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중 웨이퍼를 보여주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회의 중 웨이퍼를 보여주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김양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반도체 육성과 공급망 재구축 의지에 발맞춰 세계 각국의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에 현지 공장이 없으면 반도체 공급망을 국내에 구축하려는 미국 정부로 부터 패널티를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50개의 주가 있지만 반도체 업체들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곳은 애리조나주와 텍사스주 2곳이다.

애리조나주는 그랜드 캐년과 사막으로 유명하고 날씨가 온화한 곳이다.

지진과 토네이도, 허리케인 등의 자연재해가 적고, 넓은 토지와 낮은 땅값, 원전단지에서 제공하는 풍부한 전력 등이 특징이다.

애리조나의 가장 큰 장점은 주정부가 기업친화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 유치를 위해 애리조나 주정부는 20년 동안 법인세 등 기업 관련 세금을 미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기업 친화적인 노동 정책과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주변에 콜로라도강과 후버댐이 있지만 물이 부족하다는 것은 단점이기도 하다.

애리조나주와 반도체업체들은 수자원을 재활용 하는 시스템으로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애리조나주는 인텔의 반도체 공장이 있고, 200억달러를 들여 2곳의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세계 1위 시스템반도체 업체 TSMC도 애리조나주 피닉스시 인근에 공장 건설을 확정하면서 반도체분야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사진: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는 석유개발로 잘 알려져있지만 반도체와도 밀접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텍사스주의 대표 기업 가운데 하나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는 유전 탐사 회사로 출발했지만 관련 장비를 개발하다보니 반도체 회사로 변신하게 됐다. 

TI는 1954년에 실리콘 트랜지스터를 상용화해 세계 최초로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만들었으며, 1958년 세계 최초로 집적회로를 개발했다.

TI의 본사는 댈러스에 있지만 2000년대 중후반 텍사스주의 주도인 오스틴을 중심으로 반도체 업체들이 모여들었다. 

미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회사 중 하나인 AMD의 본사도 오스틴에 있다.  

삼성전자도 1998년 텍사스 오스틴에 공장을 준공했으며, 네덜란드의 NXP와 독일의 인피니온반도체, 도쿄 일렉트론 등도 텍사스에 자리잡았다. 

오스틴을 중심으로 한 중부 텍사스 지역에만 약 1700개가 넘는 반도체 관련 업체 및 IT 업체들이 몰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을 많이 유치해야 하는 입장인 애리조나주 보다는 혜택이 적은 편이지만 텍사스 주정부도 일자리 창출 인센티브 등을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텍사스주는 일정 수준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면 평균 7,300달러를 지원하며, 판매세와 사용세를 환급해 주는 제도도 있다.

특히 지역별로 추가로 인센티브 제공이 가능하다. 최근 테일러시도 삼성전자에 처음 10년 동안 납부한 재산세의 90%를 환급하고, 그 다음 10년간 85%를 돌려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텍사스주는 미국의 가장 남쪽에 있어서 겨울에도 좀처럼 영하로 떨어지지 않지만 최근 이상 한파로 정전사태가 일어난 사례가 있어서 날씨 메리트는 줄어든 상황이다.

애리조나주보다 허리케인이나 산불 등 자연 재해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전기공급은 애리조나가 앞서고, 공업용수 제공은 텍사스주가 다소 우위에 있다.

텍사스의 가장 큰 강점은 반도체업체들이 모여서 만든 탄탄한 네트워크다.   반도체 업체들이 최신 정보와 기술을 공유하고, 협력하는데 유리하다.

뉴욕주 등 미국의 다른 지역들도 반도체 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반도체 업체들이 애리조나와 텍사스주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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