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모바일 AP는 과거 스마트폰의 한계와 현재 스마트폰의 퍼포먼스, 더 나아가 미래 스마트폰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알 수 있는 중요 핵심 포인트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이 사용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쓰일지, 어떤 혜택을 안겨줄지 가늠해볼 수 있다.

모바일 AP가 발전할 수록 자체 성능이 높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차세대 네트워크를 잡아 쓸 수 있다. 심지어 스마트폰의 크기와 무게 등을 줄여 휴대성을 높여주기도 한다. 따라서 전세계 모바일 AP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업체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아이티투데이는 모바일 AP가 스마트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사용자들이 AP만으로도 스마트폰의 기능을 어떻게 가늠해볼 수 있는지, 그리고 관련업체들의 모바일 AP 전략을 살펴보면서 현재의 경쟁상황을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

▲폴 제이콥스 퀄컴 CEO가 CES2013에서 모바일 시대의 도래를 알리고 있다.
“세계 최초 듀얼코어 탑재”
“내년에는 쿼드코어 프로세서 볼 수 있을 것”
“무려 8개 코어가 함께 돌아갑니다. 옥타코어 시대가 열렸습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 프로세서 얘기다. 코어 수를 통해 성능과 전력을 동시에 잡고, 멀티태스킹 능력을 강화하게 위해, 때로는 마케팅과 결부돼 흔하게 쓰였던 문구들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공정을 좀 더 세밀하게 했다라던지 때로는 64비트를 지원한다던지, 단순 코어 수를 지칭한다기 보다는 AP의 여러 능력에 대해 소비자들도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글로벌 PC 시장에서 강력한 세력을 구축해왔던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의 조합, 일명 윈텔 연합이 모바일 시장에 크게 위협받으면서 점진적으로 약화되고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모바일 시장이 PC 시장을 앞질렀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서 두뇌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AP에 대한 발전 속도도 가파르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두뇌인 AP는 PC의 CPU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핵심 부품이다. 스마트폰 트렌트의 중심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안정적으로 유선 전력을 받으면서 성능을 크게 늘려 부피가 큰 무거운 운영체제(OS)와 프로그램을 돌리던 PC와는 달리, 휴대할 수 있는 모바일 디바이스는 전력을 최대한 아끼면서 더 높은 성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에 성능과 저전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으며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CES2013을 통해 엑시노스5 옥타를 소개했다. (사진= Engadget)
이러한 사례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박람회(CES)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이번 CES2013에서는 이례적으로 모바일AP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높았다고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ARM의 빅리틀 프로세싱을 응용한 옥타코어 프로세서 ‘엑시노스5 옥타’를 전격 공개하고, 엔비디아는 ARM 코어텍스(Cortex) A15 기반 차세대 테그라4를, 레노버는 인텔 Z2580 클로버 트레일 플러스를 첫 장착한 아이디어폰 K900을, 화웨이는 기존 K3V2 성능을 끌어올린 K3V3을 하반기 출시할 것이라고 공헌하기도 했다.

특히 글로벌 모바일AP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퀄컴은 기존 APQ 라인업을 강화한 새로운 시리즈를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유일한 LTE-A 지원 칩셋인 퀄컴 스냅드래곤 800부터 600, 중급 또는 저가형의 400, 200을 공개했다.

모바일 디바이스 두뇌 ‘AP’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PC와 비교해본다면 CPU와 동일한 역할을 해주는 핵심부품이기는 하지만 약간 다른 형태를 하고 있다. PC의 경우에는 CPU와 그래픽 카드, 램(RAM)과 모뎀 등이 각기 따로 자리 잡고 있지만 AP의 경우 휴대가 가능한 모바일 디바이스에 탑재되는 것이기 때문에 더 작고 오밀조밀해야 한다.

모바일 AP는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CPU와 더불어 그래픽을 처리하는 GPU,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인테페이스, 영상 및 음성 신호를 처리해주는 IPS와 ASP 등 각종 부품들이 하나로 집적돼 있는 시스템온칩(SoC)이다. 하나의 칩에 모든 주요 내용들이 함축돼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듀얼코어와 쿼드, 옥타코어 등은 코어 수를 지칭한다. 2개면 듀얼코어, 4개면 쿼드코어, 8개면 옥타코어라고 표현한다. 통칭 멀티코어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간혹 ‘LTE원칩’이라는 표현을 들을 수 있는데, 이는 통합AP와 독립AP 중 통합 AP를 가리킨다. 2G와 3G, LTE를 잡는 모뎀역할, 즉 베이스밴드가 SoC에 함께 집적화됐다면 통합 AP, 바깥에 위치하면 독립AP와 베이스밴드가 따로 장착돼 있다는 의미다.

통합AP의 경우 퀄컴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데, 국내 출시된 LTE 모델 대부분이 퀄컴 LTE원칩을 탑재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내 최초 LTE폰인 ‘갤럭시S2 HD LTE’와, 최근 출시된 ‘갤럭시노트3’, ‘G2’, ‘베가노트’도 모두 퀄컴의 LTE원칩이 장착됐다.

▲ 퀄컴은 MWC2013에서 스냅드래곤 800의 성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부스를 마련했다.
더 빠르고 더 오래가는, 고성능으로 진화
사실 휴대폰은 대단한 성능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음성통화나 문자 메시지 정도만 주고 받을 수 있는 휴대폰 단말일 뿐이었다. 즉 모바일 AP라기보다는 베이스밴드 등이 주요 핵심 부품으로 사용됐다.

이랬던 휴대폰이 더 빠른 속도의 네트워크망이 상용화되고, 카메라 등 다양한 하드웨어가 추가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운영체제(OS)와 소프트웨어(SW) 빠르게 발전하면서 더 이상 단순한 역할만 할 수 없게 됐다.

모바일AP 성능 향상이 필요함을 일깨워준 촉매제는 ‘아이폰 쇼크’라 불리는 애플 아이폰의 등장부터다. 손 안의 PC로 불리면서 보다 다양하게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이러한 똑똑한 점을 반영해 스마트폰이라는 신조어가 자연스럽게 탄생했다.

국내에서는 모바일AP의 코어 수에 마케팅 전략이 결합하면서 성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를 잘 파고든 엔비디아는 듀얼코어 테그라2를 설계하고, LG전자가 이를 탑재한 ‘옵티머스 2X’를 지난 2011년 초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옵티머스 2X’는 세계 최초 듀얼코어 스마트폰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 세계 최초 듀얼코어 스마트폰 LG전자 '옵티머스2X'
이어 출시되는 모델도 모두 듀얼코어 모바일AP를 탑재해 출시됐다. 삼성전자는 글로벌에서 ‘갤럭시’ 브랜드를 알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갤럭시S2’에 듀얼코어 엑시노스4210을, 팬택은 클럭속도를 앞세워 1.5GHz 듀얼코어 퀄컴 MSM8260 프로세서를 ‘베가레이서’에 장착해 판매를 개시했다. 이에 대해 사용자들도 모바일AP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할지라도 각 업체의 마케팅 전략에 의해 코어 수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증폭됐다.

이에 성능 향상과 전력 소모율을 잡기 위해, 또는 마케팅 포인트를 살리기 위해 각 업체들은 듀얼코어에 이은 쿼드코어 설계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해 ‘옵티머스 2X’가 나온지 1년도 채 안되 쿼드코어 프로세서가 장착된 모바일 디바이스가 등장하게 됐다. 엔비디아 테크라3의 경우 스마트폰이 아닌 태블릿PC에 우선 장착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 후부터는 다시 쿼드코어 모바일AP가 트렌드로 급부상했다.

이 와중에 국내는 2011년 7월부터 4세대 네트워크인 LTE가 상용화되면서 통합AP인 퀄컴 스냅드래곤이 급부상했다. 당시 LTE를 지원하는 유일한 LTE원칩으로 2012년 7월 ‘갤럭시S3 LTE’ 모델이 나오기 전까지 약 1년동안 모든 국내 LTE 스마트폰은 퀄컴칩을 활용했다. 최근 국내 상용화된 LTE-A를 지원하는 모델도 모두 퀄컴 스냅드래곤 800을 탑재하면서 2011년 LTE 도입 당시의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

네트워크의 발전에 따라 스마트폰의 외형 변화가 가속화됐는데, 이전보다 빠른 시간에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음성과 텍스트 위주의 활용 반경이 영상 및 고성능 게임에 포커싱이 맞춰졌다. 스마트폰 화면도 더 커지고 해상도도 풀HD로 늘어남에 따라 이를 컨트롤할 수 있는 높은 성능의 저전력 모바일AP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ARM은 저전력 코어와 고성능 코어를 결합한 빅리틀 프로세싱을 제안하고 이를 응용해 삼성전자와 미디어텍, 르네사스 등이 상용화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S4’에 옥타코어 프로세서인 엑시노스5410을 적용시키면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줬다.

향후 가까운 미래에는 모바일AP는 PC와 동일한 환경에서 사용자들이 디바이스를 이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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