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모바일AP]③ 한치 앞 예측키 어려운 춘추전국시대
[기획-모바일AP]③ 한치 앞 예측키 어려운 춘추전국시대
  • 김문기 기자
  • 승인 2013.10.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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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쟁 구도

[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커넥티드 디바이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핵심 부품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도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이전 PC 시대의 강력한 연합인 인텔과 마이크로소트프의 독점적인 시장 형태와는 달리 모바일 시대에는 보다 유연한 칩설계 기술을 응용해 많은 제조업체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경쟁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천하를 호령하는 ARM, 유배지에서 칼 가는 인텔
모바일 AP 시장을 논하기 위해 빠져서는 안되는 업체는 ARM이다. ARM의 설계제품은 전 세계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지배적이다. 저전력이 기본적인 핵심 요소로 부상하는 스마트폰 등 휴대용 모바일 기기에 있어 ARM의 설계는 기존과 달리 꽤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ARM은 자체 내에서 독자적인 설계 자산을 바탕으로 하드웨어 제작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에 따른 지적재산(IP)을 제조사에게 라이센스하는 형태로 수익을 늘렸다. 이 때문에 제조업체는 좀 더 적은 비용을 들여 다양한 설계자산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됨에 따라, 때에 맞는 자체적인 칩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 즉, 모바일AP 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동시에 경쟁력을 갖춘 유연한 칩 설계가 가능해짐에 따라 ARM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가 빠르게 형성됐다.

ARM은 올해초 CES2013을 통해 고성능과 저전력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빅.리틀(big.Little) 프로세싱을 소개했다. 저전력 코어인 코어텍스(Cortex) A7과 고성능 A15를 엮어 주어진 환경에 따라 달리 구동시키는 작업을 통해 성능을 최대로 이끌어내면서 전력은 최대한 적게 쓸 수 있게 해준다. 삼성전자 ‘갤럭시S4’에 장착된 엑시노스5410에도 이 프로세싱이 활용됐으며, 향후 탑재될 엑시노스5420은 8개 코어를 동시에 돌릴 수 있는 소위 ARM의 완전판으로 불리고 있다.

▲ (자료 : ARM)
빅리틀은 갤럭시S4로 알려진 옥타코어 구성과 함께 듀얼 및 쿼드코어 구성이 가능하다. 때에 따라 1:4, 2:4 등 비대칭으로 엮을 수도 있다. 현재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SW가 많지 않아 확실한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지 않지만 빅.리틀 생태계가 성숙함에 따라 진면목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ARM측의 설명이다. 또한 빅.리틀은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LG전자, 미디어텍 등도 도전하고 있는 분야다.

ARM의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세에 가장 큰 위협을 받고 있는 곳은 인텔이다. 인텔은 고성능의 x86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PC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으나, 무겁고 전력소모가 많아 모바일 디바이스에는 경쟁력을 갖기 어려웠다. 이에 인텔은 x86 기반의 아톰 프로세서를 통해 모바일 시장에 도전했지만 그 마저도 ARM의 철벽 수비에 막혔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강력한 연합체였던 인텔과 MS에도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텔은 MS의 윈도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서 활용할 수 있는 코드명 매드필드를 발표, 실제 스마트폰에 장착돼 출시된 바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ARM에 대응할 수 있는 윈도RT 운영체제를 론칭했다.

특히 인텔은 올해 차세대 마이크로 아키텍처인 ‘실버몬트’를 공개하면서 모바일 시장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기존 세대 인텔 아톰 프로세서 코어1에 비해 최대 3배 최고 성능 또는 동일 성능 기준 5배 적은 전력을 소모한다. 3-D 트라이-게이트 트랜지스터를 사용하고 인텔 22nm SoC공정에 최적화되도록 설계했다.

실버몬트의 효율성을 증명하기 위해 인텔은 ARM의 빅.리틀을 겨냥한 테스트를 통해 보다 월등한 성능과 높은 효율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어필했다.

▲ (자료 : Intel)
물론 ARM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ARM은 A7 기반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한 중급형 모델이 인텔 클로버 트레일+가 장착된 하이엔드 모델에 비해 성능과 전력 효율이 더 높다면서 테스트 결과를 공개하며 응수했다.

▲ (자료 : ARM)
선두주자 퀄컴, 바싹 뒤를 쫓는 삼성-애플-엔비디아
모바일AP 시장 경쟁구도가 예전과는 달리 복잡하고 빠르게 변모하는 이유로는 하나의 모바일AP가 탄생하기까지 구조적인 형태를 살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독자적인 설계자산을 보유한 ARM 또는 인텔과 밉스(MIPS) 등의 IP는 직접 모바일AP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하는 퀄컴, 삼성전자, 애플, 엔비디아, 미디어텍 등을 거쳐 실제 생산을 담당하는 파운드리 업체인 TSMC 등을 통해 세상에 나오게 된다. 언급된 업체 중 설계자산과 실제 칩설계 및 생산이 모두 가능한 곳도 있으며, 칩설계와 파운드리를 따로 운영하는 곳, 또는 파운드리만, 아니면 칩설계만 하는 곳 등으로 엮여 있다.

▲ (자료 : Strategy Analytics)
다소 복잡하기는 하지만 스마트폰 프로세서에만 한정해 실제 탑재되는 모바일AP를 중심으로 풀어보면 가장 강세를 보이는 곳은 퀄컴이다. 최근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스마트폰 AP 시장은 전년동기보다 44% 성장한 44억달러 규모로 조사됐으며, 그 중 1위는 53%의 점유율을 차지한 퀄컴이다.

▲ 퀄컴 스냅드래곤 800 (자료 : Qualcomm)
특히 퀄컴은 통합AP에서 뛰어난 성과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SA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퀄컴은 통합AP 부문에서 61.2%를 차지하며 1위 자리를 고수했다. 통합AP는 베이스밴드와 높은 호환성을 갖추면서도 원칩 설계를 통해 기판의 자리를 적게 차지함으로써 휴대성을 높이는 한편, 전력소모율을 줄이고 가격을 낮출 수 있는 효과까지 갖추고 있다.

퀄컴은 올해초 CES2013에서 차세대 통합칩인 스냅드래곤 라인업을 공개, 하이엔드급에 800과 600을, 중저가 시장에는 400, 200 등의 프로세서 등을 대입시켰다.

이 중 스냅드래곤 800은 국내에서 LTE-A를 지원하는 유일한 LTE원칩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기존 스냅드래곤S4프로 대비 75%의 성능 향상과 아드레노(Adreno)330을 통해 GPU도 크게 향상시켰다. 최근에는 스냅드래곤 800을 뛰어넘는 차세대 LTE원칩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 (자료 : Qualcomm)
통합AP에서 강세를 보이는 퀄컴과 함께 독립 AP 부문에서는 삼성전자가 눈에 띈다. SA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독립AP 부문에서 삼성전자는 73.7%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자체적인 모바일AP 브랜드 ‘엑시노스’를 앞세워 설계에서 공정, 제품 탑재까지 하드웨어 전반에 걸쳐 원스톱 처리가 가능한 업체다. 게다가 최적화된 솔루션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판매 1위까지 올랐다. 그 요인으로 물론 모바일AP인 엑시노스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갤럭시S4에 탑재된 엑시노스5410은 ARM 빅.리틀 프로세싱을 활용한 옥타코어 프로세서로, 빅.리틀이 마치 옥타코어와 동일한 단어처럼 인식되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 삼성전자 엑시노스5 옥타
하지만 엑시노스 이외에 삼성전자를 모바일AP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게 한 중요 요인으로 애플을 빼놓을 수 없다. 애플은 자체적인 칩 설계를 바탕으로 A시리즈를 내놓고 있는데, 이에 따른 생산은 삼성전자가 도맡아 해오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애플과 삼성전자의 협력이 판매량 및 특허 등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한 공방과 연계되면서 애플이 삼성전자의 부품의존도를 줄이는 데까지 나아갔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애플이 다시 삼성전자와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2010년 아이폰4 출시때부터 자체적인 AP 개발에 몰두했다. iOS와 그에 맞는 SW, 하드웨어까지 섭렵하면서 싱글코어 대비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아이폰4S에서 부터 듀얼코어 AP인 A5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64비트의 첫 문을 열어 제꼈다.

이러한 성장세는 곧바로 높은 매출로 이어졌다. SA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애플의 모바일AP 매출은 태블릿PC 부문 1위, 스마트폰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아졌다. 특히 애플의 경우 타 모델이 아닌 자사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만 장착되기 때문에 이러한 성과는 놀랄만한 수치다.

엔비디아는 발 빠르게 멀티코어를 도입, 빠르게 성장했다. 강점인 그래픽카드 노하우를 살려 스마트폰과 함께 태블릿PC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엔비디아의 신속성은 곧바로 시장에 영향을 끼쳤는데, 듀얼코어와 쿼드코어 최초 타이틀은 엔비디아가 모두 쓸어담았다.

▲ 엔비디아 테그라4와 테그라4i (자료 : Nvidia)
엔비디아는 테그라3 쿼드코어 프로세서부터 전력 소모를 줄이고 성능을 높이기 위해 ‘1+4’ 구성의 독특한 설계 구조를 보여줬다. 컴페니언 코어를 따로 적용해 대기 전력을 줄인 것이 주효했다. 최근에는 독립AP에 베이스밴드를 결합시킨 통합AP인 ‘테그라4i’까지 선보이며, 다시 한 번 공격적으로 시장 도전에 임하고 있다.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 모바일AP 업체
모바일AP 시장에서의 다크호스는 미디어텍과 스프레드트럼 등 중국업체가 대표적이다. 넓은 중국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빠른 성장을 이룬 중국 모바일AP 업체는 중저가 스마트폰이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는 인도 등 신흥 시장으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퀄컴과 삼성, 애플 등 기존 강자를 위협할 정도로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SA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중국 모바일AP업체는 올 2분기 모바일AP 출하량을 기준으로한 점유율에서 34.9%를 차지했다. 1위를 기록한 퀄컴에 이어 미디어텍이 18.5%로 애플과 삼성전자를 제치고 2위로 뛰어 올랐다. 스프레드트럼도 3위로 올라섰다. 

▲ (사진 : Mideatek)
중국업체의 놀라운 성장세는 앞서 지목했듯이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가성비를 높인 모바일AP를 공급하면서부터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중저가 라인업이 아닌 프리미엄 모바일AP만을 고집한 것도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디어텍은 중저가 라인업뿐만 아니라 하이엔드급 스마트폰을 설렵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트루옥타코어칩으로 불리는 MT6592를 발표했다. 이 모바일AP가 탑재된 제품은 이미 지난 16일 막을 내린 홍콩전자전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여기에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 삼성전자와 소니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가 미디어텍을 선택, 내년 상반기에는 미디어텍 모바일 AP가 탑재된 제품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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