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SNS 부상 속에 주춤한 듯 보이던 블로그가 MZ세대를 중심으로 다시 재조명받고 있다. 네이버는 ‘블로그’를, 카카오는 ‘브런치’를 내세우며 블로그 형태의 콘텐츠 플랫폼을 재단장하는 모양새다.

블로그(Blog)는 웹(web) 로그(log)의 줄임말로,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일기‧칼럼‧기사 등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어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다. 이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사진과 영상을 강점으로 한 SNS가 등장하며 점차 인기가 사그라들었다.

그러나 사라지리라 생각한 블로그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최근 블로그는 10·20세대로 불리는 MZ세대 유입으로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사진과 영상이 필요 없는 텍스트 중심의 콘텐츠를 선호하는 현상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 22일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 블로그는 10대와 20대의 새로운 SNS로 재조명받으면서 이들의 콘텐츠 생산 비중이 40%를 넘었고 꾸준히 증가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흐름에 네이버와 카카오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관련 플랫폼을 재단장에 나서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블로그’를, 카카오는 ‘브런치’를 서비스하고 있다. 네이버는 MZ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카카오는 글쓰기 본질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2020 네이버 블로그 리포트 [사진:네이버 블로그 리포트 갈무리]
2020 네이버 블로그 리포트 [사진:네이버 블로그 리포트 갈무리]

네이버는 지난 2003년 블로그 서비스를 선보였다. 올해 19년 된 네이버 블로그는 현재 21억4316만개가 넘는 글이 발행됐다. 지난해만 2억 9800여건에 달하는 콘텐츠가 생산됐으며 이 중 20대가 올린 블로그 글이 34.6%를 차지했다.

최근 네이버는 블로그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MZ세대의 눈길을 끌고 있다. 네이버는 블로그에 사진과 영상을 추가할 수 있는 ‘맞춤형 툴’을 제공하고, 페이 기능을 결합한 ‘블로그 마켓’, 창작자 혜택을 증가한 ‘인플루언서 검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블로그마켓은 지난달 기준 누적 거래액 16억원, 누적 거래건수는 3만건을 넘어섰다.  2019년 출시된 인플루언서 검색은 창작자 보상 강화와 노출 콘텐츠 개선 등을 통해 콘텐츠 생산량이 두 배 증가했다.

이에 네이버 블로그는 단순한 일상을 기록하는 공간을 넘어 쇼핑까지 가능한 공간을 진화했다. 네이버는 블로그를 통한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더욱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 네이버는 블로그의 이용자를 증가시키고 광고와 상업으로 얼룩진 블로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오늘 일기 챌린지’, ‘라이프로그 캠페인’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브런치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브런치 홈페이지 갈무리]

카카오는 지난 2015년 SNS와 블로그의 장점을 결합한 콘텐츠 플랫폼 브런치를 선보였다. 브런치는 에디터팀의 승인을 받은 ‘작가’ 타이틀을 받은 이용자만 글을 작성할 수 있다. 블로그와 유사하지만 아무나 글을 작성할 수 없는 점이 특징이다.

브런치에서 작가로 선정되면 칼럼, 소설, 수필 등을 자유롭게 작성할 수 있다. 브런치는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이라는 주제에 맞게 글쓰기 본연에 집중한다.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서비스도 단순하다. 현재 브런치에는 4만 4000명의 작가가 활발히 활동 중이다.

브런치는 블로그와 달리 직접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는 없다. 대신 브런치는 작가에게 책을 출판할 기회를 제공한다. 브런치는 매년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통해 출판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브런치북 원작을 종이책으로 출판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출판사들이 직접 브런치 작가들에게 협업을 제안할 수 있다.

또한 작가 스스로 자신의 글을 책으로 제작할 수 있는 ‘브런치북 패키징 툴’을 제공한다. 브런치북 패키팅 툴은 표지 제작, 작품 소개, 챕터별 목차 구성 등 편집 기능을 지원한다. 이 툴을 사용해 브런치 작가는 30~60개의 작품을 묶은 ‘브런치북’, ‘브런치 매거진’을 생성할 수 있다.

최근엔 ‘브런치 라디오’, ‘오디오북 출판 프로젝트’, ‘전자책 출판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며 오디오북, 전자책, VOD 등 창작물 형태를 다각화하고 있다. 점자 작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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