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호연 기자] 음성 통화 무제한 시대가 열렸다. SK텔레콤, KT에 이어 LG유플러스가 지난 12일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무제한 요금제'를 내놨다.

통신3사가 음성/문자 무제한 및 데이터 중심으로 요금제를 개편하는 시도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보조금 경쟁에서 벗어나 서비스 경쟁으로 방향을 바꾼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이통 업계가 음성 무제한 요금제의 혜택을 강조하며, 6만원 후반 이상의 고액 요금제가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몰고 가는 상황은 소비자로선 불편하다.

통신3사는 음성 매출 감소를 무릅쓰며 소비자를 위해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았다고 ‘생색’을 내지만, 실제 통신비 인하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을 지울수 없기 때문이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의 분석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들은 통신사가 새로운 요금제를 통해 기본료를 3000원에서 7000원까지 높임으로써, 오히려 이통사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더 높아졌다고 분석한다. 음성 매출 감소부분도 높아진 기본료로 충분히 메꾸고도 남는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통사들은 실질적인 통신요금 인하 대신, 추가 요금을 지불하면 혜택을 더 주는 방식으로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고 있다. 이통3사가 앞다퉈 선보인 LTE데이터 무제한 프로모션, 이번 음성 무제한 요금제가 바로 그렇다. 

이번 요금제는 철저하게 LTE 고액 요금제 가입자에게 ‘초점’을 맞춘 것으로, 5만원 이하 요금제 가입자는 혜택에서 배제됐다. 오히려 기존 데이터, 음성 통화 제공량을 줄여 통화비 부담이 더 늘어난 셈이다. KT의 경우는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3G 가입자는 5월부터 혜택을 받게 해 “LTE 가입자와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통신업계가 소비자에게 LTE 고액 요금제를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상황에서, 단말기 할부금까지 포함하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가계 통신비 10만원이 ‘기본’인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젠 소비자가 똑똑해져야 한다. 이통사 대리점이나 판매점 직원의 사탕발림에 현혹되지 말고, 냉정하게 자신의 휴대폰 소비패턴을 진단해 이에 맞는 요금제를 택해야 한다. 음성과 데이터를 많이 사용한다면 이통사의 요금제, 음성 통화량이 적다면 유심 요금제 등 자신에게 유리한 요금제를 선택할 줄 알아야 한다.

최신 유행하는 단말기, 브랜드만 쫓다가 통신비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음을 염두해야 한다. 그 어느때보다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 또한 통신비 인하를 위해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시장을 조성해야 한다. 현재 이통 시장은 단말기 뿐만 아니라 요금제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통3사가 LTE 고가 요금제에 주력하겠다면, 정부는 알뜰폰(MVNO)이나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를 통해 음성 및 데이터 소량 사용자나 3G 가입자를 배려한 다양한 요금제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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