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영 지식경제부 신산업정책과 국장

"소프트웨어(SW)는 손에 잡히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은 것이라 접근하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이제 3개월이 지나면서 개인적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습니다. 아직도 기술적인 내용들은 이해하기 힘들지만 전반적인 SW 산업 풍토에 대해서는 파악 했습니다"

지식경제부 소프트웨어(SW) 산업 담당 신산업정책과 윤수영 국장이 털어놓은 속내다. 그는 최근 국산소프트웨어 업체 대표 25명과 만난 간담회에서 처음으로 SW 산업을 맡게 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우선 SW 분야 용어 정리부터 시작하겠다고 한다. 최근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핵심 산업인 임베디드 SW 경우만 하더라도, 단순 내장된(임베디드) SW로서의 의미 뿐 아니라 시장 확대 측면에서 인더스트리(산업) SW 등으로 개편해야 하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윤수영 국장은 임베디드 SW 뿐 아니라 IT 융합 등을 비롯한 SW 용어 정리에 우선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지금까지 가전제품과나 반도체 등을 담당해 왔는데, 상대적으로 다른 산업군에 비해 SW 분야의 용어가 너무 추상적입니다.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도 역할 분담에 어려움이 있어 애로 사항이 많습니다. 보다 명확히 정의 내릴 수 있는 용어로 정리 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최근 김익환 저자의 ’대한민국에는 SW가 없다’라는 책도 읽었다. 이 책의 요지를 간단히 한 줄로 요약하면 ’국내 시장은 SW가 살아남을 수 있는 토양이 아니다’는 것이다. 꼭 해야만 하는 핵심 산업임에도 넘어야 할 산들이 너무 많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이에 윤 국장은 국내 SW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름진 토양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SW 문화를 만드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SW 수출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위한 법적 제도 개선과 함께 새로운 SW 문화를 만드는데 앞장설 것입니다. 가장 어려운 것이 문화를 바꾸는 것이라고들 하지만 사실 엉켜있는 것을 풀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그의 이런 생각들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정책 기조에도 분명히 들어나고 있다. 수발주 문제 비롯해 SW 사업자 신고제 간소화, 원격지 개발 등이 그것이다. 윤 국장은 "당장 공공 SW 사업에서부터 하도급시에는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해서 하도급이 무분별하게 남용되는 관행부터 막을 계획"이라며 "원격지 개발 제도도 지경부에서 관리 기능한 부분부터 바로 전파할 생각으로 새로운 SW 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국장은 오히려 SW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더 강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도저히 풀리지가 않던 문제가 제 3의 시각에서 잠시 한발 물러서서 문제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순간 해결방법이 나타나는 때가 있다. "상식적인 면에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이 SW 분야에서 많다"고 말한 그의 말처럼 객관적인 시각에서 문제를 자각하고 새로운 SW 문화를 만들어 나가길 기대해 본다.

 

성현희 기자 ssung@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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