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사 지식경영 관계자 : "저희 직원들은 출근하자마자 CoP(학습동아리)를 통해 궁금한 것을 해결하고, KMS를 활용해 관련 지식을 조사함에 따라 업무 생산성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실제 그룹 회장님까지도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 모습에 감동해서 전사적으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죠"

 #국내 H사 지식경영 관계자 : "KMS 구축한지 1년이 지났는데도 별로 성과가 없는 상황이라 답답합니다. 사실 KMS 구축 필요성에 대해 회사 내부적으로 논란이 있기도 했었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많이 썼는데, 결국 우려했던 부분이 그대로 나타난 셈이죠"

취재하면서 기업들에게 들은 얘기다. 이처럼 유독 KMS 분야만큼은 고객들의 반응이 극과극일 때가 많다. 이럴 때 마다 기자 입장에서는 다소 혼란스럽기도 하다. 그동안 KMS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는 많은 기업들의 얘기들을 들어왔다. 특징 중 하나가 바로 KMS 분야만큼은 이처럼 성공과 실패의 판가름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이유는 분명했다. 다른 솔루션 분야처럼 어떤 툴에, 어떤 체계를 가져가는 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사후 활용측면에서 운영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KMS의 특징 중 하나다. 앞서 언급했던 P사와 H사의 내부 속사정을 살펴봐도 도입했던 툴은 같은 것이다. 같은 업체의 솔루션을 구축했는데도 불구하고 결과는 정 반대로 나온 것이다.

KMS은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에 많이 비유한다. 사람처럼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감동을 위한 행위들이 동반되지 않으면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떠한 체계나 비싼 툴이 사람을 감동시키기는 힘들다. 이 툴을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따라 감동을 줄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즉, KMS를 움직이고 발전시키는 데는 ’운영’에 달려있다.

기업 담당자 중 한명이 축구 경기를 예를 들어 설명한 적이 있다. 축구의 규칙은 어느 나라를 가던지 똑같다. 하지만 그 경기를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따라 환상적인 게임이 될 수도 있고 그냥 그저 그런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지식 경영도 KMS를 도입한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이 운영에 대한 노하우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운영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하루가 필요한 것일까. 바로 ’자발성’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 대해 강조해 왔지만 여전히 가장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단순히 상사의 지시에 의해, 회사 규정으로 인해 강제적으로 하는 것에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운영된다면 일은 쉽게 풀린다. 물론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 회사의 노력이 더 없이 중요하다. 솔루션을 도입해서 구축하는 것 이상의 노력을 더 많이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고, 직접 솔선수범하는 방법도 필요하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 자벌적인 참여에서도 다수가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소수 인력이 모범이 돼서 전체 직원을 움직이게 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지만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업은 기다리면서 인내심을 보여줘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 너무 시급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실패했다는 지적도 많이 한다.

앞서 언급했던 H사도 이제 도입 시기가 1년 밖에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미 분위기는 ’울상’이다. 이처럼 많은 기업들이 1년안에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성급한 마음에 실패로 단정 짓고 더 이상의 노력을 쏟지 않는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국내 한 기업에서 KMS를 도입하고 난 뒤 지식 경영을 추진하면서 모토로 내건 것이다. 이들은 전체 직원들이 움직일 때까지 지속적으로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시간에 구애 받지도 않았다. 이들은 결국 구축 3년 후부터 성과가 나기 시작했고 5년차가 되는 지금은 업계에서 모습 사례로 꼽힐 정도다.

KMS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이처럼 ’다수의 자발성’이라고 한다면, 현재 국내 분위기로서는 제대로 기회를 잡은 셈이다. 지금 웹 2.0의 열풍은 쉽사리 꺼지지 않고 있고, 여기에 엔터프라이즈 2.0으로까지 이슈가 확대되면서 KMS 시장을 달구고 있다. 몇몇 기업에서는 이런 엔터프라이즈 2.0의 이슈로 KM을 재구축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올해 다소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국내 KMS 시장의 핵심시장이었던 공공부문의 프로젝트들이 상반기 대폭 축소되면서 관련 업계가 활기를 잃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의미있는 사례들이 선보였다. H은행의 경우 차세대 지식경영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최신 웹 2.0 기술을 접목해 팀룸, 위키(Wiki) 형태의 업무 매뉴얼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구축했다. 이 외에도 공공 기관에서도 소셜 네트워크 기반의 지식행정체계를 구축한 사례도 있어 관심을 사기도 했다.

이처럼 올해를 기점으로 이러한 웹2.0을 기반으로한 다양한 시스템 구축 사업들이 전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움직임 속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역시나 ’자발적인 참여’다. 여기에 무게 비중을 더 많이 둬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웹 2.0 트렌드와 함께 제대로 한판 벌일 수 있을 것이다.

성현희 기자 ssung@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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