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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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융권 최대 화두는 단연 ESG금융이다.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NH농협금융그룹 등이 ESG금융 전략을 발표하고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다.

금융회사들은 탄소배출 줄이기, 사회적 역할 실천은 물론 금융투자, 상품, 서비스 등에도 ESG를 반영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앞으로 ESG금융이 금융회사 평가를 좌우하고 ESG 수준에 따라 금융지원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ESG금융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디지털투데이는 금융회사들이 왜 ESG금융에 집중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ESG금융을 실천하고 있는지 그 한계와 비판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최근 KB금융그룹은 ESG위원회를 개최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2030년까지 ESG상품, 투자, 대출을 50조원을 확대하는 내용의 중장기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앞서 다른 금융그룹들도 ESG 전략을 수립하거나 발표한 바 있다. 

여기서 ESG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뜻한다. 금융회사들은 ESG를 실천하는 것은 물론 ESG를 대출, 투자 등 금융지원을 위한 주요 요인으로 반영하고 있다. ESG에 완전히 초점을 맞춘 금융지원도 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은행, 카드사, 증권사, 보험사 등이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강조하고 있을까.

금융연구원이 올해 3월 발행한 ‘국내외 ESG 투자 현황 및 건전한 투자 생태계 조성위 위한 시사점’ 보고서는 지속가능투자가 2006년 UN책임투자원칙 발족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3월 발행한 ‘글로벌 ESG 투자의 최근 동향과 주요 논점’ 보고서도 ESG투자가 전 세계로 확대된 결정적 계기로 2006년 UN책임투자원칙을 꼽는다. 이 원칙은 투자 분석 및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서 환경, 사회,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이슈를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또 소유권 정책 및 행사에 있어서 환경, 사회,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이슈를 포함하도록 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이 원칙에는 출범 당시 63개 기관이 참여했는데 2019년 상반기에는 2372개로 늘었다. 이후에는 2015년 UN지속가능개발목표, 파리협정 등으로 ESG 이슈가 확대됐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ESG 태동이 지속 가능한 개발과 관련 있다고 설명한다. 1980년대 이후 지구온난화,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파괴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미래세대를 위해 현 세대가 지속 가능한 개발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후 환경 보존을 위한 노력과 기업의 사회적 역할 등이 강조됐다. 그리고 기업활동과 투자, 경제 활동에 환경, 사회, 기업지배구조를 반영한 ESG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실제로 활동이 증가하면서 ESG금융은 단순히 도덕적 문제가 아니라 수익적 문제 그리고 필연적 문제가 되고 있다.

금융연구원의 글로벌 ESG 투자전략 확산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2008년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BYD에 투자를 했다. 당시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에 워렌 버핏 회장이 투자를 한 것에 대해 투자 분석가들은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고 일각에서는 잘못된 투자로 비판했다.

그런데 BYD는 전기자동차와 친환경 모터를 생산하는 회사였고 워렌 버핏 회장은 큰 수익을 거뒀다. 금융연구원은 이 사례가 ESG 투자 사례이면서 또한 투자 성공사례로 소개했다. 환경 문제에 대해 전 세계적인 관심이 늘어나고 전기차, 친환경자동차 생산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이에 대한 투자로 수익을 거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 방지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는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오히려 이런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면 규제와 장벽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것이 교토의정서다. 1997년 12월 일본 교토에서 지구온난화 규제 및 방지를 위한 국제적 이행 방안이 교토의정서가 채택됐다. 참가국들이 의무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이행하는 것이 내용이다. 의정서 서명 당시 미국은 7%, 유럽연합(EU)는 8%, 일본과 캐나다는 6%를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은 서명 당시 의무 대상국은 아니었지만 점차 온실가스 감축 요구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추세를 경제는 따라갈 수밖에 없고 경제의 혈관, 혈액의 역할을 하는 금융도 이에 초점을 맞추게 된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역시 ESG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는 지적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금융회사 등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논란이 됐었다. 금융회사들이 높은 이자소득과 투자이익에 혈안이 돼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무분별하게 확대한 것이 위기를 촉발시켰다. 이에 건전한 경영과 기업지배구조 문제가 대두됐다.

여기에 지난해 초부터 확산된 코로나19가 ESG금융을 더욱 촉진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행한 ‘바람직한 ESG 경영과 금융의 역할’ 보고서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영향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ESG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연구원 역시 ‘코로나19 사태와 사회책임투자 부각’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근로여건, 기업문화 등 사회위험요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ESG금융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관심 속에 ESG금융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금융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하반기에 글로벌 ESG 펀드 규모가 1조달러(113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도 2020년 12월 ESG 채권 상장종목이 59개, 상장잔액은 82조6000억원이 달한다. 올해 금융회사들이 ESG금융을 계속 확대하고 있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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