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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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 주요 블록체인 플랫폼사들이 CBDC 입찰에 뛰어들면서 최종 주도권을 누가 쥘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오는 8월부터 2단계에 걸쳐 CBDC 모의실험 연구 사업을 시작한다. 한국은행이 CBDC 발행·환수 업무를 담당하고, 민간기관이 유통 업무 등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한국은행은 지난 5월 CBDC 모의실험 연구 용역 사업자 선정을 위해 입찰 공고를 냈다. 오는 12일 오후 12시에 마감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주 사업자 한곳이 하도급 업체(협력사), 자문단 등을 꾸려 사업 제안서를 작성해 신청하는 형태다. 이는 주 사업자 여러 곳이 컨소시엄을 꾸려 공동 참여하는 것과는 다르다. 최종 한국은행이 계약하는 곳은 제안서를 제출한 주 사업자 한곳이다. 

[사진: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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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CBDC 용역 입찰에 대외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라인 자회사 라인플러스와 카카오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 LG CNS 등이다. 이번 한국은행 CBDC 모의실험 연구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오픈소스 분산원장 플랫폼을 기반으로 CBDC 분산원장이 구축된다. 

이에 라인플러스는 최근 CBDC에 특화된 오픈소스 프로젝트 '라인 파이낸셜 블록체인'을 공개했다. 이는 앞서 라인이 일본에서 내놓은 '라인 블록체인'과는 별개로 금융 플랫폼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플랫폼이다. 특히 CBDC 사업이 요구하는 결제 완결성을 보장하고 빠른 거래 속도와 많은 거래량을 처리할 수 있는 확장성을 지녔다고 회사측은 강조한다. 

라인플러스는 이번 용역 입찰 신청을 위해 네이버파이낸셜과 함께 준비 중이다. 제안서를 제출하며 주 사업자로 나선 곳은 라인플러스다. 

그라운드X도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보유하고 있다. 그라운드X는 올해 들어 CBDC 사업 참여를 염두에 두고 기술 협력에 적극 나섰다. 지난 4월에는 이더리움 기반 개발사 컨센시스와 협력해 CBDC를 발행하고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 CNS 또한 2018년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을 출시하고 지역화폐, 분산신원증명(DID) 등에 적용해 왔다. LG CNS 외에도 삼성 SDS, SK C&C 등의 시스템통합(SI) 업체들도 참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라인의 경우처럼 주로 블록체인 플랫폼사가 주 사업자로 나서고, 이들의 제안서에 SI 업체, 컨설팅사, 시중은행 등이 협력하는 형태가 주를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KB국민은행 포함 주요 시중은행은 이번 모의실험에서 자문역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모의실험에는 이용자를 위한 소액결제용 전자지갑을 발급하고 이용자가 보유한 은행예금을 CBDC로 교환하거나 하는 등의 기능 구현도 포함됐다. 모의실험 2단계에는 오프라인 결제, 디지털자산 구매 등의 유통 업무로 확장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5대 시중은행은 이번 CBDC 모의실험에서 자문역으로 참여 신청한 것으로 안다"며 "은행들은 특히 모의실험 2단계에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CBDC 모의실험 사업 입찰은 오는 12일 마감된다. 한국은행은 기술 능력 평가와 입찰가격 평가를 합산해 협상적격자를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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