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C 상면은 포화상태다. 물리적으로 확충하려 고민했지만 몇 년이 지나고 나면 다시 똑같은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때문에 서버 가상화가 적극 도입돼야 할 시기다.”

박흥배 호스트웨이IDC 센터장은 “올해 들어 수익모델을 지속적으로 고민하는 가운데 해답을 찾은 것 중 하나가 서버 가상화”라면서, “도입시기가 지금”이라고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이는 비단 호스트웨이 IDC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 모든 기업들과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용자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서버 가상화를 도입한 곳은 많지 않다. 여전히 서버 가상화를 도입하려고 고민하는 수준이다. 결국 가상화 기술에 대한 인식과 중요성은 고객들이 모두 인식하고 있지만 실무적인 부문에서는 활용성이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IT매니저 51%, ‘서버 가상화 채택 않고 있다’

이는 최근 소프트웨어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도 잘 나오고 있다. 소프트웨어진흥원이 인용한 미국 IDG의 조사 결과를 보면, 314명의 IT 매니저 가운데 51%는 ‘서버 가상화 기술을 채택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 서버 가상화 기술을 실무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용자 역시 많지 않았으며, 시험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기업도 전체의 1/5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상화 기술을 핵심적인 서버기술로 평가하고 있는 사용자는 불과 4%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기업의 대부분이 가상화 기술에 대해 큰 의구심을 갖고 있어 시험적인 도입조차 않고 있다는 실망스런 결과다.

이는 다음과 같은 가상화 도입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IT조직 내부의 기술적 능력 결여 ▲서버 가상화 채택에 따른 효용의 불투명성 ▲도입, 운용, 비용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 ▲복수서버(복수의 가상 서버)에 의한 서버상의 장애발생 ▲가상머신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업체들의 지원 부족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에 대한 불명확성 ▲가상머신의 관리 툴 품질 ▲가용성에 대한 불안감 등이다.

가상화 수요, 희망은 있다

물론 이 같은 조사결과가 국내 시장과 완벽하게 맞지는 않지만 크게 다르지도 않다. VM웨어가 이미 100여개의 고객들을 확보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사용자들은 서버 가상화를 놓고 반신반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객들이 아직 가상화 도입으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나 가상 서버의 신뢰성 면에서 의문을 갖고 있다. 또 가상화 도입 시 비용절감이 얼마나 될 수 있을지 좀 더 정확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신기술에 대한 불안과 부담감, 가상화 기술에 대한 IT 기술자의 부재도 가상화 도입시기가 늦춰지는 이유이다.

박흥배 센터장은 “기술적인 설명을 들으면 서버 가상화의 필요성에 동의한다. 하지만 실제 적용했을 때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가 걱정이며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것은 인식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 주요 서버 업체들도 인지하고 있다. 때문에 주요 업체들은 가상화를 고객들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 또 비용적인 측면에서 가상화 시스템 도입 및 운영까지에 대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맛보게 하라’, 체험 마케팅 활발

모든 선진 기술이 그러하듯이 고객의 체험은 가장 중요하다. 무엇인지를 미리 알수 있어야하고, 사용을 직접 해 본 뒤에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기 때문이다. 가상화는 오래된 기술이기는 하지만 최근 들어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아직도 많은 고객들이 선뜻 가상화가 무엇인지를 알기는 힘들다.

이러한 점 때문에 서버 가상화 업계에서는 체험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HP(대표 최준근)는 고객이 실제로 가상화와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체험해 볼 수 있는 AIDC(Adaptive Infrastructure Discovery Center)를 지난해 11월 오픈했다. AIDC란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운영기술을 시연해 볼 수 있는 데모센터로 HP의 비즈니스 엔터프라이즈 핵심 전략의 일환이다. 단순한 서버, 스토리지 등의 성능을 소개하는 단계가 아닌 실제 데이터 센터의 기획, 설계, 구축, 운영 방안까지 모든 것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자리다. 최근 연이어 오픈한 블레이드센터 체험센터도 같은 맥락이다. 블레이드 서버는 서버통합에 있어 핵심 인프라 중 하나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대표 유원식)도 조만간 블랙박스라는 이동식 체험관을 운영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블랙박스 프로젝트는 이미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이동식 체험 서비스로써 데이터 센터의 효율성 극대화를 고객들에게 직접 보여줄 수 있어 국내에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한국썬 측은 기대하고 있다.

VM웨어(대표 현태호) 역시 다양한 파트너 마케팅 및 공동 영업 활동을 통해 고객이 실제로 제품 및 기술의 장점을 쉽게 체험 및 검토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또 고객들의 실제 환경에 대한 서버 인벤토리 분석 및 자원 활용률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도입 효과 분석을 제공하여 고객에게 실질적인 이점을 입증해 나갈 방침이다.

김광선 한국HP 상무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며 “고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통합솔루션으로 제공하라

서버 가상화가 서비스지향인프라스트럭처(SOI) 구축의 선결과제로 자리잡으면서 관련 업체들은 서버 가상화라는 단일 개념보다도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컨설팅을 강화하기 시작했으며, 다양한 측면에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한국IBM은 단순한 비용절감 측면이 아닌 안정성과 보안을 비롯해 SOA까지 아우르는 통합된 서비스적인 측면에서 가상화에 접근하고 있다. 안병현 한국IBM 시스템&테크놀러지 실장은 “단순한 IT 기술이 아닌 비즈니스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업무⦁관리 성과의 극대화를 통해 실제 비즈니스를 가장 잘 지원할 수 있는 핵심 IT 인프라로서 고객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각 기업의 특성에 적합한 가상화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상화 컨설팅을 확대할 예정이며, 도입 이후의 효과도 미리 측정하여 기업의 예측성을 높일 예정이다. 지난 6월에는 가상화ㆍSOA(Service Oriented Architecture) 등 총 6가지 분야의 기술 컨설팅과 솔루션을 묶은 ‘톱6 프로패셔널 서비스’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일 한국썬 마케팅 총괄 상무는 “IT 운영비용 절감 및 인프라 복잡성 완화와 같은 가상화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고객의 결정을 촉진시킬 수 있을만한 다양한 가상화 관련 솔루션을 개발해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4S(시스템, 소프트웨어, 스토리지, 서비스) 제품 딜리버리 가치를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유니시스(사장 강세호)는 사전 컨설팅 서비스와 워크샵을 통해 고객에게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RTI(실시간 인프라스트럭쳐)전략을 바탕으로 스케일 업 버추얼라이제이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X86 시장 집중 공략대상

서버 가상화 이슈는 x86 서버를 기반으로 한 윈도우 서버에서 발생하고 있다. x86 서버들의 단가가 하락하면서 저렴한 서버의 구매가 늘어났고 그에 따라 관리인력 부족, 공간부족, 전력부족 등의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다. 때문에 고객들은 서버 가상화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HP는 VM웨어와 협력하여 x86 윈도우 서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유닉스 서버에는 자체 가상화 솔루션인 VSE(Virtual Server Environment) 스위트를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HP의 가상화 솔루션에는 캐파시티 어드바이저(Capacity Adviser)가 포함되어 있어 가상화 도입 시 실제 ROI 및 도입효과를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IBM도 가상화 솔루션 대상 고객을 SMB로 확대시켜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인텔, VM웨어 등과 SMB 기업을 대상막?한 가상화 솔루션 프로모션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겨냥해 유닉스와 x86을 아우르는 하드웨어적 가상화와 통합 가상화 관리자(IVM; Integrated Virtualization Manager) 솔루션을 통해 메인프레임, 유닉스, x86과 스토리지 등을 모두 통합해 지원할 방침이다.

VM웨어는 이미 국내 x86 서버 시장에서 그 입지를 굳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지사를 설립한 이후 1년 사이에 100여개의 고객 사이트를 확보했으며 다양한 구축 성공 사례도 많이 알려져 있다. 한국HP와 한국IBM, 델, 한국썬 등과의 OEM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다우기술을 중심으로 한 20개의 채널들이 각 산업별로 활발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채널 5곳을 더 확보했다.

현태호 VM웨어코리아 지사장은 “VM웨어 도입을 통해 ROI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면 이 같은 성장은 불가능 했을 것”이라며, “지난 해 80% 성장했다. 올해는 10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진상 기자 jinsang@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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