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중형 가맹택시 '카카오 T 블루'.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 중형 가맹택시 '카카오 T 블루'.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 속에 나름 상생안을 내놨지만 택시업계 반발이 여전하다.

가맹택시 사업 중단, 프로 멤버십, 콜 몰아주기 등 쟁점들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16일 성명서를 내고 카카오모빌리티를 향해 중형택시 가맹사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도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시장에서까지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점에 대해 지적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카카오모빌리티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가맹택시 2만9820대 중 2만3271대(78%)가 카카오T 블루로 나타났다. 

가맹택시 시장만 놓고 보면 점유율이 높지만 가맹·비가맹을 합친 전체 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단 분석이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중형택시 등록 대수는 23만1121대다. 7월 기준으로는 23만372대다. 이를 토대로 보면 전체에서 가맹택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13%다.

가맹사업 자체를 중단하라는 목소리가 개인택시 업계 위주로 나온다는 점도 눈길을 끈단 분석도 있다. 카카오 T 블루는 길거리에서 승객을 태워 운영하는 배회영업도 가능하지만 자동배차(강제배차)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이 시스템으로 법인 기사의 카카오 T 블루 선호도가 높아졌을 거란 후문도 있다. 개인 기사는 소속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보니 영업(운행) 시간이 자유로운 측면이 있는데 법인 기사는 운수사에 속해 근무 일정(1일 2교대 등)이 정해진 것이 차이다. 이에 개인택시 업계에서 기사들이 가맹 계약을 맺어 가맹택시로 넘어가는 현상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일반 기사 대상 유료 서비스 '프로 멤버십'의 경우 요금을 기존 월 9만9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내리겠다고 했지만 논란이 식지 않는 모습이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민주노총),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개인택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법인택시) 등 택시 4개 단체는 성명서를 내고 "프로 멤버십 이용료 인하는 스마트호출 수수료 폐지에 따른 이익 보전을 위한 것일 뿐"이라며 "이는 가입자와 비가입자 간 극심한 갈등과 대립을 야기하는 것이 본질적 문제점"이라고 주장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기사마다 영업 행태와 노하우 축적 등 역량이 제각기 다르다는 점을 보고 이 프로그램을 선보이게 됐으며 이 요금제에 가입한다고 해서 무조건 배차를 해 주거나 콜(호출)을 더 많이 주는 것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택시 업계에선 배차가 결국 수입과 직결되는 만큼 어떤 형태로든 혜택이 주어진다면 돈을 내고서라도 쓸 수밖에 없기에 사실상 유료화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택시 4단체는 공정거래위원회에 호출 시장 독점에 따른 불공정행위에 대한 조사도 촉구했다.

앞서 지난해 9월 경기도는 카카오T 블루가 운행되는 7개시 지역 개인택시 사업자 115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카카오T 블루 운행 이후 개인택시 배차 콜(호출) 건수가 평균 30%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차원에서 이와 관련해 조사 중이란 언급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재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0일 열린 '검색 알고리즘의 공정성·투명성과 경쟁 이슈' 학술 토론회에서 "비가맹 택시를 차별하고 가맹택시에 배차를 몰아줬다는 신고가 접수돼 조사 중"이라고 했다.

당시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사당 일평균 수신 콜(호출) 수는 40% 이상 늘었다는 정반대 결과를 내놨다. 같은 지역에서 7개월간 기사 1명당 일 평균 100개 이상 콜(호출)이 발송됐음에도 실제 이를 수락해 승객을 배정받고 운행한 수는 적었단 것이다.  

일반(비가맹) 택시 기사는 자신에게 들어오는 콜(호출)을 '수락하기' 버튼을 눌러 승객을 배정 받는데 가맹택시 카카오 T 블루는 4~5초 내 거절하지 않을 시 자동 배차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여기에는 예상 도착시간, 수요·공급 및 교통 상황, 기사 운행 패턴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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