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TV 시사프로그램에서 한 토론자가 집단지성이라는 말을 했다. 2008년 5월과 6월 대한민국의 한 테마로 자리 잡은 촛불집회를 보고 한 말이었다. 집단지성은 웹2.0을 가능케 하는 힘이다. 웹2.0을 대변하는 참여, 공유, 개방의 정신은 집단지성의 원천이기도 하다. 점점 웹 2.0을 IT업계에만 국한해서 볼 수 없는 상황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기업 뿐만 아니라 전체 사회로 웹2.0이 퍼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나온 말이기는 하지만 벌써부터 웹3.0 , 웹4.0에 대한 논의도 시작됐다. 

 올해초 IT Today가 2008 트렌드를 선정하며 웹2.0을 선정했던 이유는 분명했다. 인터넷 시장을 비롯해 사회 전반적으로 웹2.0은 가장 큰 이슈였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 국내 IT 전문가 2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중 66.5%의 응답자가 웹2.0을 2008년 IT산업의 큰 이슈라고 전망했을 정도다.

가트너 역시 웹 2.0의 핵심 개념인 매시업 기술과 웹 플랫폼 등이 올해 더욱 중요한 개념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매시업 기술은 향후 5년간 엄청난 속도로 발전,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상황을 보면 웹2.0은 이제 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지난해만 해도 웹2.0이라는 용어 자체에 호들갑을 떨었지만 올해부터는 실제 적용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대다수의 애플리케이션은 웹2.0과 연동 또는 호환이 가능하도록 프로그래밍되고 있다. 단순히 데스크톱, 포털형 애플리케이션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기업용 컴퓨팅 분야에까지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컴퓨팅 업계도 웹 2.0 변화에 민감하게 주시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웹2.0이 웹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기업환경에도 적용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인터넷 미디어 업체는 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으며 그 안에는 웹2.0 철학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또 이를 통해 컨버전스 환경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검색 및 광고에만 국한됐던 비즈니스 모델을 더욱 다양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웹2.0은 플랫폼 개방을 가속화했으며 차세대 플랫폼 시장인 IPTV, 모바일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IT서비스 업체들도 올해초부터 웹2.0에 적극 매진해왔다. 향후 2년간 웹2.0 관련 시장 규모가 100억원, 시스템 개발 1000억원, 비즈니스프로세스아우소싱(BPO) 300억원씩 등 총 14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S, LG CNS 대기업들은 웹2.0을 직접 경영활동에 접목하면서도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웹2.0이 가장 활발한 곳은 아무래도 인터넷 업계다. 웹2.0의 특징과 기술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블로그나 미니홈피와 같은 1인 매체는 소셜네트워크, 집단지성, 긴꼬리(longtail), UCC, 분산형 광고인 애드센스 등으로 영역을 확장시켰고 광고 소비자였던 개인은 광고주가 되거나 자기 블로그에 광고를 게시하는 광고 게시자로 부각됐다. 1인 매체의 확산과 분산형 광고라는 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웹2.0 사이트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소셜네트워킹 서비스(SNS) 사이트만 해도 하반기에 많으면 10여개가 잇달아 오픈할 예정이다. 웹2.0 사이트로 불리는 판도라TV, 테터앤미디어, 블로그칵테일 등은 여전히 회사규모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웹2.0은 오프라인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최근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IT융합에 대한 논의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전통산업과의 접목에서 인터넷이 끼치는 영향력은 크다. 참여, 공유, 개방이라는 웹2.0의 정신이 투영된다면 기존 전통산업의 판영업, 유통, 광고 전략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변화가 일어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반기에도 웹2.0은 산업 속으로 파고 들 것이다. 김중태 칼럼니스트는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가치를 지닌 웹2.0 기업 출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면서 "무엇보다도 웹 표시나 동적검색, 실시간검색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서비스가 실제로 등장해 웹문화와 웹산업을 한 차원 더 발전시키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웹2.0의 거품 논쟁도 이제 더 이상 의미 없게 됐다. 웹2.0을 단순히 인터넷 사업 차원에서 수익성만 따지는 거품으로 몰기에는 이제 범주가 너무 확대됐기 때문이다. 웹2.0은 IT를 넘어서 문화적, 사회적인 현상으로 계속 무한 확장하고 있다.

이병희 기자 shake@ittoday.co.kr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