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DC(대표 연규황, www.idckorea.com)는 최근 발간한 ’2008년 국내 스토리지 시장 경쟁 구도 분석 보고서’를 통해, 주요 스토리지 사업자들의 특징적인 시장 전략을 분석하고 이들이 시스템 업체에서 정보인프라 프로바이더로 진화하는 과정에 주목했다.

한국IDC 박예리 선임 연구원은 “시장이 아카이빙, 가상화, 데이터보호보안 등 솔루션 기반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함에 따라, 스토리지 업계는 합종연횡을 거듭하며 정보 인프라 프로바이더로서 아이덴티티를 재정립하는 과정에 있다”고 전제하고, “주요 시스템 사업자들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견 솔루션 업체를 인수해 컨텐츠 관리, 데이터 보호, 컴플라이언스 등 새로운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주요경쟁업체를 흡수, 합병함으로써 연구 개발 및 물류 비용을 절감해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에 최적화된 통합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IT 자원에 대한 비즈니스 요구사항이 복잡 다양한 오늘날의 기업 IT 환경에서는 각 수요처의 업무별 요구사항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최적의 맞춤 솔루션을 제안함으로써 실질적인 시장 접근력을 높일 수 있다. 이에 업계는 금융, 제조, 공공, 통신, 병원, 학교, ISP 등 세부 시장별 전략 수립과 PACS(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EMR(전자의무기록), ERP, CRM, MES(생산관리시스템) 등 특정 시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과 연계한 마케팅/영업 및 공동 기술지원 체제의 확립에 주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e-디스커버리 및 컴플라이언스 요구와 맞물려 DB, 이메일 등 데이터 아카이빙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는 메시지 아카이빙 업체를 비롯한 기업 컨텐츠 관리(ECM) 및 기록 관리(RM) 솔루션 업체들을 본사 차원에서 인수하거나 로컬 업체와 협력해 통합 솔루션을 제안함으로써 관련 시장에 효과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다큐멘텀 인수를 통해 일찌감치 기업 컨텐츠 관리 시장에 진출한 EMC는 컨텐츠관리 및 아카이빙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BURA 오퍼링으로 레가토, 아바마 제품군과 통합 제안하고 있다.

대표적인 글로벌 ECM 업체인 파일네트를 인수한 IBM도 로컬 업체들과 부분적으로 협업하고 자체 아카이빙 및 RM 솔루션들을 지난해 인수한 옵팀 제품군을 중심으로 통합하고 있다. HDS는 아키바스를 인수해 아카이빙 라인업을 강화한 이후, 양대 총판인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과 LG히다찌를 통해 로컬 RM 업체들과 한시적으로 공조함으로써 공인전자문서보관소와 국가기록물관리시장 등에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2006년 초 DB 아카이빙 업체 아우터베이를 인수한 HP도 오라클 ERP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오픈시스템 데이타베이스 아카이빙 수요에 대해 자사 시스템과 통합 제안함으로써 솔루션 시장 공략에 효율을 기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시만텍의 베리타스 인수와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의 데크루 인수, EMC의 RSA 시큐리티, 네트워크 인텔리전스 인수나 IBM의 ISS, 와치파이어 인수와 같이, 역동적인 기업 IT 환경에 이르는 필연적인 과정으로서 스토리지와 보안간의 컨버전스도 가시화되고 있다.

HP도 통합 계정 관리 솔루션 업체인 트러스트제닉스를 인수하며 이 대열에 합류했으며, 브로케이드는 자사 패브릭 기반 암호화 기술에 넷앱의 암호화 키 관리 솔루션을 통합하는 전략적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네트워크나 클라이언트 레벨에서 강조되던 보안이 각종 정보 관련 규제가 증가하고 정보 유출 사고가 빈번해지면서 데이터 및 정보 보안에 대한 요구사항이 확대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데이터 유실, 유출, 무단 사용 방지를 위해 데이터 수준에서 보안을 제어하는 데이터 암호화 기술의 적용 범위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며, 업계가 취하는 정보 보안 전략의 일환으로 사용자 계정 및 접근 관리(IAM) 기술과 스토리지 인프라의 접목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시장에서는 시스템 성능의 문제를 넘어 비즈니스 이슈를 해소할 수 있는 솔루션 오퍼링 제안이 스토리지 공급 업체들 간에 중요한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IDC측은 내다봤다.

성현희 기자 ssung@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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