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직 밖에 있는 협업 부서에서 직접 IT를 구매하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CIO들 역할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일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IT조직 밖에 있는 협업 부서에서 직접 IT를 구매하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CIO들 역할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일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10여년전만 해도 IT업체들이 규모가 있는 회사들에 솔루션을 팔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여긴 영업 대상은 최고정보책임자(CIO)였다. 요즘은 분위기가 꽤 바뀌었다. 

클라우드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등장에 기업 현업 담당자들이 코딩 없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노코드, 로우코드 플랫폼들도 확산되면서 CIO들을 건너 뛰고 애플리케이션을 쓰는 담당자들을 직접 상대하는 영업이 갖는 전략적 가치가 커졌다.

프로토콜 보도에 따르면 CIO 조직이 아니라 협업 담당자들이 솔루션을 구매하는 상황은 쉐도우IT(shadow IT)라는 말로도 통하고 있다. 쉐도우IT는 최근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클라우드와 SaaS 확산 속에 몇 년 간 계속된 흐름으로 최근엔 기업 테크 구매 전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트렌드가 됐다.

제이 크렙스 컨플루언트 CEO는 "중앙 IT팀들 역할이 있지만 LOB(lines of business , 협업 비즈니스 조직)들에서 기술을 소비하는 것을 보고 있다"면서 "시진 진입 전략에서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쉐도우 IT는 IT구매를 들었다 놨다하는 CIO들 역할에도 변화를 몰고 왔다. 쉐도우IT의 부상을 수용하는 CIO들도 늘고 있다. 이들 CIO는 보다 광범위한 조직들에 걸쳐 테크 솔루션 구매가 가능하도록 공식적인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프로토콜은 전했다.

IT전문가들을 예전처럼 IT부서 아래 두는게 아니라 제품 개발, 고객 서비스, 마케팅 등 다양한 비즈니스 부서에 직접 배치하는 기업들고 나오고 있다. 현업에 좀더 가까운 것에 IT전문가들을 투입해 CIO에 집중돼 있던 IT조직 체계를 분산시키고 있는 셈이다.

CIO들이 IT에 돈을 쓰는 방식에도 변화가 적지 않다. 보안 업체 넷스포크에서 CIO로 있는 마이크 앤더슨은 변화를 벤처캐피털(VC)들이 돈을 쓰는 것에 비유해 눈길을 끈다. 내부 IT 구매 프로세스를 IT에 대한 투자가 왜 가치가 있는지 증명하고 계속 돈을 쓰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보상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는 식으로 운영한다는 얘기다.

그는 "조직을 통제하는 것에서 권한을 위임하고 상황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안전하고 관리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통제 마인드를 가진 CIO들이 있다"고 전했다.

통제를 둘러싼 CIO들의 우려는 아예 근거가 없다 볼 수는 없다. IT조직 밖에서 이뤄지는 IT구매는 기업 IT 시스템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이같은 상황은 내부 IT담당자들이 보안을 모니터링하고 각종 애플리케이션들을 연결하느라 고생 좀 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리버티 뮤추얼의 제임스 맥글렌논 CIO는 "쉐도우 IT가 거의 또는 아예 없다"면서 "요즘은 복잡하다. 적절한 방식으로 하지 않으면 안전하지 않은 플랫폼을 가질 수 있다. 모든 데이터 규제를 따르지 못할 수 있고 적절하게 백업하고 저장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IT조직 밖에 있는 현업 담당자들이 예전에 비해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조직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솔루션을 도입하기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기존 IT시스템과 통합까지 고려해 IT를 구매하는 내공을 갖추기도 쉽지 않다.

노코드나 로우코드 플랫폼들이 기업내에서 갖는 비중이 커지면서 CIO들이 애플리케이션들을 관리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프로토콜은 전했다. 문제가 있다는 것은 문제를 풀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쉐도우IT의 부상 역시 일부 엔터프라이즈 테크 기업들에겐 기회의 땅으로 떠올랐다. 클라우드 기반 워크플로우 플랫폼을 제공하는 서비스나우 같은 회사들이 쉐도우 IT 확산 속에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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