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치매 치료제 개발에 속속 나서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치매 치료제 개발에 속속 나서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박종헌 기자] 최근 미국의 다국적 생명과학기업 바이오젠이 개발한 치매 치료제 ‘아두카누맙’이 세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영국의학저널(BMJ),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과 같은 유력 학술지는 ‘아두카누맙’의 효능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치매 치료제 개발에 속속 나서고 있어 ‘한국판 아두카누맙’ 탄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아두카누맙’ 효능·부작용 논란 지속

아두카누맙은 지난 6월 세계 최초 치매 치료제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효능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AD)의 발병 기전은 아밀로이드 병리, 타우병리, 신경염증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으며, AD 약물 개발도 이러한 병리 기전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발전됐다. 

아두카누맙은 베타 아밀로이드에 대한 단일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로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 쌓인 아밀로이드 덩어리를 제거해주는 작용 기전을 갖는다.

아두카누맙 개발 이전에 치매 치료제로 사용됐던 의약품들은 병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못해 임상효과가 한정적이었다. 

반면 아두카누맙은 AD의 원인으로 생각되는 아밀로이드 베타의 침착을 저하시키는 직접적인 작용을 하는 것이 특징으로 AD의 근본적인 치료제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동일한 디자인으로 같은 시기에 실시된 2가지 제3상 임상시험에서 아두카누맙 고용량을 투여한 환자들은 EMERGE 임상에서는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지만, ENGAGE 임상에서는 위약 투여군과 비교해 임상적 지표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상반된 임상결과가 나타나 FDA 승인을 둘러싼 논란이 붉어지기도 했다.

이후 바이오젠은 아두카두맙 고용량 투여군에서 효능을 입증한 임상데이터를 수정 발표했다.

사후비교분석(Post-Hoc Analysis) EMERGE 연구에서 고용량 아두카누맙으로 치료 받은 환자들은 78주 후 1차 유효성 평가 지표인 치매 평가 척도(CDR-SB) 점수가 위약군 대비 23% 감소하며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이처럼 번복된 결과는 시장에 불신을 심어줬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젠의 아두카두맙이 아밀로이드 베타를 감소시키면서, 환자의 인지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는지 추가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젬백스앤카엘 사옥 [사진: 젬백스앤카엘]
젬백스앤카엘 사옥 [사진: 젬백스앤카엘]

◇ K-치매치료제 개발 기대감 고조

이처럼 아직까지 확실한 효과를 보이며 시장을 주도하는 치매 치료제가 없다 보니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치매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젬백스앤카엘은 치매 치료제 ‘GV1001’의 국내 임상 2상을 마친 상태다. 

‘GV1001’은 인간 텔로머라아제에서 유래한 1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백질 조각이다.

텔로머라아제는 DNA가 있는 염색체 말단에서 텔로미어의 길이를 유지하는 효소로, 항암·항염증·항산화 등의 기능에 있다.

바이오 벤처기업 아리바이오도 최근 치매 치료제 ‘AR1001’의 임상 2상 시험을 완료했다. 

아리바이오는 시험 결과를 분석한 뒤 오는 11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알츠하이머 임상 시험 국제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아리바이오가 올해 3월 발표한 6개월 투약 결과에서는 저농도 투여군(10㎎)과 고농도 투여군(30㎎)의 인지 기능이 모두 향상됐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치매치료제로 개발 중인 AR1001의 임상 2상이 마무리돼 9월 말 톱 라인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며 “지속적인 신약 연구 개발과 기술적 차별성을 가지고 다중기작 치매치료제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제 신약은 아니지만 SK케미칼은 치매 증상 완화를 겨냥한 패치형 치료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SK케미칼이 개발한 치매 패치 ‘SID710’은 2013년 유럽을 시작으로 호주와 캐나다, 미국 등의 시장에 진출했다.

이 밖에 일동제약, 차바이오텍, 동아에스티 등이 천연물 성분과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매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6월 FDA 승인을 받은 ‘아두카누맙’의 경우 효능이나 부작용 면에서 봤을 때 완벽한 치료제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치매 치료제는 개발이 어려운만큼 주도권을 선점한 기업은 엄청난 수익이 뒤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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