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대학 4학년이 되는 윤예슬(가명)씨는 얼마 전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태블릿PC를 구입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 고민이 생겼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이 구입한지 벌써 3년이나 지난 사실을 알게됐기 때문이다. 노트북 가격이 많이 내려서 태블릿PC 가격에 조금만 돈을 보태면 높은 사양의 울트라북을 살 수 있을 것같았다. 더욱이 취업 준비에다 졸업 논문까지 앞 둔 상황. 그렇다고 갖고 싶었던 태블릿PC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고심 끝에 실리를 택하기로 하고 울트라북을 사기 위해 전자제품을 매장을 찾았다. 그런데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물건을 발견했다. 태블릿PC는 물론 울트라북의 기능까지 갖춘 '컨버터블PC'를 발견한 것이다.

태블릿PC의 엔터테인먼트 기능과 더불어 울트라북의 메인PC 기능까지 갖춘 컨버터블PC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컨버터블PC의 기능을 최대로 살릴 수 있는 다양한 기술까지 등장하면서 새로운 시장영역을 구축할지 주목되고 있다.  

2012년은 울트라북, 2013년은 컨버터블PC
지난해 12월 인텔은 '테크 투 더 퓨처'(Tech to the Future) 포럼을 개최하고, 2013년 PC시장은 컨버터블PC가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 '윈도8 탑재 PC를 구매할 때 어떤 제품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44%가 컨버터블PC를 구매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자료제공 = 인텔코리아)

인텔의 한 관계자는 "콘텐츠의 생산과 소비 측면에서, 노트북과 울트라북이 콘텐츠 생산에 주력해왔다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은 콘텐츠 소비에 무게 중심을 두었는데, 앞으로는 사용자들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찾는 쪽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확연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윈도8 탑재 PC를 구매할 때 어떤 제품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44%가 컨버터블PC를 구매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PC시장을 이끌었던 울트라북의 경우 터치가 지원되지 않는 제품(3%) 보다는 터치 가능한 제품(31%)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태블릿PC를 구매하겠다는 응답자는 22%로 조사됐다.

윈도8을 탑재한 디바이스 중이라는 전제 조건이 붙은 조사 결과이긴 하지만 소비자들의 컨버터블PC에 대한 관심과 구매 욕구가 높다는 사실을 파악하기에 충분하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컨버터블PC 판매 수치도 긍정적이다.

PC·가전유통 업계에 따르면 국내 컨버터블PC 제품인 삼성 아티브와 LG전자 탭북의 지난 3월까지의 판매량을 보면 지난해 대비 5%이상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의 판매 대수도 늘어나 G마켓에서 아티브와 탭북 판매량이 전달 대비 47%까지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망 자유자재 접속 가능한 컨버터블PC 등장 초읽기
태블릿PC를 사용하다 컨버터블PC를 구매한 사용자들의 가지는 가장 큰 불편함은 역시 통신망에 자유롭게 접속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무선와이파이가 안되는 지역에서는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는 제약이 따르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불편함도 조만간에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 KT는 컨버터블PC에 탑재가 가능한 이동통신모듈를 선보였다. (사진제공 = KT)

지난달 28일 KT와 인텔코리아는 이동통신모듈을 탑재한 삼성 아티브와 HP의 엘리트패드를 선보였다.

이 2종의 컨버터블PC는 아톰 기반의 제품으로 KT의 LTE 또는 HSPA+ 모듈이 탑재해 별도의 단말기 없이도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KT는 향후 이러한 이동통신모듈을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현석 KT 모바일단말담당 상무는 "앞으로도 KT가 지원하는 서비스인 ALL-IP를 통해 사용자들이 스마트 폰뿐 아니라 PC, 울트라북, 컨버터블PC 등 많인 기기에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해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춘일 인텔코리아 전무도 "KT의 빠른 서비스와 결합해 AOAC(Always-On, Always-Connected)서비스가 가능해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컨버터블PC에 날개 달아줄 인텔 4세대 프로세서 '하스웰'
지난 1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3' 사전 행사에 참석한 커크 스카우겐 인텔 부사장은 인텔 4세대 프로세서인 '하스웰'이 컨버터블PC의 가격을 낮추는 것은 물론 배터리 소모량도 줄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컨버터블PC가 2013년 대세로 자리잡긴 위해서는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가격 하락과 배터리 소요시간의 증가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현재 국내 기준으로 컨버터블PC의 가격은 120만~170만원대(인텔 코어 CPU탑재 기준)에서 형성돼있다. 배터리 소요 시간은 완전 충전시 4~5시간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인텔은 '하스웰'이 컨버터블PC의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커크 부사장은 "컨버터블 제품의 경우 800달러(약 90만원)에서 유지될 것"이라며 "배터리 소요시간도 지금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스웰은 4세대 인텔코어 프로세서로 3세대 인텔코어 프로세서인 '아이비브릿지'와 같은 22mm공정이 적용됐지만 전력 사용량을 줄이고 성능은 개선한 제품으로 올 여름 시장에 공개 출시될 예정이다.

커크 스카우센 인텔 부사장은 "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울트라북과 컨버터블 제품에 염두에 두고 개발된 최초의 인텔 프로세서"라며 "터치로 조작할 수 있는 기기가 큰 폭으로 발전할 것이며, 컨버터블 울트라북이 중요한 흐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컨버터블PC 냉소했던 애플까지
주요 글로벌PC 업체들은 물론 인텔까지 자체적으로 개발한 컨버터블PC 개발에 나선 가운데 좀처럼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애플이 컨버터블PC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 애플이 미국 특허청에 제출한 자료 (사진출처 = Gotta Be Mobile)

지난 4일(현지시간) 씨넷은 미 특허청이 애플이 출원한 '전자기기를 위한 디스플레이' 특허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특허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애플이 출원한 기기는 노트북 형태로 모니터를 본체에서 분리할 수 있도록 만든 컨버터블PC와 유사하다. 애플은 이 기기에서 모니터가 본체와 분리해도 무선으로 충전이 가능한 부분을 특허 출원했다.

애플은 "본체와 모니터가 모두 무선 충전으 위한 칩으 포함하고 있어 모니터가 본체에서 분리될 경우 본체는 유선으로 공급받은 전력을 모니터로 전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그동안 애플은 컨버터블PC 제품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었다. 지난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애플의 CEO 팀 쿡은 "모든 것들이 컨버전스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지만 사람들은 즐겁게 할 수 없는 것들로 균형을 잡으려고 하는 것은 문제"라며 "토스터와 냉장고를 결합한다면 소비자들은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만약 애플이 컨버터블PC를 출시한다면 이미 컨버터블PC 제품을 출시한 다른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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