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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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시중은행에 이어 일부 증권사들도 가상자산 시장에 간접진출하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에 지분 투자하거나 해당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의 형태로 신사업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최근 SK증권은 가상자산 업계와 적극 협력하고 있다. 지난 5월 SK증권은 가상자산 거래소 지닥 운영사인 피어테크와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수탁) 협약식을 가졌다. 이를 통해 두회사는 디지털 자산 관리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술 기업 해치랩스와 손잡았다. 해치랩스는 디지털자산을 보관하는 지갑 솔루션과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및 대체불가토큰(NFT)을 발행할 수 있는 스마트 컨트랙트 보안감사도 제공하는 기업이다. 

SK증권은 해치랩스의 기술 전문성이 디지털 자산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 행보도 눈에 띈다. 한화투자증권은 올초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 6.15% 지분을 퀄컴으로부터 인수했다. 이전에는 가상자산 정보공시 플랫폼 쟁글 운영사 크로스앵글에도 40억원을 투자했다. 한화자산운용에서는 디지털 자산팀이 관련 리서치 활동을 통해 시장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이외 증권사도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업무협약을 긍정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A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투자 유치 및 업무협약 관련 국내 증권사와 논의 중"이라며 "특히 최근 가상자산업권법(업권법) 제정 논의가 본격화되는 등 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들어오는 과정이기에 내부 스터디를 통해 시장을 연구하는 증권사들이 여러곳 있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와 함께 온라인 계좌를 신규 개설한 고객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클레이(KLAY)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벤트 배경에 대해 김경식 유진투자증권 디지털금융실장은 “MZ세대 중심으로 디지털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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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공통점은 가상자산 시장에 간접적으로 진출했다는 것이다. 전통 수익원인 브로커리지(수수료) 수익 외에 새 먹거리 시장으로 가상자산은 매력적이지만 규제 불확실성 등으로 국내에서 직접 진출하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증권사는 국내 한 가상자산 거래소와 공동 보고서를 준비했지만 임원급 단계에서 최종 승인을 받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자산관리(WM) 확장을 염두에 뒀지만 무한 연기됐다. 또 다른 국내 증권사에서는 일찍이 가상자산 금융상품화를 시도했었지만 제도의 미비로 금융당국 허가를 받지 못했다. 

국내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가상자산이 금융상품으로 인정을 못 받다 보니 금융당국 승인이 안된다"며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 지금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캐나다 자회사인 ETF 운용사 '호라이즌스 ETFs'를 통해 현지에서 비트코인 ETF를 상장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업권법 논의는 시작됐다. 특히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이 자산운용사가 가상자산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권 의원은 "해외에서는 가상자산을 자산운용사의 투자대상 중 하나로 보고 펀드 등에 편입하는 투자 상품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며 "국내도 자본시장법상 집합투자기구가 가상자산에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을 명확하게 규정해 시장 논리에 기반한 가상자산에 대한 자정적 평가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로 가상자산을 주목하는 증권사들은 시장 성장성을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관련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을 대비해 직간접 시장 진출을 지속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신 SK증권 사장은 "금융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안전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프라를 갖춰나갈 것"이라며 "국내 제도화에 발맞추어 단계적으로 준비해나갈 계획"이라고 재차 언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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