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원준 SAP코리아 신임사장

SAP코리아 공석에 형원준 신임 사장(46)이 임명됐다. SAP코리아 신임 사장 자리를 두고 다앙한 얘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경쟁업체인 한국오라클에서 옮겨 올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SAP코리아가 갖는 무게 때문에 다른 어느 지사보다 신임 지사장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국내 시장에서 전사자원관리(ERP) 시장을 일정 정도 선점하고 있기 때문에 나온 기대치다. SAP도 본사 차원에서 신임 지사장 선임 절차를 빠르게 진행한 느낌이 든다.

마침내 그 주인공이 형원준 사장이었을 때 업계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의아해하면서도 수긍했다. 의아함이란 i2테크놀로지 사장으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도 업계에 크게 드러나지 않은 형원준 사장의 스타일 때문일 것이다. i2테크놀로지라는 업체 자체가 공급망관리(SCM)업계에서 사실상 독점 위치에 있었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대외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적극 벌인 회사는 아니다.

형 사장에게서는 잔잔함의 미학이 있다. 여러 번의 인터뷰를 가졌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함이 묻어난다. 2006년 i2테크놀로지의 동북아 전체를 총괄하는 자리에 오르기 전에 가진 인터뷰에서도 역시 그는 겸손했다. 국내 대기업들의 좋은 사례가 자신의 입지를 갖출 수 있었다는 대답이었다.

형 사장의 이번 인사를 두고 벌써부터 기대도 많고 궁금함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SCM의 전문가가 SAP코리아에 온 이유는? 이것이 궁금하다는 것이다. 일단 대답은 정해져 있다. 사실 국내 ERP 시장이 아무리 대체수요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전처럼 높은 성장율을 유지하지 못할 상황에서는 결국 더 큰 판을 키워야 하는 것. SCM이 정답은 아니더라도 차선책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SCM으로 자신의 입지를 갖췄던 형 사장이 적임자일수 있다. 형 사장 입장에서는 그동안 꿈꿨던 일을 SAP코리아에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2테크놀로지에 있으면서 R&D센터 설립 등을 비롯해 중소기업형 SCM 개발 등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보면 기대치만큼의 효과가 높지는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분명 SAP코리아는 i2테크놀로지와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상황만 봐도 그렇다. 형 사장이 SAP코리아 사장을 맡으면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심거리다. 잔잔함 속에 나오는 카리스마를 기대해 본다.

이병희 기자 shake@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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