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업계는 지난 4월 P&I2013 전시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체험마케팅'에 나서는 모습이다. 올해 여름은 그 어느때보다 '체험마케팅' 이벤트가 많았다.

올림푸스는 경기국제보트쇼를 통해 방수카메라 체험 부스를 여는가 하면, 캐논도 최근 EOS 70D 출시를 기념해 로드쇼 체험 이벤트를 열었다. 이 외에도 니콘의 연예인 필리핀 출사 이벤트, 후지필름의 인스탁스 체험단 이벤트, 소니의 베이비페어 핸디켐 체험존 이벤트 등 소비자들이 직접 '만져보게' 하는 것이 마케팅의 주요 포인트다.

소비자들이 직접 카메라를 만져보게 하면서 장만해야 할 카메라를, 또는 업그레이드해야 할 카메라를 직접 고르게 하기 위해서다. 각 카메라업체들은 콤팩트 카메라 사용자에게는 좀더 업그레이드된 하이엔드 카메라를, 하이엔드 카메라 사용자에게는 미러리스 카메라를 권한다.

그리고 미러리스 카메라 사용자들에게는 DSLR을 권장한다. 소비자가 사용중인 카메라보다 한 단계 높은 카메라를 권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을 노린다. 대부분의 체험 이벤트 목적이 이같은 형태다.

일반적으로 DSLR 사용자가 미러리스 카메라로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마찬가지로 미러리스를 쓰던 사용자가 콤팩트 카메라로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한 카메라업체가 한 가지 종류만 출시하는 것도 아니므로 다양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한다. 

그러나 소비자가 "어떤 카메라를 골라야 할까?" 라는 의문을 처음 가졌을때 '체험'을 통해 이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한다면 이때부터 어려워진다. 현장에서 막상 만져본다고 해도 대부분 구체적인 정보를 알려주는 인력이 부족한데다가 '내게 필요한 기능'을 찾기에는 이벤트 대상 제품 종류도 제한적이다.

특히 미러리스와 DSLR의 경우 카메라 바디보다 중요한 것이 '렌즈'다.

소위 '전문가' 급인 극소수의 사용자를 제외하면 미러리스 및 DSLR 사용자들은 구입할때 구비되는 '번들렌즈'에 만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카메라 제조사가 자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렌즈교환이 가능한' 카메라를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렌즈 대 카메라 구비율은 1.36:1 수준이다.

이는 각 카메라 제조사 별로 수백~수천가지 렌즈 라인업이 있음에도 두 개 이상 렌즈를 보유한 사람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그도 그럴것이 일반 소비자들의 경우 번들렌즈라 해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보다 훨씬 퀄리티가 높고, 전문가급의 사진을 촬영해야 하는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수요가 꽤 많은 중급 사용자들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이제 막 초보를 벗어나 본격적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싶지만 대부분의 정보는 관련 커뮤니티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다양한 렌즈에 대해 실질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실제 체험을 해보고 싶어도 대부분의 '체험마케팅'은 여기까지 고려되지 않는다.

'만져보고 골라보는' 것도 좋지만 좀더 소비자들의 고민에 대해 진지하게 다가가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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