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성상훈 기자] 요즘 컨버터블PC를 취재하면서 아쉬움과 놀라움을 동시에 느낄 때가 많다. 태블릿PC와 울트라북의 장점을 합친 디바이스답다는 탄성과 함께 불편한 요소도 적지않기 때문이다.

컨버터블PC는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와 데스크톱PC의 확장성을 둘다 갖췄다. 문서작성을 위한 오피스는 물론 카메라로 담은 영상을 편집하거나 인기있는 온라인 게임을 '휴대'하면서 즐길 수 있다.

여기에 터치스크린이 추가로 접목되니 한마디로 '다루는 재미'가 있다. 그러나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윈도8 이라는 운영체제가 터치스크린에 최적화됐다고는 하지만 아이패드의 iOS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는 근본부터 다르다. '사용자' 입장에서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게 갈린다.

예를 한번 들어보자. 일단 윈도8은 멀티 태스킹이 가장 강력하다. 웹브라우징 도중 다운로드와 업로드를 동시에 즐기면서 화면 한쪽에 동영상을 감상하거나 화상채팅을 하는 등의 다양한 것을 동시에 즐긴다.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태블릿 입장에서는 부러운 기능이다. 게다가 휴대하면서 이같은 기능을 다 소화한다니 놀랍지 않은가? 그러나 이 모든 작업을 100% 터치스크린으로 조작하기엔 상당히 '불편'하다.

실행창 하나 닫을 때마다 손가락으로 하나씩 닫힘아이콘(X버튼)을 눌러야 하고, 터치스크린 보다는 마우스와 키보드에 최적화된 동영상 플레이어가 많다.

마우스와 키보드가 필요한 기존의 윈도 환경에서 이어져온 프로그램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를 강조하다보니 윈도 사용자라면 익숙했던 '시작버튼'도 없다. 이 때문에 시작버튼과 함께 원하는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과정 자체가 윈도8에서는 아주 불편해졌다.

윈도키를 눌러 메트로UI 상태로 되돌아가 프로그램을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어찌보면 MS가 유도하는 방향일 수도 있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번거롭기 짝이 없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마우스, 터치스크린이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데스크톱PC, 태블릿, 노트북 등 그 어떤 디바이스도 소화가 가능한 운영체제다. 반대로 뚜렷한 포지셔닝이 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사용자들의 호불호가 갈린다.

이러한 상황은 컨버터블PC를 사용하다 보면 자주 접한다.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최근 인기 절정을 누리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를 컨버터블PC에서 실행시켜 봤다. 울트라북 급의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디바이스라면 무리 없이 돌아간다. 태블릿 모드로 변형해도 '실행' 하는데는 아무런 무리가 없다. 그러나 캐릭터를 이동시키고 스킬을 사용하려고 하면 당연히 마우스와 키보드가 필요해진다.

터치스크린으로도 어느 정도의 조작은 가능하지만 게임의 인터페이스 구조상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 터치스크린의 존재만으로도 '아 키보드와 마우스없이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이 경우는 MS가 아닌 게임 제작사인 라이엇게임즈가 해결할 문제다. 하지만 이는 게임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윈도8 기반의 수많은 프로그램을 실행할때 느끼는 일종의 '희망고문'이다.

시간이 지나고 운영체제가 자리를 잡으면 프로그램 개발사에서도 이에 대한 최적화를 마련하겠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컨버터블PC에서 터치스크린이 '불편'하지 않은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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