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호연 기자] 롱텀에볼루션(LTE)주파수 경매가 30일 종료됐다. 지난 19일부터 진행된 주파수 경매 결과, KT가 9001억원에 1.8GHz 인접대역(15MHz폭)인 D2블록 낙찰에 성공하면서 승자가 됐다. 특히, 1조도 안되는 가격에 광대역LTE가 바로 되는 D2블록을 가져가며 숙원을 풀었다.

SK텔레콤은 원하던 대로 1.8GHz 대역의 C2블록을 1조500억원에 낙찰받았으며, LG유플러스도 2.6GHz 대역의 B2블록을 최저가인 4788억원에 가져갔다. 업계는 올해 주파수 경매가 합리적인 선에서 적절하게 진행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KT가 D2 블록 사수에 성공함에 따라,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2배 빠른 LTE 서비스인 광대역LTE를 할 수 있게 됐다. 경쟁사들은 이미 LTE-A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 이로써 향후 LTE시장은 광대역LTE와 LTE-A의 대결 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역전의 승자 ‘KT'
그렇다면 이번 경매에서 가장 이득을 본 사업자는 어디일까? 복수의 전문가들은 KT를 지목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당장 가입자 확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향후 마케팅 측면을 봤을 때 효과가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름입찰에서 KT D2블록은 최저가 2888억원에서 최대 5439억원이 상승했다. 이같은 추세를 고려해 D2블록의 적정가가 7000억원~8000억원대로 예상했었지만, 9000억원에 낙찰됐다"며 "그러나 당초 1조원 이상도 거론됐던 만큼 이 가격이면 잘 가져갔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KT가 D블록을 취해 광대역LTE를 하면 신규 LTE망 구축에 드는 비용인 1조2000억원 이상 절약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현재 LTE시장에서 이통3사 중 유일하게 가입자가 감소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D2블록 사수는 마케팅 측면으로 LTE 가입자 확보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키움증권 안재민 연구원은 “과거 LG유플러스가 LTE전국망을 가장 먼저 구축하며 고객들에게 ‘LTE는 유플러스’라는 인식을 심는데 성공했다. 이는 마케팅이 통하는 시대라는 것을 뜻한다”며 “KT가 D2블록을 받으면 이르면 9월부터도 광대역LTE가 가능한데, 이는 LTE-A 시작을 못해 LTE경쟁에서 뒤쳐진 KT의 인식을 제고하는데 도움될 것이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김회재 연구원은 “KT가 D2블록을 가져감으로써, 마케팅은 물론 장기적으로 요금제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며 “앞으로 KT가입자들은 경쟁사와 달리 단말기를 교체하지 않고 LTE에서 2배 빠른 LTE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데, 이는 자사 LTE가입자 630만을 별도 비용 없이 바로 LTE-A로 전환시키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LTE-A 단말기 구매 고객은 LTE보다 데이터를 평균적으로 2배 더 사용하는 패턴이 있는데, 이는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해 월 가입자당 매출(ARPU) 증가로 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T ‘흡족’ LGU+‘무난’...광대역LTE, LTE-A격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잘 가져갔다는 업계의 전언이다. SK텔레콤의 경우 KT에 D2블록을 내줬지만, 원하는 대역을 싼 값에 가져가 실리를 챙겼다. 알짜배기 승자는 SK텔레콤이라는 분석도 이 때문이다. 

이 회사는 1.8GHz 대역의 C2블록을 1조500억원에 낙찰받았다. 주파수 효용 가치를 제외하고 단순 폭으로 비교하면 KT보다 더 넓은 폭의 주파수를 비슷한 가격에 가져가 이득을 챙겼다. C2블록의 최저가가 6738억원임을 감안하면 상승가는 3762억원으로 합리적으로 가져갔다는 분석이다. 특히, SK텔레콤은 경매 규칙에 따라 2011년에 받은 1.8GHz대역(20MHz폭)을 6개월 안에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15MHz 추가분에 해당하는 4500억원만 경매 대금으로 부담하면 된다. 

또 1.8GHz 대역은 현재 SK텔레콤이 LTE망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구축한 기지국 장비를 이용해 광대역LTE를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SK텔레콤은 C2블록을 가져가면 기존 1.8GHz 대역을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곧바로 광대역LTE를 시작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SK텔레콤은 LTE-A와 광대역LTE를 동시에 제공하는 최초 사업자 타이틀까지 획득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2.6GHz 대역의 B2블록을 최저가인 4788억원에 가져갔지만, C2블록을 획득 못해 다소 아쉽다. 그러나 최저가인 4788억원에 가져갔다는데 위안을 찾을 수 있다.

2.6GHz도 1.8GHz 대역만큼 인기를 끌고 있지만, 활용성 측면에서는 밀린다.

2.6GHz 대역은 아직까지 유럽에서 주로 많이 쓰이는 대역인데 유럽은 LTE가 잘 발달되지 않았다. 로밍 이슈를 노려볼 수 있으나 아직까지 로밍 마케팅 효과는 크지 않다. 게다가 광대역을 하려면 망을 처음부터 구축해야 한다. 신규 망을 구축하는데 드는 비용은 2조원이 소요되며, 전국망 구축 기간에는 1년 정도가 걸린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지금은 아니더라도 차후에 1.8GHz 광대역 가능성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이 기존에 확보한 1.8GHz 대역 주파수 20MHz블록을 반납해야 하는데, 해당 블록이 LG유플러스가 2G에 사용중인 주파수 20MHz 블록과 인접하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이 이미 1.8GHz 대역을 확보한 만큼, 이 대역은 LG유플러스가 가져가게 될 것이 유력하다. 향후 2G서비스를 종료하면 1.8GHz에서 광대역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LG유플러스는 광대역LTE를 곧바로 하기 보다는 LTE-A 품질 고도화에 주력, 100% LTE 서비스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통3사가 신규 주파수 할당에 모두 성공함에 따라, 향후 이통시장은 LTE-A와 광대역LTE의 불꽃튀는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또 D블록 사수에 성공하며 경쟁력을 갖게된 KT가 LTE시장에서 판세를 역전시킬 수 있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