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e-TNGA 전기차 플랫폼 개념도 [사진: 토요타]
토요타 e-TNGA 전기차 플랫폼 개념도 [사진: 토요타]

[디지털투데이 추현우 기자] 폭스바겐과 함께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선두에 서 있는 일본의 토요타가 전기차 시대에 대한 보수적 관점을 다시 한번 내비쳤다. 

미래 자동차 시장은 100% 배터리 기반 전기차(BEV)와 내연기관과 배터리를 함께 쓰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이 공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토요타의 고위 임원인 시게키 테라시 이사는 최근 개최한 투자 간담회에서 "향후 30년 동안 BEV와 PHEV가 동등한 수준에서 경쟁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2050년까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가 다양한 옵션을 갖추고 서로 경쟁하는 구도가 회사(토요타) 입장에선 가장 이상적인 시장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는 토요타가 전기차 올-인 전략이 아닌 하이브리드 및 수소차와 더불어 가는 멀티채널 전략으로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다시 한 번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토요타 아키오 회장도 지난해 연말, 전기차 중심의 일본 자동차 진흥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배터리 기반 전기차가 환경과 재활용 측면에서 하이브리드보다 더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전체 수명주기 관점에서 하이브리드가 더 나은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한 발 늦은 전기차 전략, 일본 내수 비중 무시 어려워

토요타는 2020년 12월 차세대 자동차 플랫폼인 TNGA를 전기차 용도로 개량한 e-TNGA 플랫폼을 일본 스바루와 공동 개발 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올해 미국 시장에서 배터리 기반 전기차 2종과 하이브리드 1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차량 정보나 출시 일정을 공개하진 않았다. 

토요타 PHEV 및 BEV 전기차 [사진: 토요타]
토요타 PHEV 및 BEV 전기차 [사진: 토요타]

토요타는 오는 2025년까지 신차 40%를 전기차로 전환하며, 2030년에는 전기차 비율을 7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토요타의 전기차 계획에는 하이브리드가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폭스바겐, GM, 포드, 현대·기아, 심지어 혼다도 2030~2050년까지 100% 전기차로 전환하는 전기차 올-인 전략을 표방한 데 반해, 토요타는 여전히 하이브리드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상태다.

코로나19 영향이 큰 2020년을 제외한 2019년을 기준으로 일본에서 팔린 신차는 430만대로 집계된다. 이 중 61%인 261만대를 내연기관 차량이 차지했다. 나머지 중 30%가 하이브리드 차량이며, 전기차 비중은 0.5%에 그쳤다. 

이같은 전기차 판매 실적 저조에는 일본 내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 것은 충전 설비가 부족하다는 현실적인 문제와 더불어, 기술적으로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분야에 신중한 일본 국민의 보수적인 성향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렉트렉은 여전히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이 큰 일본 내수 시장을 완전히 무시하지 못하고 하이브리드에 안주하는 사이, 전기차 시장 진입 타이밍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토요타를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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