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대형 게임사부터 중소 게임사까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자가 6억명에 달하는 중국 진출에 대한 국내 게임업체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높아지는 관심만큼 우려도 적지 않다. 블랙마켓, 저작권 문제, 국내와 다른 결제 시스템 등 중국시장 진출이 오히려 ‘독’(毒)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단기적인 이익에 눈이 앞서 무리하게 진출했다가 실패하는 게임업체도 늘고 있어, 중국시장을 자세히 파악함은 물론 단기적인 시도보다는 거시적인 관점으로 현지진출을 추진해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급성장하는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
최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자체 보고서를 통해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가 지난해 65억1000만위안(약 1조1747억원)으로 전년보다 68.2% 증가했다는 결과를 내놨다. 같은 기간 온라인게임 시장이 536억1000만위안을 기록해 24.7% 성장한 것에 비하면 훨씬 높다.

▲ 자료출처=코트라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인구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게임 사용자는 2670만명으로 136%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게임 사용자는 1억6300만명을 기록해 1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조사업체인 엔포데스크(EnfoDesk)는 올해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96억원(약 1조6705억원), 2014년에는 141억위안(2조4536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200억위안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대형 모바일게임 중국행 이어져 
이처럼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국내 대형 게임사를 중심으로 중국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게임빌은 지난 2월 중국 최대 게임 퍼블리싱 업체인 텐센트와 손을 잡고 ‘제노니아4’의 중국 현지 서비스를 시작했다. 게임빌은 '제노니아4’ 출시를 준비하면서 자국어에 애착이 높은 중국 유저들의 성향을 반영해 게임내 모든 텍스트를 100% 중국어로 변환시키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게임빌과 마찬가지로 중국 텐센트와 중국 현시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컴투스는 지난해 10월 ‘타워디펜스’를 시작으로 올해에는 ‘몽키 배틀’과 ‘나인이닝스: 프로야구 2013’를 중국시장에 선보였다.

▲ 중국버전 밀리언아서.

중국 샨다 게임즈를 모회사로 둔 엑토즈소프트는 모바일게임인 '밀리언아서'를 올 상반기내 중국은 물론 홍콩, 마카오에 출시한다는 계획아래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체질을 개선한 위메이드의 경우 올해 출시 예정인 MMORPG의 상당수를 중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JCE는 ‘롤 더 스카이’와 ‘로스트 사가’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중국시장 매력적이긴 한데...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성장하고는 있지만 현지시장 상황은 그리 녹녹치 않다. 실제로 중국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쓴 맛만 보고 발을 뺀 국내 게임사들이 적지않다. 

중국 온라인 매체인 두두차이나는 지난 1월 30일자 보도를 통해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출한 한국 게임사 중 10% 정도만이 정착한다"고 전했다. 중국 리서치 기업인 '이미디어리서치'(iiMedia Reserch)에 따르면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출한 한국 게임사의 80%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게임사들의 중국 시장 진출 실패에 대해 게임 현지화 부족 등 게임 콘텐츠 자체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외부적인 환경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블랙마켓, 저작권 문제, 국내와는 다른 결제시스템은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시장 진출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 중국 오픈마켓 중 하나인 엔두마켓.
현재 중국 오픈마켓의 수가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지만, 국내 업계에선 약 4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중 60% 이상이 이른바 불법복제 게임물을 판매하는 블랙마켓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블랙마켓은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게임사들에는 큰 골칫거리다. 게임을 출시한 지 일주일만에 블랙마켓에서 결제 해킹 시스템을 적용한 불법 복제 게임이 버젓이 유통되다보니 게임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블랙마켓을 제외하더라도 약 200개가 넘는 오픈 마켓의 수도 국내 게임사들에는 고민거리다. 

결제시스템의 구조는 각 마켓마다 다르게 설정되어 있는데, 이들 오픈마켓에 맞는 결제시스템을 일일이 개발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유입수가 많은 오픈마켓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도 어렵다. 중국의 경우 지역별, 성별, 세대별로 선호하는 오픈마켓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결제방식도 다르다. 중국의 경우 국내 오픈마켓처럼 통신요금에 부과하거나 신용카드로 결제되는 방식이 아닌 선불카드, 신용카드, 온라인 결제 시스템 방식이 대부분이다. 국내 게임사들의 경우 이러한 결제 방식이 생소해 게임 내에 적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블랙마켓과 결제 시스템 보완을 위해 텐센트와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 3대 통신사가 ‘표준 모바일 인앱(In-App) 결제 플러그인’을 개발하는 한편 보안 강화를 통해 불법복제 방지에도 나설 계획이지만 실제 적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표준 모바일 인앱 결제 플러그인 개발 프로젝트’의 경우는 가입자수 3위의 차이나텔레콤이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현지시장 분석 우선돼야
국내 게임업체들이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을 진출하기에는 적지않은 복병이 도사리고 있지만, 그렇다고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도 없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시장 진출, 특히 잠재성이 큰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을 지나쳐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국내 게임사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

업계전문가들은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우선 현지시장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최고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추콩’의 천하오즈 대표는 지난 4월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한국 모바일게임사들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것은 중국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운영체제별 소비자 분포, 오픈마켓 시스템 등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경우에는 현지 퍼블리싱 업체와 협업을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세분화된 전략 수립도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주요 키워드다.

텐센트 코리아 이주옥 실장은 지난 2월 ‘2013 글로벌 게임산업 전략포럼’에서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변동이 심한 국내 시장과는 달리 기존의 인기 게임이 오랫동안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며 “장르별 점유율, 게임의 플레이 방식 등 세분화된 전략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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