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사진: 카카오뱅크]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사진: 카카오뱅크]

[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카카오뱅크가 상장 첫날부터 금융 대장주로 등극했다.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에도 시장은 카카오뱅크를 금융 플랫폼 관점에서 성장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카카오뱅크가 확보한 플랫폼 가치가 향후 주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6일 카카오뱅크는 시초가 5만3700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이는 공모가 3만9000원 보다 약 37% 높은 수준이다. 시초가가 공모가 두배로 형성된 이후 상한가를 기록하는 이른바 '따상'에는 실패했다. 

이날 개장과 동시에 카카오뱅크는 시초가 대비 5%대까지 하락했지만 반등에 성공하며 급등세를 이어갔다. 오후 내내 강세를 보이며 거래 첫날 카카오뱅크는 상한가로 마감했다. 카카오뱅크는 시초가 대비 29.98% 오른 6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은 33조1620억원이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상장 첫날부터 금융 대장주로 등극했다.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KB금융그룹 시총 21조7052억원, 신한금융그룹 20조182억원, 하나금융그룹 12조 9855억원을 여유 있게 제쳤다. 

우선주 제외 코스피 종목 기준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은 11위를 기록했다. 이날 기준 포스코(29조7307억원), 삼성물산(27조52억원), LG전자(25조6927억원) 시총을 앞선 것이다. 시총 10위인 기아(34조6991억원)와는 불과 약 1조5000억원 차이다. 

[사진: 카카오뱅크]
[사진: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가 이날 상장하기까지 회사의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논란이 지속됐다.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카카오뱅크를 은행으로 봐야 한다며 공모가가 과도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이날 카카오뱅크의 화려한 증시 입성은 시장이 카카오뱅크를 은행을 넘어 플랫폼의 관점에서 미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한국 역사상 경험해 보지 않은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가치평가 방식 및 비중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다"며 "지난 4년 간 카카오뱅크가 혁신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여준 성장성과 가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돼야 해, 결론적으로 카카오뱅크는 '금융 플랫폼'의 확장성을 보유한 은행"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시장은 향후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은행을 넘어 '플랫폼' 가치를 얼마나 확장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진단한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수익 비중은 8% 정도다. 증권사 주식연계계좌 개설, 제휴사 대출추천 서비스, 신용카드 제휴 등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이에 속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특히 현재까지 증권 연계 계좌 분야에서 두드러진 실적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의 신규 진입 등으로 자사 상품 없는 연계 계좌 서비스는 성장에 일정 수준 한계를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다양한 수익원 확보 능력이 플랫폼 가치를 가르는 변수가 될 것으로 강조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뱅크는 전자상거래, 여행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또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광고 등 기존 은행이 하지 않은 금융 콘텐츠 부분으로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사진: IBK투자증권]
[사진: IBK투자증권]

카카오뱅크는 하반기부터 중신용 대출, 주택담보대출, 개인사업자 등 신규 상품 출시를 통해 대출상품 라인업도 강화한다. 중금리대출의 경우 금융위원회 방침에 맞춰 2023년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연내 목표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출시도 준비 중이다. 

대출영역의 경우 자산 건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중저신용자 대출을 준비하는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정교한 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또한 앞으로 건강보험료 납부, 연말정산 등의 공공정보와 카카오페이를 비롯 계열사의 비금융데이터 등을 추가로 적용해 대안정보 활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카카오뱅크는 해외시장에 진출하거나 핀테크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외연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작은 핀테크 기업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조인트벤처를 세우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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