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선, "끊임없이 새로운 것, 개척 개발해야 할 운명"
김홍선, "끊임없이 새로운 것, 개척 개발해야 할 운명"
  • 이병희
  • 승인 2008.08.3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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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연구소 대표 맡아, "도전은 다시 시작됐다"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

보안을 넘어 현재 벤처 업계를 둘러다보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업계를 호령하던 자칭, 타칭 1세대들이 눈에 많이 띄지 않는다. 크게 성공해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는 1세대도 있는가 하면 잠시 사업의 뜻을 접고 은둔하고 있는 부류도 많다. 벌써 2세대를 넘어서 3세대에 들어섰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로 변화의 굴곡이 깊다.

이 가운데 벤처 1세대, 보안 1세대로 평가받는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가 다시 도전의 기회를 잡았다. 지난해 CTO로 업계에 컴백한 이후 주목을 받았던 그가 안철수연구소의 새로운 수장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송영록 기자 syr@ittoday.co.kr
 

최근 사임한 오석주 전 대표이사에 이어 자리를 건네받은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48). 비단 안연구소의 대표만이 아니라 보안1세대, 벤처1세대를 대표하기도 하는 그는 보안에 발을 디뎠던 지난 14년을 이렇게 정리한다.

"지난 14년 동안 보안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한편으로 보안에 대한 위협도 더욱 커졌습니다. 입체적인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선 이제 솔루션 하나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김홍선 대표이사의 보안 사랑은 지극하다. 14년 전에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직장을 그만두고 보안 벤처회사를 차렸을 정도로 그와 보안은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가 됐다.

그는 서울대 전자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미국 퍼듀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삼성전자를 거쳐 ISS, 시큐어소프트를 설립했고, KISIA 2대/3대 회장직도 맡았다.

그가 안철수연구소와 인연을 맺은 건 지난 2007년. CTO를 거쳐 현재 대표직에까지 이르렀다.

김 대표는 "이렇게 갑작스레 대표직에 올라 얼떨떨하다"며 "일단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에서 중책을 맡게 된 데 대한 부담보다 앞으로 잘 해내야겠다는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CTO를 맡은 지 몇 개월 되지 않아 큰 어려움을 겪었다. 바로 V3의 바이러스 오진 사태. 김 대표는 "바이러스 사고를 직접 당해본건 처음 이었다"며 "당시 증권사, 금융사 쪽 컴퓨터 까지 이상이 생기면 어떡하는가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머릿속에 맴돌았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새벽에 복구CD를 약 6000장 만들었다. 그만큼 빠른 대처로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김홍선 대표는 "이런 대처는 당연한 일이었고, 무엇보다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홍선 대표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전문가의 필요성을 어느 때보다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직원들에게 늘 ‘보안 전문업체’라는 키워드를 제시한다. 안철수연구소라고 하면 당연 보안 회사라는 브랜드를 갖고는 있지만 진정한 전문가 집단이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500여명에 가까운 직원 중 네트워크, PC, 웹 등 많은 전문가가 있다"며 "여기서 나가더라도 그들을 통해 전문가가 된 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가 되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들고, 보안전문가가 장래 유망직종 명단 상위권에 항상 있기 때문에 경력관리에도 좋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김홍선 대표는 "하지만 어려운 보안전문가를 하려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인터넷 중심으로 모든 산업이 돌아가는 현재. 그에 따라 보안 위협이 생겨났고, 물과 기름처럼 보안 전문가가 나타났다. 하지만 재밌게 개발할 수 있는 게임 등에 비해 보안분야의 개발 인력이 모자란 것이 현실이다. 보안개발 분야는 힘들다는 인식 때문이다. 김 대표는 "단지 바이러스를 막는 등의 문제가 아닌 신뢰의 플랫폼을 구축해주는 것이 보안"이라며 "그런 역할과 자부심을 갖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남은 보안 1세대 김홍선 대표. 그는 외롭다. 삶이 외로운 게 아니라 함께 국내 보안 업계의 역사에 대해 공감하며 대화할 사람이 부족해서다. 김 대표는 "법대교수, 저널리스트, 교육 쪽 전문가 등 보안 문제를 보는 다양한 시각을 지닌 전문가들을 모아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이 아니라 향후 5년 후 쯤? 그는 또 "IT가 워낙 빨리 변화하기 때문에 아무도 정리를 하려 하지 않는다"며 직접 책으로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내비췄다.

머릿속에 있는 다양한 정보와 지식들을 강연이나 사석에서는 얘기 하지만 정리 하지 않고 지나가버린다면 상당히 아까울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갑작스럽게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를 맡은 만큼 그는 요즘 사색에 잠기는 시간이 많다. 머릿속을 비우기 위해 산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그가 가장 요즘 고민하고 있는 것은 안철수연구소의 다음 버전이다. 보안 대표 기업이다보니 주변의 기대가 만만치 않다.

일부에서는 그의 이전 활동에 대해서 입방아를 찧기도 한다. 성공의 잣대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서 생기는 일이다. 그는 다시 도전을 시작했다. 98년 IMF 여파로 친척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정도로, 하루에 몇 번씩 벤처를 시작한 것을 후회했던 그는 시큐어소프트를 만들어 수백억원을 투자받았던 주인공이다.

1막을 내리고, 이제 본격적인 2막을 시작하게 됐다. 아직은 ‘대행’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기는 하지만 직급과는 크게 상관없다. 안철수연구소로의 컴백 시절부터 2막은 벌써 시작된 것이다. 국내 보안 대표 1세대인 그가 쌓아온 내공을 다시 보여줄 때가 됐다.

송영록 기자 syr@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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