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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이 자사주 869만주를 전격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발행 주식 대비 10.76%를 소각하는 것으로 잔여 자사주는 90만주다. 잔여 자사주는 발행 주식 대비 1.1%로 이는 향후 스톡옵션 등으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사실상 이번에 소각되는 자사주는 기존 보유 자사주 전량에 해당한다.

SK텔레콤이 인적 분할을 통해 회사를 통신부문과 비통신 부문 등 둘로 쪼개기로 한 가운데,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편 작업 없이, 자사주를 전량 소각한다면 SK㈜의 SKT 존속회사(SK텔레콤)와 신설회사에 대한 지분율은 30.5%로 상승하게 된다. SK㈜와 SKT 신설회사간 합병을 추진하기에는 대주주의 지분 희석 차원에서 매우 낮은 지분율이기 때문에, 합병 가능성은 크게 줄었다고 볼 수 있다.

SK텔레콤은 4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약 2조6000억원 규모(5/3 종가 기준)의 자사주 869만주를 전격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소각 예정일은 5월 6일이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보유한 자사의 주식을 소각해 유통 주식수를 줄이는 것을 말한다. 주주들이 보유 중인 기존 주식의 가치는 일반적으로 상승하는 등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이번 소각을 통해 SK텔레콤 발행 주식 총수는 기존 8075만 주에서 7206만 주로 감소한다.

자사주를 전량 소각할 경우 분할 후 SK㈜의 SKT 존속회사와 신설회사에 대한 지분율은 30.5%로 상승하게 된다. SK㈜의 SKT 신설회사 간 합병을 추진하기에는 대주주의 지분 희석 차원에서 지나치게 낮은 지분율이다. 그런 만큼 SK㈜와 SKT 신설회사의 합병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SK텔레콤이 선택한 인적분할은 존속법인이 SKT 사업회사(MNO)이기 때문에 자사주가 존속법인에 남는다. 이에 따라 거의 확실하게 현물 출자 및 스왑은 후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인적분할 이후 SK㈜는 SKT 투자회사 지분 26.8%, SKT 사업회사 지분 26.8%를 가져가고 마무리된다. 여기에 자사주 소각이 전부 이뤄질 경우 SK㈜의 SKT 투자회사 지분은 약 30.5%, 사업회사 지분도 30.5%에서 마감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전량 소각시) SKT 투자회사에 대한 최대주주 지분율이 30.5%에 불과한 상황에서 SK㈜에 유리한 합병 안건을 들고 와서 나머지 69.5%의 SKT 투자회사 주주를 설득하는 것은 어렵다”며 “보통 지배주주에게 유리한 방식의 합병을 위해서는 지배주주 지분율이 최소 45% 이상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30.5% 지분율로는 기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합병은 주주총회를 통과할 수 없다”며 “합병하기 위해서는 SKT 투자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45% 이상 맞춰놔야 한다. 이번에 하지 않는다면 이 합병 시나리오는 배제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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