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가 8월 11번가에 문을 연다. SK텔레콤의 새로운 월 구독 유료 멤버십인 ‘우주’(가칭)와 오픈 시기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우주의 경우 아마존 무료배송 서비스가 핵심 서비스로 사실상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와 패키지라는 평가도 나온다.

또 8월부터는 SK텔레콤의 멤버십 개편(즉시 할인→적립식 포인트)으로 티멤버십 포인트를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및 우주(아마존 및 11번가 무료배송)에서 사용할 수 있어 우주 가입자를 늘리는 동시에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매출을 늘리려는 SK텔레콤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 멤버십 개편은 8월 9일로 예정돼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및 우주 출시 시점도 8월 9일 전후로 예상하고 있다. 

26일 SK텔레콤 및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11번가에 국내용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가 8월 오픈한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의 경우 이르면 11번가에서 7월 오픈할 예정이었지만 8월에 론칭하게 됐다”며 “SK텔레콤의 새로운 멤버십인 우주(가칭)와 같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8월 중 기존 멤버십 개편(즉시 할인→적립식 포인트)과 함께 새 구독 서비스인 우주를 같이 출시한다. 우주는 월 9900원을 내면 아마존의 무료배송 서비스와 글로벌 IT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 오픈마켓 11번가 무료배송과 할인쿠폰 등을 기본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 등을 비롯해 프랜차이즈 카페 및 베이커리 할인 등의 서비스 중 하나를 추가로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구조다. 다만 가격이 쿠팡의 월 2900원 로켓와우 멤버십에 비해 비싼 편으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가 직접구매하는 기존의 방식에 비해 차별점이 없을 경우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시각이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28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열심히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준비하고 있다. SK텔레콤의 포인트와 연결해 무료배송을 굉장히 강력하게 멤버십으로 추진할 생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한 적 있다. 

11번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의 초기 사업 성과가 좋을 경우 SK텔레콤은 11번가 주식을 좋은 가격에 아마존에 팔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아마존은 11번가 지분을 30% 가량 확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1번가는 2023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물류망을 확충해야 한다.

SK텔레콤은 현재 11번가의 지분 80.26%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SK텔레콤은 11번가의 물류망 확충 등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다는 계획인데, 이를 위해서는 아마존에게 좋은 가격에 주식을 매도해 자금을 유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SK텔레콤은 11번가 아마존 스토어 프로모션 및 마케팅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데, 기존 멤버십 개편 및 새 멤버십 우주 론칭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오픈을 계기로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최근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이베이코리아(지마켓·옥션) 80.01%의 지분을 3조4404억원의 가격에 인수한 것처럼 11번가 역시 성장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신세계그룹은 국내 2위 이커머스 기업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기준 이베이코리아 결제액은 20조원이다. SSG닷컴(4조원)을 더하면 네이버쇼핑(28조원)의 뒤를 바로 잇는다. 최근 급부상한 쿠팡(22조원)마저 넘어서게 됐다.

아마존은 예전부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관심이 많았지만 토종 기업 네이버나 쿠팡 등의 강세로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직접 진출하는 것에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11번가와 아마존의 이해관계에 맞아 떨어져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은 아마존과 협력을 추진하고 아마존 상품을 11번가에서 구매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11번가의 지난해 매출액은 5400억원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비중이 크진 않은 것은 맞다. 하지만 아마존 물품을 직접 구매하는 방식으로 해외 직구 시장을 접수한다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 물론 2020년 이커머스 전체 거래액이 161조원이고, 그중에서 해외직구가 차지하는 거래액은 2.5%에 불과한 4조1000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해외 직구족 흡수만 가지고 네이버, 신세계, 쿠팡과 직접 경쟁하기는 어렵다.

다만, 11번가와 아마존의 전략적 제휴가 단순히 해외 직구를 넘어서 아마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드론 배송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에어, 무인 식품 시장인 아마존 프레시같은 서비스는 물론 비접촉 결제 서비스인 ‘아마존 원’같은 첨단 기술을 국내에 도입할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윤풍영 SK텔레콤 코퍼레이트1센터장 부사장(CFO, 최고재무책임자)은 지난달 1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SK텔레콤이 개최한 기관투자자 및 증권사 대상 CEO 세미나 세션 3에서 “11번가의 경우 아마존과 사업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글로벌 상품 소싱, 구매허들 제거를 통한 직구 고객 기반 확대, (이르면)7월에 관련 새로운 서비스(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론칭을 할 것”이라며 “배송 역량 강화 및 구독 서비스 확대로 11번가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3년간 11번가 매출 및 영업실적
3년간 11번가 매출 및 영업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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