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사진: 셔터스톡]
쿠팡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쿠팡이 해외 판매자를 겨냥한 글로벌 풀필먼트 서비스를 가동한다. 해외 판매자와 국내 이용자(소비자) 간 접점을 마련하고 자사 해외직구 브랜드 '로켓직구' 취급 상품수를 늘려 경쟁력을 강화하겠단 움직임으로 읽힌다. 최근 11번가와 협력해 국내 시장에 입성한 아마존과의 정면 대결도 관전 포인트로 부상할 전망이다.

쿠팡은 지난 8월 중하순부터 해외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판매자를 대상으로 쿠팡 글로벌 풀필먼트 서비스를 소개하는 공지를 게재하며 홍보에 나섰다. 

쿠팡 마켓플레이스 공지 갈무리.

풀필먼트는 물류 업체가 판매자 대신 상품 입고와 포장, 주문 등 모든 과정을 처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주문 상품이 물류 센터를 거쳐 이용자(소비자)에게 최종 배송되기까지 모든 과정을 맡고 이에 대한 일정 수수료를 판매자로부터 취하게 된다.

쿠팡은 자사 오픈마켓인 '쿠팡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며 국내 판매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부터 상품 입고, 배송, 고객 대응(CS) 등 전반을 지원하는 풀필먼트 서비스 '제트배송'을 내걸고 있다. 쿠팡 글로벌 풀필먼트 서비스는 이 제트배송의 해외 확장판이라고 볼 수 있다. 

해외 판매자가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쿠팡 글로벌 풀필먼트(CGF)'와 '쿠팡 글로벌 풀필먼트 라이트(CGF Lite)' 2가지다. 한국 이용자에게 상품이 배송되는 기간은 CGF가 3영업일, CGF 라이트가 4~5영업일 이내가 소요된다고 명시했다. 

두 서비스가 대체로 비슷하나 CGF 라이트는 판매자가 상품을 직접 물류센터로 보내야 하는 등 차이가 있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식이다.

운영비는 건당 4위안(약 700원), 현지 배송비는 17위안(약 3000원)이다. 항공 화물 운임료는 별도다. CGF 서비스를 이용할 시 물류창고에 상품을 보관하는 비용이 기간에 따라 차등 부과된다. 오는 30일 전까지 CGF로 등록한 상품에 한해선 수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쿠팡이 이번 글로벌 풀필먼트 서비스를 통해 우선 중국 지역 판매자와 상품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지 판매자는 쿠팡을 통해 한국에 상품을 판매하게 되는 것이고 한국 이용자는 쿠팡에서 중국 상품 직구를 하게 되는 식이다.

쿠팡 글로벌 풀필먼트(CGF)와 CGF 라이트 세부 설명.

앞서 쿠팡은 중국 현지 상품 소싱을 맡는 '쿠팡상해무역유한회사(Coupang Shanghai Trading Co., Ltd)'를 세우고 미국에 한정됐던 해외직구 사업을 중국으로 확대했다.

지금은 중국 상품을 이 현지 법인이 직매입해 판매하는 방식인데 이 서비스를 통해선 현지 판매자가 쿠팡을 통해 직접 상품을 판매하게 된다. 국내 이용자(소비자) 관점에선 더 다양한 상품이 쿠팡 로켓직구에 들어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도 이미 풀필먼트 서비스 '풀필먼트 바이 아마존(FBA)'를 선보여 운영 중이다. 최근엔 SK텔레콤 커머스 자회사 11번가와 협력해 국내에 진출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아마존 직매입 상품 중 국내 배송이 가능한 상품 수천만개를 배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수는 3000~4000만개로 추정된다.

쿠팡 역시 로켓직구를 통해 건강식품, 가전디지털 등 12개 카테고리 상품 800만개 이상을 제공 중이라고 한 만큼 앞으로 취급 상품 수 등 다양한 측면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 쿠팡 글로벌 풀필먼트 서비스는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위한 신호탄이란 분석도 나온다. 아마존 선례처럼 해외 판매자의 한국 시장 진출뿐만 아니라 해외 판매자가 다른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도록 영역을 넓혀갈 것이란 관측이다. 

유승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쿠팡플레이가 시작된 이유: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보고서를 통해 "쿠팡은 아마존의 국내 진출로 인해 당위적으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국경 간 전자상거래)를 해야만 하며 아웃바운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를 준비 중"이라며 "싱가포르 진출(현지 법인 설립)을 계기로 동남아시아에 중국 판매자(셀러)를 필두로 직접 진출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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