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사진: 삼성전자]

[디지털투데이 김양하·고성현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에 세울 두번째 파운드리를 텍사스주 윌리엄 카운티에 있는 테일러 시에 세울 것이라는 현지 보도를 부인했다.

미국 커뮤니티임팩트는 3일(현지시각) 텍사스주 윌리엄슨 카운티 의원과 테일러시의회가 삼성전자 공장건설 관련 공청회를 오는 8일 공청회를 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테일러시에 들어설 경우 남동쪽 테일러 독립교육지구(ISD)에 공장이 들어서며, 약 170억 달러가 투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의 기존 파운드리 공장과 40여 km 거리로, 차로는 30분 거리에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테일러도 후보지 가운데 한 곳이며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8일 테일러시가 공개할 인센티브 안을 보고 다른 곳의 제안과 비교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공장이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시를 비롯해 테일러시, 애리조나 2곳, 뉴욕 1곳 등 5개 지역을 공장 부지로 검토하고 있다. 

당초 오스틴이 공장부지로 유력한 상황이었지만 올해 초 기습 한파로 오스틴 공장이 정전돼 6주간 생산 차질이 생겼다.

정전 피해로 수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하자 삼성전자는 자연재해 등 위험을 회피하고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다른 지역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의 신규 공장이 텍사스주를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오스틴 공장 인근에는 반도체 생산을 돕는 국내외 협력업체들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만약 오스틴과 먼 뉴욕이나 애리조나에 제2 공장을 지으면 협력업체들이 새로운 생산·영업조직을 갖춰야 한다.

텍사스주도 삼성전자 신규 공장 유치에 적극적이다. 대략 1800명의 일자리가 발생하는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높아서다.

지난 6월 테일러시 ISD 이사회는 삼성전자 오스틴법인(SAS)이 제안한 10년간 3억1400만달러(한화 약 3600억원) 규모의 세제 인센티브 방안을 승인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오스틴시에도 향후 20년간 8억550만달러(약 9000억원)의 세금감면 혜택을 달라고 요청했다.

업계는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만큼, 조만간 삼성전자가 최종 후보지를 확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추석 연휴에 파운드리 투자와 백신 제조사인 모더나 방문 등을 겸해 미국 출장길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미국 출장 가능성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다.

시스템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와는 달리 주문을 받아 생산하기 때문에 수요 예측이 쉽지 않다.

현재 전기차, 자율주행, 로보틱스, 메타버스 등 다양한 디바이스와 서비스가 본격화되는 시기여서 시스템반도체 시장이 확대될 것은 예상되지만, 삼성전자가 주문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그리고 시스템반도체는 D램이나 플래시메모리처럼 미리 만들어 놓고 팔 수도 없다. 

따라서 시스템반도체 공장 부지가 결정되더라도 생산 시설 규모와 투자자금을 시기별로 면밀하게 살피면서 영업활동도 해야 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삼성측이 이 부회장의 미국 출장을 위해 비자 발급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이 이재용 부회장을 취업제한 위반이라고 고발하는 등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아 미국 출장길에 나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해외 출장길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수장 들을 만나야 하는데 추석 연휴일정에 맞춰 약속을 잡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글로벌 기업 CEO들은 2~3년 약속을 미리 잡아놓고 움직이기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이라도 만남을 성사시키기가 쉽지 않다. 

만약 출장을 다녀와서 이렇다할 소득이 없을 경우, 이 부회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더 높아지는 위험성도 있다.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활약을 기대한다는 문대통령의 주문과 가석방은 무효이고 취업제한 위반이라는 반대 여론 사이에서 이 부회장은 240조원의 현명한 투자 집행과 백신을 확보하는 숙제를 동시에 풀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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