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장으로 기초 공사를 완료했다면 이제는 확장 공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SAP코리아는 이제 ERP 사업 외에 PLM(제품생명주기관리), CRM(고객관리), SCM(공급망관리), SRM(보안리스크관리) 영역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

 17일 형원준 SAP코리아 신임 사장은 서울 도곡동 SAP코리아 지사에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비즈니스 전략 발표회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ERP 분야에서만 전 세계적으로 1위가 아니라 CRM, SCM 영역에서도 이미 확대 성장했다"며 "국내에서도 향후 핵심 솔루션들을 공급함으로써 국내 기업들이 보다 차별화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데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SAP의 글로벌 매출 중 ERP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0%가 되지 않는다. 이에 반해 국내의 경우 여전히 ERP 매출이 80%가 넘는 상황이다. 이에 형원준 사장은 ERP 인프라 위에 산업별로 차별화된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ERP 사업의 진화된 모습을 그리고 있다.

특히 그가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SRM과 SCM 시장이다. SRM이 경우 국내 기업들에게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최근 들어 기업 투명성에 대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가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CM의 경우는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던 i2테크놀로지코리아에서 최근까지 아태지역 총괄 사장을 역임했던 그이기에 어느 시장보다도 자신 있는 것이 당연하다.

형원준 사장은 "5년전만 하더라도 SCM 같은 경우 전문 솔루션을 쓰는 추세였지만 이제는 SAP 같은 대형 업체들도 SCM 전문 업체들이 제공하던 기능들을 모두 수용한 상황"이라며 "또한 무엇보다도 SAP가 추구하는 전략이 플랫폼 지향적이기 때문에 어떤 업체의 SCM을 구축하더라도 통합 지원된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런 점으로 인해 SAP도 SCM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높은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객군을 크게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으로 나눠 지원 조직 자체도 세분화 할 계획”이라며 “ERP 외의 영역 확대를 통해 연평균 30∼40%의 고성장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형원준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국내에서 SAP코리아가 갖은 무게감으로 인해 이번 신임 지사장의 관심이 대단한 것 같다. 우선 취임 소감을 간단히 부탁한다. 

A.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변화와 함께 내부 직원들로부터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그래서 다소 부담되는 부분도 있다. 우선은 현지화 작업과 함께 글로벌 표준에 맞지 않은 부분을 개선하고, 비교 우위의 기능 등은 전폭적으로 활용해 나갈 것이다. 또한 SOA와 같은 첨단 기술들을 국내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나아가 SAP코리아가 글로벌 SAP 내에서도 위상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Q. 취임 이후 내부 조직의 변화나 개선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A. 고객군을 대략적으로 3개로 나눴다. 글로벌 경쟁을 하고 있는 대기업과 이들 기업보다 규모가 작은 중견 기업, 그리고 온디맨드 솔루션을 사용하는 중소기업으로 나눴다. 기존에는 이들 세 영역을 포괄해서 지원하는 형태였지만 보다 세분화시켜 뚜렷한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무엇보다 기존 ERP 중심으로 전개하던 조직을 보강해서 솔루션 측면이나 시장 측면에서 중견 기업들을 신속하게 ERP나 다른 솔루션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Q. 최근 SAP 본사 차원에서 유지보수 요율이 22%로 인상했다. 이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높은데, 어떻게 해결해 나갈 계획인가.

A. 본사에서 일방적으로 요율을 인상했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거부감이 있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그만큼 새로 나온 정책들의 지원체계가 가치가 높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본사 차원에서는 안 팔면 안 팔았지, 제대로 지원할 수 있는 형태로 최종 선택을 한 것이다. 이점을 헤아려줬으면 좋겠다. SAP코리아에서 국내 기업들이 최대한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둘 것이다.

Q. 하지만 실질적으로 SAP코리아 파트너들이 피해를 보는 입장이 됐다.

A. 사실상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파트너 입장에서는 SAP 글로벌적인 정책이니깐 따라야 하지만 막상 고객사에게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파트너를 살리기 위해 프로젝트 마다 다르게 요율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우선은 직접 고객들을 만나서 변화된 부분에 대한 가치를 설명하고, 설득을 하는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성현희 기자 ssung@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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