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그린 액센츄어 회장

"인재는 관리하는 게 아니라 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Accenture)의 빌 그린(William D. Green) 회장이 이달 중순 국내 초청강연회에서 던진 첫마디다. 최근 미국의 금융지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가 선정한 미국 최고 CEO이기도 한 그린 회장은 글로벌 경영시대의 조직문화와 인재관리 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린 회장의 강연은 주로 인재에 대해 초점이 맞춰졌다. 기업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이며, 인재의 역량을 존중하고 키워 나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강연요지다.

그린 회장은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 기업 활동이 다극화 되고 있는 현재 아무도 인재를 독점할 수 없다"며 "인재유치는 글로벌 한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고 회사와 중간급 회사의 차이는 인재"라며 "유일하게 경쟁사에서 카피하지 못하는 것이 인재이고 그게 바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린 회장은 한국 기업에 대한 조언으로 "외부에서 영입된 인재를 회사에 맞추기 보다 알아서 진두지휘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자신의 철학과 백그라운드를 회사와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빌 그린 회장이 말하는 기업경쟁력 ’인재’>

1. 비즈니스 모델은 경쟁사가 베낄 수 있지만 인재는 베낄 수 없다.

2. 최고의 회사와 중간급 회사의 차이는 바로 인재다

3. 직원의 가치를 높이는 데 포커스를 맞춰라. 교육하면서 성장할 기회를 줘라.

4. 주변 사람의 재능을 활용하고 공유해서 나갈 수 있는 사람이 리더다.

5. 글로벌 인재를 고용할 때는 한국의 눈으로 세계를 보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눈으로 한국을 봐라.

Q. 글로벌경영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A. 액센추어의 경우 전 세계 50여개 나라에서 일하고 있고 직원들은 18만명, 총매출 200억달러에 달한다. 이런 조직을 이끄는 데는 인재가 가장 중요하다. 액센추어는 직원들의 모임이다. 회사를 위해 일 해주는 사람들의 모임인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인재고 인재가 갖고 있는 재능이다.

Q. 인재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A. 인위적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관리해야한다. 이제 인재유치는 기술이 아니라 산업하는 방법이다. 글로벌한 차원에서 포괄적으로 해야 있다. 인재의 독점이란 있을 수 없다. 재능 있는 인재는 전세계에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최상의 재능을 갖춘 인재를 보유한 회사가 성공한다. 유일하게 경쟁사가 배끼지 못하는 게 인재와 그의 재능이다. 그 것이 기업의 경쟁력이고 차별화 요소인 것이다. 또한 일반적인 사람들이 독특한 행동을 할 수있도록 이끌어 내야한다. 1년에 8억달러 투자해서 직원을 교육하는데 교육을 통해 비전, 목적, 가치에 대한 에너지를 주고 영감을 주는 것이 목표다.

Q. 최고회사와 중간급 회사의 차이는 무엇인가?

A. 이 역시 인재다. 일단 최고 자리에 올라선다면 유지하기가 더욱 어렵다. 5년전에 시작한 연구의 결과를 보며 하이퍼포먼스가 무엇인지 공부했다.

포춘의 500대 기업을 보면 지난 몇 년 동안 기본적으로 등장 업체들이나 순위가 바뀌었다. 업계를 리드하는 회사도 바뀐다. 이 연구결과에서 500여개의 사례를 봤다. 하이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는 회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첫째, 독특한 시장에 관한 포커싱이다. 어디에서 어떤 사업이 경쟁하고, 어떤 시장이 주도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경쟁하는지 안다. 구체적 시장에서 어떻게 주도적 역할을 점하고 또 이게 무엇을 뜻하는지 안다. 둘째, 독특한 역량이다. 경쟁사와 어떤 차별성이 있는가 이다. 특별하고 독특하면서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는 핵심역량이 무엇인지 알고 이걸 나의 경쟁력으로 어떻게 전환하는 가를 아는 것이다.

Q. 다극화된 현대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A. 현재는 다극화된 사회이다. 경제환경이 변하고 있고 과거에 정상적인 것이 더 이상 정상이 아니다. 예전에 경제활동은 미국, 유럽, 일본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제는 여러 축이 경제 기업 활동의 중심이다. 미국, 유럽, 일본의 축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을 보면 이제는 드디어 전세계가 글로벌화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예전에는 나의 경쟁 상대만 걱정하고 견제하면 됐지만 다극화된 사회에선 듣지 못하고 보지도 못한 기업에서 경쟁이 들어오며,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 경쟁해 온다는 사실에 주의해야한다.

Q. 인재는 어디서 오나?

A. 노동인구는 변한다. 엑센추어의 경우 5년 전엔 인도에 400명이 있었으나 지금은 약 4만명이 있다. 전세계의 알지 못하는 곳에 있는 액센추어 직원도 존재한다. 전세계엔 엄청난 인재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을 가상의 글로벌한 회사로써 운영하며 지리와 국경선을 무시한다. 이를 통해서 나와 같은 CEO는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출장을 밥 먹듯이 한다. 5년후 엔 95% 노동력을 개발도상국에서 제공할 것이다.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선 인재가 무엇인지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리더십에 관한 정의를 새롭게 내려야한다. 사고가 달라져야한다.

Q. 인재에 대한 사고는 어떻게 변화돼야하는가?

A. 나에게 직접 보고하는 직원은 전세계 11국에서 통신 에너지, 전기, 디지털 컨버전스등을 담당하는 직원이다. 다양한 인재를 어떻게 확보하고 함께 균형을 맞추고 상호 커뮤니케이션 해나가는가가 중요하다. 문화는 변한다,. 인재는 더 이상 관리대상이 아니다. 지금의 인재는 멀티플레이가 요구된다. 더 많은 능력을 배수로 만들어야 한다. 각각의 역량을 존중 하고 키워야 한다. 인재를 데려다가 이렇게만 움직이라고 한다면 그 역량의 50%는 묻혀버린다. 역량을 제대로 갖춘 채 등장한 젊은이가 또 어떤걸 잘하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웹페이지나 마이스페이스, 기업의 자체 사이트 등을 통한 협업이 중요하다. 차세대가 뭘 좋아하고 어떻게 일하고 싶어하는지 파악해야한다. 리더십 자체가 변해야한다. 직접나서서 차세대 리더를 키워라.

중국에서 리더십 디빌로프먼트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60여명의 인원 중 상당수가 현재 액센추어를 위해 일하고 있다. 그들의 재능을 이해하고 기업문화를 전달하고 그들이 좀더 하이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임무다. 예전에 기업은 자산을 통해서 많은것 을 얻었다. 또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정의했지만 이젠 인재를 통해서 기업경쟁력이 정의되고 더 많은 것으 얻을 수 있다.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인재는 필수조건이다. 또한 기업문화 자체를 인재 유지와 확보를 가능하게 하도록 변화 시켜야한다.

Q. 우수인력을 키우면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것에 불만인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해야하나?

A. 직원의 가치를 높이는 데 포커스를 맞춰라.

직원이 일을 하면서 가장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이 흥미롭고 재미있는 직업이다. 경쟁은 그 다음이다. 직원의 가치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에 대한 분석을 위해 직원의 가치 제안서를 작성하게 한다. 첫번째는 ’크리티컬 비해이빙 인터뷰’라는 것이 있다. 액센추어의 경우 1년에 2만개 이상의 이력서 받는다. 과거 액센츄어에서 성공했던 사람들은 어떤 요소를 갖고 있는지 과학적 근거를 갖고 검토한다. 두 번째는 직원의 가치제안이다. 직원이 추구하는 가치와 기업에서 제공하는 가치가 잘 맞는지 알 수있다. 사람들이 성장하길 원한다면 성장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갈 수밖에 없다. 점진적으로 책임을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유연성도 중요하다. 포괄적인 한가지 인재육성프로그램으로는 안된다. 많은 사람을 포용하고 최상의 인재를 확보하기위해선 그들이 원하는 상황을 제시해야한다. 가정을 갖고 있는 경우, 일과 직장에 균형을 맞추길 원한다면 그것도 제공해야한다. 커리어 부분에 있어서도 전세계적으로 글로벌하게 일할 수 있도록 제공해야한다. 학습 하면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라.

Q. 한국대표기업 중 하나는 소수의 천재가 기업을 먹여 살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신은 모든 직원의 재능이 발휘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 두 개가 조화될 수 있는가?

A. 우리에게도 뛰어난 능력을 가진 스타인재가 물론 있다. 물론 스타로 대우하지 않고 스타처럼 행동 하지 않는다. 리더로 행동한다. 앞서서 리딩하는 거다. 리더가 잘하는 건 협업이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모든 직원이 자신의 능력을 백분 발휘해야 한다. 협업을 잘하고 통합을 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리더다. 주변 사람의 재능을 활용하고 공유해서 나갈 수 이는 사람이 리더다. 현대기업경영은 팀 퍼포먼스이지 개인퍼포먼스가 아니다. 직원 개개인의 모든 역량을 뽑아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야 최고의 회사가 될 수 있다.

Q. 한국 기업을 봤을 때 부족한 것은 무엇이고 극복방법은?

A. 글로벌차원에서 다양한 직원들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다양한 노하우와 아이디어를 어떻게 포섭하는가도 중요하다. 더 이상 리더가 아닌 과거의 지도자들은 세계의 변화를 고려하지 못했던 사람들이다. 다양성과 새로운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신경쓰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외부에서 인재가 들어왔다면 우리처럼 만들기 보다, 이젠 그 사람이 진두지휘 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 기업 내부 뿐 아니라 전세계에도 좋은 인재가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해 둬야한다. 그 인재의 철학과 백그라운드를 공유하도록 해야한다. 한국 기업들이 더 이상 예전의 폐쇠적인 한국기업이 아니라는 건 사실이지만 앞으로 더욱더 전세계적인 다양성을 흡수하는 것이 또 다른 발전을 위한 중요한 소스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해외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사람 뽑기도 어렵고 뽑아놔도 몇 년 못 있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기업의 문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기업문화가 글로벌하게 형성돼 있느냐가 중요하다. 또 하나는 사람을 유지하고 뽑는 기술이 과학적이지 못한 면이있다는 것이다. 실제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한국기업에게 커리어와 비전이 없다는데 있다. 성장기회는 한국사람을 중심으로 준다. 한국의 눈으로 세계를 보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눈으로 한국을 봐라.

송영록 기자 syr@ittoday.co.kr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