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부터 인터넷과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개발자 확보 경쟁이 이제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해 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 등 우리나라의 대표 IT기업들은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 만원에 달하는 연봉인상과 주식 지급을 당근으로 내세우며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이른바 ‘언텍트’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이 급등한 데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가속화 됨에 따라 플랫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모습을 드러낼 미래 지능정보사회는 인공지능, 클라우드, 블록체인, 빅데이터, 5G 등 다양한 기술의 융합을 통해 가능하다.

 

신용태 숭실대학교 스파르탄SW교육원 원장/ SW중심대학협의회 부회장
신용태 숭실대학교 스파르탄SW교육원 원장/ SW중심대학협의회 부회장

 

이같은 핵심 기술의 융합을 가능케 하는 것이 소프트웨어(SW)이고 개발자들이다. 정부도 이같은 SW의 중요성을 인식, 2015년부터 ‘SW중심대학’사업을 통해 대학교육을 SW중심으로 개편하고 SW전문 인력을 양성함으로써 학생·기업·사회의 SW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또한 한국판 뉴딜의 일환으로 “AI, SW 10만 인재양성”을 통해 SW 인재 양성을 추진 중이다. 교육부도 SW 관련 미래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사람투자’에 관련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업들은 부족한 소프트웨어 인력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언급한 기업들의 연봉인상 경쟁도 역량 있는 개발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일이다.

그나마 높은 이익률과 자금력을 자랑하는 플랫폼 기업과 대기업들은 원하는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봉을 인상하고 심지어 주식을 나눠줄 수도 있다. 문제는 이제 막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과 자금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이다.

한 국가의 경제가 튼튼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이나 몇몇 플랫폼 기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혁신적인 스타트업과 착실히 성장하는 중소기업이 경제의 허리가 되어 한 축을 형성하고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이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이 갑자기 수백에서 수천만원의 연봉인상을 감당하기에는 지금의 경제 사정이나 환경구조가 그리 녹녹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전통적으로 대학은 산업 활동을 뒷받침하는 인적자원을 양성하는 기능과 연구개발, 기초기술 연구를 담당해 왔다. 또한 기술 혁신 과정에서 기업과 함께한 산학협력을 통해 산업체의 요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왔다.

이제 정부는 이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중견중소기업과 대학이 상호협력해 실무적 SW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형태로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

대학의 교육과정 내에 실무적 능력을 배양하는 교과과정을 통해 현장적합성이 높은 SW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러한 SW관련 산학협력을 통해 교육을 진행한 학생은 SW관련 오픈소스나 신기술들이 실무에서 어떻게 적용되는 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고 실제 운영되는 SW 및 시스템들에 대한 실무적 조언을 얻을 수도 있다. 또 전공분야 취업을 위한 적응력이 높아져 사회에 진출 하였을 때, 현장 실무에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게 된다.

더 나아가 산학협력을 통해 현장실습 및 인턴십이 해당 기업으로의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에서도 우수인재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 중소기업과 대학의 협력이 우리나라 경제를 튼튼히 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최근 SW 교육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실상 SW교육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개선하려면 대학에서 지역의 초·중·고 대상 SW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변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SW관련 교육을 대학과 연계하는 것은 물론 교사에 대한 SW교육을 진행하여 SW의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인력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당장 필요한 개발인력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커리큘럼 기획 단계에서부터 중소기업의 수요와 니즈를 반영하고 대기업들이 일부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처럼 몇몇 중소기업을 업종별로 묶어 기업 맞춤형 양성과정을 만드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를 통해 SW교육 불균형을 해소하고 학생들의 창의적인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 SW저변을 확대하고 미래의 SW인재를 양성하며 더 나아가서는 미래 대한민국의 SW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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