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DELL)의 상장폐지 움직임이 복잡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1대 기관투자사인 사우스이스턴이 상장 폐지를 저지하기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한데 이어 이번에는 기업사냥꾼이라 불리는 '칼 아이칸'이 델의 주식 매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블랙스톤 최고경영자(CEO)인 칼 아이칸(사진출처=로이터)

6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매체인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블랙스톤그룹(Blackstone Group)의 최고경영자인 칼 아이칸이 델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해 현재 6%까지 확보했다며 인수 가능성을 제기했다.

따라서 블랙스톤은 사우스이스턴(지분율 8.4%)에 이어 2대 기관투자사가 된다.

일부 외신은 블랙스톤이 현재 델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사모펀인 실버레이크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는 보도도 내놓고 있다. 실버레이크는 델의 인수 가격으로 244억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칼 아이칸이 마이클 델의 상장 폐지 계획을 저지하고 매각 가격을 높이려고 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CNBC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칼 아이칸이 델의 특별위원회 자문단을 만나 차입 자본화를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차입 자본화는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지분 구조를 바꾸는 것을 말하는데, 현재 칼 아이칸은 델의 부채 90억달러를 떠맡고 주주들에게 특별 배당금을 주는 것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마이클 델 연합보다 높은 지분율을 확보하고, 주주 총회를 통해 상장폐지를 저지하는 한편 매각 금액을 높이려는 시도를 한다는 것이다.

델의 상장폐지 계획을 적극적으로 저지하려는 사우스이스턴과의 연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차입 재본화를 주장한 칼 아이칸 측에 대해 특별위원회 자문단은 'go-shop'조항에 참석할 것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계획은 이미 사우스이스턴이 이미 주주들에게 제안한 방안이다. 'go-shop'조항이란 특정 인수자와 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일정 기간 안에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인수자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말한다.

사우스이스턴과 블랙스톤은 지난 2012년 블랙스톤이 '체서크 피크 에너지' 인수 당시 손을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사우스이스턴이 마이클 델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업체를 물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갖가지 추측에 대해 칼 아이칸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델의 상장폐지를 결정지을 주주총회는 오는 3월 22일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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