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소니가 반년 만에 새로운 무기를 들고 나왔다. 타사와 비교했을 때는 꽤 이른 차기작 출시인데, 그도 그럴 것이 엑스페리아Z로는 비슷한 시기에 출시했던 여타 전략 모델과 큰 차이를 드러내지 못할 뿐더러, 어찌 보면 더 낮은 스펙을 지녔기 때문이다.

코드명 호나미로 불린 소니 엑스페리아Z1은 독일 IFA2013서 첫 공개되며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엑스페리아Z가 가진 특징있는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더 단단한 이미지를 부각시켰고, 카메라 기능을 대폭 올려, 소니만의 감성을 살려냈다. 다소 요란한 외부와는 달리 내부는 기본으로 돌아가 단순화했으며, 여러 소니 플랫폼과의 연결에 주안점을 뒀다.

소니 엑스페리아Z1을 일주일간 사용하면서 타 제품이 갖추지 못한 장점 위주로 살펴봤다.

▲ 소니 엑스페리아Z1

단점 ‘커버(Cover)’, 장점 ‘피버(Fever)’, 소니 ‘온리(Olny)’
지난 1월 공개된 소니 엑스페리아Z도 기존과는 선을 긋는 혁신작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으나 엑스페리아Z1으로 앞서 나가기 위한 구름판에 불과했다고 할 수 있다.

간략하게 엑스페리아Z를 회상해본다면 5인치 풀HD 소니 디스플레이와 1300만 화소 카메라, 무엇보다도 방수 기능 지원 및 개선된 내부 UX 덕분에 완전히 새로운 감성의 소니 스마트폰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곧 이어 나온 모델들은 대부분이 1300만 화소 이상의 개성있는 카메라가 탑재됐으며, 두뇌도 퀄컴 스냅드래곤S4 프로의 차기 버전인 스냅드래곤 600으로 업그레이드됐다. 배터리 성능도 향상됐으며, 다양한 UI로 사용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사로잡았다. 삼성 갤럭시S4가 그랬고, LG전자 G프로, HTC 원 등도 엑스페리아Z보다 내외부적으로 꽤 탁월한 성능을 이끌어냈다.

▲ 소니 엑스페리아Z1 전면

이러한 배경 하에 탄생한 엑스페리아Z1은 전작의 장점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분들을 최신 트렌드와 부합하도록 설계했다.

우선 디자인이다. 전작의 경우 균형적인 몸매가 한 눈에 들어왔다. 이를 소니는 옴니밸런스 디자인이라 명명했는데, 엑스페리아Z1에서도 이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왔다. 대신 골격이 바꼈다. 정확하게는 소재가 바뀌었다. 전작의 경우 자동차 등에 쓰이는 폴리아미드 섬유을 이용해 가벼우면서도 내구성까지 겸비했다면, 이번에는 메탈 프레임을 적용했다. 사이사이의 강화유리도 물론 메탈로 변했다.

이 때문에 손에 들었을 때 묵직한 무게감을 전달해준다. 무게도 전작 대비 24g 더 늘어난 170g이다.

특히 자세히 살펴보면 메탈 프레임에 이음매가 없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쉽게 예를 들면 팬택 베가 아이언이 선보였던 풀프레임 구조를 엑스페리아Z1도 그대로 가졌다는 것. 동일하게도 디자인뿐만 아니라 실용적으로 안테나 역할까지 담당한다.

좀 더 디테일하게 접근하자면 오디오 단자의 덮개가 사라지고 아랫면 스피커도 모양을 달리했다. 이 외에 유심과 마이크로SD카드 슬롯, USB 단자 등도 방수 기능을 염두해 덮개 처리됐다. 또 하나의 변화 포인트로 우측 하단에 없던 물리식 외부 버튼이 생겼다. 카메라를 바로 구동시키고 셔터 기능까지 겸비한 단추인데, 이 버튼 하나 만으로 이제부터 수중 촬영이 가능해졌다. 이것도 엑스페리아Z에는 없던 기능이다.

▲ 카메라 물리 버튼 추가

옴니밸런스 디자인을 더 강하게, 없던 촬영 버튼을 넣어 수중촬영까지 지원하는 등 장단점을 확실히 살린 엑스페리아Z1의 또 다른 매력은 ‘카메라’다.

하드웨어 스펙만을 놓고 봤을 때도 가시적으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2070만 화소와 소니의 이면조사 엑스모어 센서가 들어갔다. 후면에 보면 카메라 옆 ‘G’ 라는 문구를 볼 수 있는데, 이는 미놀타의 G렌즈를 활용했다는 의미다. 게다가 소니 카메라에 쓰였던 BionZ 이미지 프로세싱도 적용했다. 높은 스펙에 카메라까지 살리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눈에 띄는 셈이다.

▲ 2070만 화소 후면 카메라

하드웨어는 확실히 높은 축에 속하지만 실제 촬영 시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 탁월해야 비로소 사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어떤 결과물을 보여주는 지 아이폰5와 갤럭시S4와 함께 촬영한 사진을 비교해봤다. 촬영 조건은 최대 해상도를 높이기 보다는 기본적으로 사용자가 많이 활용할 만한 모드를 기준으로 삼았다. 예를 들면 갤럭시S4는 자동모드를, 엑스페리아Z1은 슈페리어 오토 모드로 촬영했다. 사용자가 수동을 맞추는 경우는 드물다고 판단, 이는 테스트에서 배제했다.

잠깐 더 추가하자면 엑스페리아는 2070만 화소를 지원하지만 슈페리어 오토 모드의 경우 800만 화소로 맞춰져 있다. 마치 HTC 원과 비슷하게 화소는 낮지만 화면을 겹쳐 좀 더 나은 품질의 결과물을 내는 것과 같은 이치로 구동된다. 갤럭시S4와 아이폰5는 최대로 맞춰져 있다.

간단하게 접사 환경에서 야외 촬영 결과물을 살펴봤을 때 아이폰5와 갤럭시S4는 색감이 진하고 어두운 데 비해 엑스페리아Z1은 좀 더 밝고 여러여리한 결과물을 도출해준다. 개인적인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겠으나 소니가 강조한 대로 왜곡없는 자연스러운 색상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 갤럭시S4로 촬영한 사진
▲ 아이폰5로 촬영한 사진
▲ 소니 엑스페리아Z1 촬영한 사진

풍경을 찍어도 결과물은 마찬가지다. 엑스페리아Z1이 화사하면서도 밝은 이미지 결과물을 도출해준다.

▲ 갤럭시S4로 촬영한 사진
▲ 아이폰5로 촬영한 사진
▲ 소니 엑스페리아Z1 촬영한 사진

야외 상황에서는 큰 차이를 드러내지 않지만 실내에서는 확연히 차이가 벌어진다. 실내의 경우 인물이나 음식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은데 그에 따른 색감과 빛의 세기가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이폰5는 붉은 빛을 띄는데 비해 갤럭시S4와 엑스페리아Z1은 파란빛이 돈다. 이 중 좀 더 밝은 쪽은 엑스페리아Z1으로 촬영한 결과물이다.

▲ 갤럭시S4로 촬영한 사진
▲ 아이폰5로 촬영한 사진
▲ 소니 엑스페리아Z1 촬영한 사진

카메라 전문가가 아니라면, 심혈을 기울여 많은 시간을 들여 스마트폰을 통해 카메라 촬영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엑스페리아Z1은 충분히 그 역할을 소화한다. 좀 더 자연스럽고 밝은, 화사한 사진을 원한다면 선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물론 아쉬운 점도 눈에 띈다. 화소를 높이고 센서를 키워 좀 더 탁월한 사진을 얻을 수 있는데 비해 광학식 손떨림 방지(OIS) 기능이 적용되지 않았다. 말 그대로 흔들림에 약한데, 빛의 양이 적을수록 아쉬운 결과물을 보여준다. 이러한 단점을 소니는 셔터 스피드로 해소하려 한듯 하지만 이 마저도 꽤 만족할만하지는 않다. 동영상도 최근 4K까지 녹화를 지원하지만 엑스페리아Z1은 그보다 낮다. 1080p만 지원할 뿐이다.

이밖에 다양한 카메라 모드를 지원은 덤이다. 수동 모드 뿐만 아니라 뷰파인더에서 확인한 사항에 대해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인포-아이 모드, 페이스북에서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소셜 라이브, 스위프 파노라마, 사진효과, AR 효과 등을 선택해 재밌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 다양한 카메라 모드

백미는 타임시프트 연속 촬영이다. 말 그대로 연속 촬영 모드인데 2초에 무려 61장을 찍을 수 있다. 이 모드 선택 후 사진을 촬영하면 셔터를 중심으로 부채꼴 모양의 꽤 많은 결과물을 미리볼 수 있다. 이 중 잘 나온 사진을 선별하고 사용자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하드웨어 ‘하이(High)’, UX ‘심플(Simple)’, 방수기능 ‘소니(Sony)’
소니 엑스페리아Z1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프리미엄 방수지원 LTE 카메라폰’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하드웨어 스펙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고 소니가 취할 수 있는 카메라 성능과 방수기능의 브랜드화, 심플한 내부 UX를 기점으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확장성에 주안점을 뒀다. 이 정도면 소니의 색깔은 꽤 분명해졌다고 할 만 하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은 안드로이드 4.2.2 젤리빈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갤럭시노트3가 4.3 젤리빈을 지원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하나 더 꼽는다면 내부 저장용량. 최근 프리미엄 모델의 경우 32GB가 기본 스펙이 되는 상황에서 16GB 지원은 안타깝다.

▲ 안투투 벤치마크 결과

이 외에는 최상이다. 퀄컴 스냅드래곤 800 2.2GHz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아드레노(Adreno)330 GPU, 2GB 램(RAM), 5인치 소니 슈퍼LCD3 풀HD 해상도 디스플레이, 3000mAh 배터리 사용량을 갖췄다.

특히 배터리 성능에 꽤나 신경 쓴 모습이 역력하다. 실제 사용할 때의 배터리 소모량을 비슷할지 몰라도 대기 전력 효율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바쁜 일정 때문에 약 3일간은 엑스페리아Z1을 켜 논 상태에서 써보지 않고 가방 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었는데, 4일째 다시 꺼내보니 배터리가 10%도 달지 않았다. 물론 앱의 수와 알림 갯수에 따라 대기 전력 소모량이 달라질 수 있겠으나 이 정도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에서 탁월한 효율을 보여준다.

▲ 소니 셀렉트

엑스페리아의 방수기능은 이제 브랜드화된 듯 하다. ‘엑스페리아=방수’ 공식이 대중화됐다고 표현해도 되겠다. 방수등급은 IP58로 얼마간 잠수까지 가능하다. 직접 방수기능을 살펴보기 위해 청계천에서 엑스페리아Z1을 물 속에 넣어보고 휘저어 보기도 했지만 역시나 끄덕없다. 직접 해보지는 않았지만 해외 리뷰어들 중에서는 실수로 맥주에 떨어뜨렸을 때도 멀쩡하다고 하니, 실생활에서 물 때문에 기기가 고장나는 경우는 없을 듯하다.

<영상> 소니 엑스페리아Z1 청계천 방수 테스트

앞서 언급했듯이 물리 카메라 버튼을 따로 뒀기 때문에 물 속에서 이 버튼을 길게 눌러 카메라를 구동시키고, 다시 누르면 사진이 촬영되는 간편한 수중촬영을 돕는다. 여름이 아닌 겨울인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 방수 기능을 지원한다.

내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최대한 안드로이드 기반 기능들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디자인만 소니의 색깔을 입혔다. 마치 초심으로, 기본으로 돌아간 모습이다. 잡스러운 기능이 없기 때문에 심플하다. 물론 그에 따른 높은 접근성은 덤이다.

대신 소니는 앱을 활용해 다양한 소니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워크맨을 통해 음악을 듣는 것뿐만 아니라 정보 검색 및 공유가 가능하며, 스마트커넥트를 통해 소니 스마트워치 등과 교류할 수 있다. 특히 소니 셀렉트는 소니만의 앱 마켓으로 PSM게임뿐만 아니라 각종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최근 트렌드인 멀티태스킹도 지원한다. 소프트키 중 우측 아이콘을 누르면 구동됐던 앱들이 쭉 뜨면서 맨 하단에 인터넷, 노트, 계산기 등을 배치해 팝업 형식으로 지원하게끔 구성됐다.

<영상> 소니 엑스페리아Z1 종합 리뷰

홈화면에서는 지저분하게 널려있는 앱들을 한 번에 활용할 수 있도록 화면 좌측에서 안쪽으로 드래그하면, 통합검색창이 표시돼 다양한 기준으로 앱을 선별할 수도, 구글 플레이와 소니 셀렉트를 통해 다른 앱을 검색하고 내려받을 수 있다.

▲ 홈화면 사이트창

안타깝게도 소니 엑스페리아Z1은 국내 출시가 불발됐다. 온라인유통업체인 익스펜시스(www.expansys.co.kr)에서 해외구매대행 방식으로 구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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