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더욱 어려워진 판호 발급으로 중국 진출이 막힌 가운데 게임사들이 동남아 시장에 진출해 해외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동남아 시장은 모바일 게임 성장세가 무섭고 국내 게이머들과 성향도 비슷해 진출이 수월하다는 평이다.

동남아 시장은 국내 게임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는 아니였다. ‘2020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게임의 주요 수출국 1위는 중국(40.6%)으로 그 뒤를 대만·홍콩(14.5%), 일본(10.3%), 동남아(11.2%), 북미(9.1%), 유럽(6.0%) 등으로 나타났다.

최근 다수의 게임사들은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 시장의 판호 발급이 막히자 대안으로 동남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 게임 인지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동남아 시장을 기점으로 해외 진출이 수월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국내 게임의 수출 국가별 비중 [사진:2020게임백서 갈무리]
국내 게임의 수출 국가별 비중 [사진:2020게임백서 갈무리]

크래프톤, 웹젠 등 국내 게임사들은 인도, 필리핀, 대만 등 동남아 시장에 게임을 출시하고 관련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서바이벌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이하 배그 모바일 인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6일 배그 모바일 인도의 로고를 공개하며 인도 진출을 공식화했다. 배그 모바일 인도는 현재 사전예약자수 2000명을 돌파했다.

앞서 크래프톤은 글로벌 유통을 담당했던 텐센트를 통해 인도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던 것이 막혔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10월 중국과의 국경 분쟁이 격화되자 중국 앱 110여개 서비스를 중단시켰는데 여기에 배그 모바일도 포함됐다.

이로 인해 크래프톤은 배그 모바일을 직접 인도에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현지 법인을 세우고 배그 모바일 인도를 만들었다. 배그 모바일은 동남아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데 특히 인도는 크래프톤 아시아 매출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웹젠은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뮤 아크엔젤’을 지난달 동남아 시장에 출시했다. 뮤 아크엔젤은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5개국에 서비스되고 있다.

뮤 아크엔젤은 출시 2주만에 필리핀과 태국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매출 순위 10위권 안에 올랐다. 웹젠은 빠르게 늘어나는 뮤 아크엔젤의 이용자를 수용하기 위해 게임 서버를 기존 5개에서 현재 39개까지 증설했다.

뮤 아크엔젤 대표 이미지 [사진:웹젠]
뮤 아크엔젤 대표 이미지 [사진:웹젠]

앞서 뮤 아크엔젤은 지난해 12월 현지 퍼블리셔를 통해 베트남 시장에 먼저 출시된 후 베트남 양대 앱 마켓에서 동시에 매출순위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현재도 매출순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외에 블루포션게임즈 ‘에오스 레드’, 엠게임 ‘제국영웅’, 그라비티 ‘라그나로크X:넥스트제너레이션’, 넷마블 ‘제2의나라’ 등이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다.

2019년 뉴주(Newzoo)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모바일게임 시장이다. 동남아 모바일게임 시장은 전년대비 17% 성장한 30억달러(약 3조5685억원) 규모로 성장한 상태다.

업계는 동남아 시장이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 진출이 막힌 상황에서 해외 진출 영역을 넓히고 모바일 게임을 수출하기 좋은 시장으로 평한다. 동남아 시장은 모바일게임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69.4%에 달할 정도로 모바일게임 수요가 높은 지역이다.

게임 성향도 국내와 비슷하다. 국내 모바일 게임은 MMORPG, MOBA, 롤플레잉 등 장르 인기가 높은데 동남아 게이머들도 비슷한 성향의 게임이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게이머들과도 비슷한 성향을 보여 중국 진출을 위한 테스트 베드로써도 안성맞춤이라고 평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진출이 막히면서 동남아, 일본 시장이 대안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며 "게이머들 성향도 비슷하고 한국 게임 인지도도 높아 진출이 어렵지 않고 성적도 좋은편이다.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시장에 비해 진출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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