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결국 출고가가 올랐다. 예상은 했으나 현실이 되고 보니 답답하다. LTE-A폰 얘기다. 먼저 스타트를 끊은 두 제품의 가격이 90만 원 중반 대로 올라갔다. 이어 나올 제품도 비슷한 가격대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네트워크가 진화할 때마다,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마치 기회가 왔다는 듯 스마트폰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 이 때가 아니면 올릴 수 없다라는 분위기다. 국내 최초 LTE-A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S4 LTE-A의 출고가는 95만5000원, 이어 지난 8일 출시된 LG전자 G2는 95만4800원으로 책정됐다. 곧 시판되는 팬택 베가 LTE-A도 비슷한 가격대로 나온다. 팬택 내부에서도 상반기 스마트폰 가격을 낮춘 것이 오히려 화가 됐다는 분석이어서 이번 제품은 파격적인 가격대로 나오기 힘들어 보인다.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각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줄줄이 가격을 인하하면서 드디어 가격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제품 가격도 지난해에 비해 낮게 책정됐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스마트폰 가운데 LG전자 옵티머스G와 팬택 베가R3는 상반기에 59만원대로 떨어졌다. 신제품인 팬택 베가 넘버6 풀HD는 높은 하드웨어 스펙에도 불구하고 84만9000원, 베가 아이언은 82만9400원으로 책정됐다. 국내 점유율이 가장 높은 갤럭시 시리즈 최신작인 갤럭시S4도 89만9800원에 출고가가 매겨졌다.

이러한 가격 하락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신제품은 약 10만 원 가량 낮아졌고, 1년도 안 된 구형 모델은 30만 원 정도 싸진 셈이다. 지난해 플래그십 모델 가격은 갤럭시S3 LTE 모델이 99만4000원, LG전자 옵티머스G는 96만8000원, 팬택 베가R3는 99만9900원으로 거의 100만 원대를 육박했으니, 확실히 가격 거품이 빠지는 모습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하반기들어선 분위기가 다시 바뀌고 있다.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인 LTE-A를 만나면서 다시금 가격 이 고개를 치켜올리고 있다.예를 들어 ‘갤럭시S4 LTE-A’는 전작인 ‘갤럭시S4’와 크기 바뀌지 않았는데도 불구, 모바일 칩셋이 변화해 약 5만 원 가량이 상승했다. ‘갤럭시S4’는 세계 최초 옥타코어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5410’이 탑재됐는데도 말이다.

더우기 각 제조업체는 출고가를 일단 올려놓고 장려금으로 이를 만회하려는 조짐이어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더 분통이 터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제조업체 고위 관계자는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어짜피 소비자에게는 출고가보다 할부원금이 더 중요하다. 장려금으로 이를 조정하면 된다”고 설명했지만 눈 가리고 아웅일 뿐, 근본적인 대안은 되지 못한다.

즉,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출고가 그대로 가격 방어에 매진하다가, 판매량이 내려가면 장려금을 푸는 식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소비자의 소비 불평등을 부추길 뿐이다. 더욱이 처음부터 내릴 수 있는 가격을 올려놓고 마치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듯 하는 행위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빠른 속도의 LTE-A는 그만큼 소비되는 데이터 사용량도 기존보다 2배 이상이라는 게 이통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 단말 가격까지 높아지게 된다면 소비자들의 부담도 한층 커질 수 밖에 없다.새롭게 열린 LTE-A 세상에서 모든 국민이 부담없이 뛰어 놀 수 있도록 귀 기울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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