 이용자와 접점이 있는 라스트마일과 비교해도 디지털화가 덜 돼 제조와 운송(미들마일), 배송(라스트마일)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중간이 뚝 끊겨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해 기업 입장에선 효율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로도 다른 ERP 기업과 연동 작업을 추진하는 방법 등을 통해 기업 고객사가 모든 영역에 걸쳐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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