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모델링 운영자 고덕한

"일단 한번은 직접 얼굴을 봐야합니다. 온라인상에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지만 어떻게 얼굴도 모르고 지낼 수 있겠습니까"

자바 모델링 운영자 고덕한씨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신뢰’를 가장 중요시한다. 일단 대면식을 하고 난 뒤 신뢰를 쌓고 나면, 그 사람과는 끝까지 좋은 관계로 유지해 나가도록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다른 커뮤니티와 달리 자바모델링이 오프라인 활동으로 유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커뮤니티를 만들자마자 오프라인의 스터디를 바로 운영했다. 혼자보다는 여럿이 협력해서 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고,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네트워크 형성이 중요하게도 판단한 그는 오프라인쪽으로 무게중심을 더 많이 뒀다.

현재 자바모델링은 스터디를 비롯해 세미나, 컨퍼런스 등의 오프라인 활동이 체계적으로 장기간 이뤄지고 있다. 오프라인 활동이 많은 만큼 회원들 간의 친밀도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터디의 경우 지금까지 6년여 동안 20기를 모집해 진행하고 있다. 별도의 커리큘럼도 있으며 스터디 등급도 세분화돼 있다. 하지만 이런 오프라인 활동들이 장소를 비롯해 시간상의 이유 등으로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저는 장소에 한이 맺혔습니다. 1년에 한 두번 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하다 보니 장소가 가장 큰 골칫거리였습니다. 30∼40명 정도가 모일 수 있는 장소가 많지 않았으며 더군다나 장기적으로 대여할 수 있는 곳도 없었습니다. 외산 업체들의 교육센터 경우 관련 제품을 홍보해줘야 하는 문제 등이 있었고 대학교 역시 행정 절차가 복잡했습니다. 그래서 민들레영토를 빌리기도 했고 반 지하의 장소를 임대해서 교육장으로 쓰기도 했습니다"

교육장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마자 열을 올리며 하소연하는 모습이 그간 얼마나 고생이 많았는지를 짐작케 했다. 최근 그는 서울대학교 입구쪽에 교육 장소를 별도로 만들었다. 그의 목표는 2년 뒤 자바 전문 교육 센터를 만드는 것이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목표를 향해 철저하게 준비해 나가고 있다.

그는 직접 스터디 강의를 하고 있고, 대학 강단에도 서고 있다. 가르치는 일을 떠날 수 없다는 그는 전공 자체가 기계공학교육이었다. 원래부터 교육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열정 또한 남달랐던 것이다. 그가 지금껏 스터디를 운영해온 것만 보더라도 짐작할 수 있다.

자바모델링의 스터디는 일반 교육 센터에서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우선적으로 일반 교육 센터들에 비해 수강료가 많이 저렴할 뿐 아니라 평일이 아닌 토요일 오후에 진행함으로써 직장인 개발자들이 부담없이 공부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참가비라는 명목으로 수강료 외에 만원을 미리 지불해야 한다. 이 돈은 나중에 참가하고 나서는 다시 돌려받는다.

"한국 사람들은 약속에 대한 부분이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 참가비를 거두고 있습니다. 그래야 정확하게 인원 예측이 가능하고, 관리가 가능합니다. 오고자 하는 사람은 100% 참석하는 것이죠. 열정이 있는 사람들만 오기 때문에 성과가 더욱 좋습니다"

주로 학생들은 거의 없고 직장인이 대부분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직장 생활을 하다가 필요에 의해 공부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만 모인다고 한다. 매주 숙제도 있기 때문에 다소 빡센(?) 학습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끝까지 함께 할 수 없다.

"시작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끝이 중요하죠. 함께 끝까지 갈 사람만을 원합니다. 이런 특성들을 알기 때문에 거의 정예 멤버로 운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수강일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히 들은 사람에 한해서는 몇 번이고 공짜로 다시 들을 수 있습니다. 4년 전에 들었던 친구들이 다시 듣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대로 공부하겠다는 개발자들에게는 정말 좋은 거죠"

이처럼 그는 학구열이 높은 개발자들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후배 개발자들이 열심히 공부를 하려하지 않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도 표했다.

"개발자들이 공부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3∼4년간 배운 얕은 지식으로 평생을 살려고 합니다. 월급에 10%도 되지 않는 10만원을 투자하는 것도 아까워합니다. 자신을 위해 투자하거나 노력하지는 않고 신세 타령만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프로의식을 가지고 있는 개발자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죠"

그는 또 개발자들이 열심히 공부하지 않고 맨날 코딩만 하려고 하니깐 더 이상 발전이 없다고 말했다. 단순 코더가 아니라 진정한 디벨로퍼가 되기 위해선 끊임없이 공부하고 신기술들을 배워나가야 한다는 것.

"코더에서 프로그래머. 디벨러퍼, 디자이너, 아키텍트 등 스스로 진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입니다.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글로 적어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개발자 스스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개발자과 아키텍트의 차이도 이런 소통에 있습니다"

 자바모델링(www.javamodeling.com)이란

자바모델링은 온/오프라인으로 국내 자바 개발자들이 모여서 자바에 대한 스터디와 인맥을 형성할 수 있는 커뮤니티다. 한 달에 한 번씩 세미나를 통해 자바 기술을 개발자들에게 전파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스터디를 통해 자바 기술을 좀 더 자세하고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또한 강좌를 통해 자바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야유회와 행사를 통해 기술 뿐만이 아닌 즐겁게 만날 수 있는 장을 커뮤니티에서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자바모델링은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으로 좀 더 체계적인 스터디와 개발자간의 친밀감, 그리고 기술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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