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올 하반기 상용화될 2배 빠른 LTE-어드밴스드(A)에 대한 기대가 대단하다. 벌써부터 LTE-A 기선 잡기를 위해 이통사들뿐만 아니라 제조업체에서도 지원 모델을 내놓기 위해 뭍밀 작업이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LTE-A 모델로 추정되는 ‘갤럭시S4 LTE-A'(가칭) 스마트폰의 전파인증까지 끝난 상태다. 일찍이 지난 4월 국내 '갤럭시S4' 론칭 행사 때도 삼성전자의 LTE-A 모델에 대한 망 연동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 밝히기도 했다.

LTE-A는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 기술을 활용해 LTE가 운영 중인 두 주파수를 마치 하나의 주파수처럼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이다. 예를 들어 800㎒ 주파수 대역을 주 LTE망으로, 1.8㎓ 주파수 대역을 보조 LTE망으로 운영 중인 SK텔레콤의 경우 각각 20㎒폭의 두 주파수를 마치 하나의 주파수, 즉 40㎒ 대역 폭에서 가상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LTE 네트워크 기술 특성상 대역폭이 늘어나면 그만큼 속도도 배가 된다. 광대역을 부르짖는 이통사의 최근 현상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풀이할 수 있다.

2배 빠른 LTE는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단말이 구비돼야 한다. 네트워크가 아무리 빵빵하다해도 이용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다. 최근 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모바일 칩셋으로 퀄컴 스냅드래곤 800이 떠오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모바일 칩셋은 LTE-A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기가 와이파이, 4K 해상도까지 지원하는 등 지난 2011년 하반기 주요 스마트폰에 탑재된 퀄컴 LTE원칩을 계승하는 신예로 떠오를 전망이다.

물론 빠른 속도의 네트워크망과 이를 이용할 수 있는 높은 성능의 하이엔드 스마트폰의 출시는 사용자들로선 반길만한 일이다. 문제는 사실 다른 곳에 있다. 빠르고 성능이 좋을수록 가격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최근에 불붙고 있는 낮아지는 LTE 요금제와 단말기 가격 인하 흐름에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이러한 정황은 상반기 주요 전시회장에서도 쉽게 감지할 수 있었다.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글레스(MWC)2013에서 LTE-A를 시연하던 SK텔레콤 관계자는 “LTE-A가 상용화된다면 요금제 재설계가 이뤄질 수 있다”고 귀띔한 바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 국내서 열린 월드IT쇼(WIS)2013에서도 SK텔레콤과 KT 부스에서 관계자에게 직접 같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빠른 속도로 LTE망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만큼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몇 개월에 걸쳐 이러한 말을 듣고 있자니 LTE-A에 대한 요금제 재설계가 내부적으로 논의되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이통사뿐만 아니라 단말 가격도 높아질 수 있다. 업계에서도 최근 스마트폰 가격인하가 내일을 위한 재고처리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LTE가 상용화된 2011년 하반기에는 스마트폰 가격이 80만 원대 초반에서 후반으로 올랐다. 이후에는 90만 원에서 100만 원선까지 치고 올라간 바 있다.

예를 들어 3G모델인 ‘갤럭시S2'의 가격은 84만7000원이었으나 '갤럭시S3' LTE 모델은 99만4000원으로 약 15만 원 가량 올랐다. LG전자의 첫 LTE모델인 '옵티머스 LTE'도 89만9800원으로 상반기보다 높았으며, 옵티머스 LTE2, 옵티머스G를 출시하며 각각 93만5000원, 99만9900원으로 상승했다. 가격경쟁력이 강한 편인 팬택의 경우에도 ‘베가 LTE'가 89만9800원, '베가레이서2'가 91만3000원, '베가R3'는 99만9900원으로 올랐다.

이러한 전례를 미뤄봤을 때 LTE-A의 도입은 80만 원대로 내려간 출고가를 다시 올리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적지않다. 

하반기에는 빠른 LTE와 높은 성능의 스마트폰이 출시될 예정이지만 LTE-A의 전국망 구축은 내년 하반기쯤이 돼야 가능할 전망이며, LTE-A 단말도 내년 이후에 비로소 빛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눈 앞에 보이는 이점만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두 눈을 멀게 하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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