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4대 중독, 즉 알코올, 마약, 도박, 게임 중독에서 괴로워 몸부림치는 개인과 가정의 고통을 이해, 치유하고 환경을 개선해 이 사회를 악에서 구해야 한다."

이는 지난 7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로 연설한 내용 중 일부다. 지속적인 규제에도 모자라 이제는 게임을 '중독물질' 취급한다.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인터넷 게임 '중독환자'가 47만명이라면서 말이다. 게임이 중독물질로 취급받는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과몰입'이 되기 쉽기 때문인데 이건 결국 재미있어서 하게 되는 것이다. 재미있기 때문에 하고 또 하게 된다.

재미가 있어서 사람들이 계속하게 되고 새로운 게임이 또 생겨난다. 롤드컵을 예로 들어보자.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쉽 결승전은 전세계 16개국에서 동시 생중계됐다. 1000만명이 넘는 사람이 시청했고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들을 보며 열광한다. 상금만 100만달러가 넘고 이로 인한 광고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왜일까? '롤(LoL)'이 그만큼 재미있어서다.

얼마전 출시된 'GTA5'는 또 어떤가. GTA5는 출시되자마자 하루만에 8668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출시 3일 만에 1조원을 돌파했고 기네스북의 7개 기록을 갈아치웠다.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아바타를 뛰어 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제는 게임이 영화 산업을 뛰어넘은 하나의 사례로 소개된다.

'GTA5'가 그만큼 재미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 많은 사람들이 치료해야 할 중독환자인가?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도 재미있으면 또 보고 좋은 음악은 듣고 또 듣는다. 한류열풍의 주역인 아이돌그룹 역시 '과몰입'하는 팬층이 분명 존재한다.

재미있어서 열광하는 것은 의학적 중독물질로 인해 정신과 육체가 피폐해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물론 '과몰입'이 어떤 것이든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그러나 악에서 구원해야 한다는 등 사회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문화산업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 안타까운 처사다. 한 나라의 여당 대표가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직업군을 중독환자 양성이나 하는 '악의 근원'으로 취급하는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무조건적인 규제를 통해 대표적인 문화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없애기 보다는, 좀 더 현명한 대책을 짜내는게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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