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환경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려는 시도는 많지만 아직까지 명쾌한 결과물은 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4일 전경련 컨퍼런스홀에서 KB국민은행과 서울이더리움밋업 주최로 열린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과 금융혁명' 서밋 행사에서는 지속 가능한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을 주제로 국내외 블록체인 및 금융업계 관계자들이 의견을 공유했다.

이번 행사에는 이더리움 클라이언트(사용자와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연결해주는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페가시스의 펠리페 파라지 디벨로퍼 애드보킷(Developer Advocate: 개발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담당), 이더리움 기반 레이어2 솔루션인 '토카막 네트워크' 개발업체인 온더의 정순형 대표 등이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에 대한 접근 방향을 제시했다.

펠리페 파라기 페가시스 디벨로퍼 애드보킷
페가시스의 디벨로퍼 애드보킷인 펠리페 파라지가 발표를 하고 있다.

필리페 파라지는 이날 행사에서 프라이버시(Privacy), 퍼미셔닝(Permissioning: 허가), 퍼포먼스(Performance: 성능) 세가지 부문의 해법에 대해 발표했다.

페가시스는 프라이버시 매니저인 '오리온'을 제공한다. 이 솔루션은 트랜잭션을 이더리움 상에 공개할 때 관심 있는 대상으로 배포를 제한 할 수 있다. 파라지는 "오리온을 통해 일부 노드만 정보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퍼미셔닝은 블록체인에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노드를 제한할 수 있는 기능이다. 파라지는 "퍼미셔닝을 불편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은행 등 일부 실사례에서는 꼭 필요한 개념"이라며 "페가시스는 허가해도 되는 이해 관계자들을 화이트리스트로 만들게 하는 등 다양한 퍼미셔닝 지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능면에서 파라지는 "고객들이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컨센서스 알고리즘을 바꿔, 40~50개 노드를 운영하면서도 초당 2000건 정도의 트랜잭션 처리성능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가시스는 이더리움 메인넷과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간의 상호 운용성을 기반으로 기업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퍼블릭과 프라이빗의 장점을 버무려야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이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페가시스의 입장이다.

최근에는 하이퍼렛저 생태계에도 이더리움 기술을 들고 참여하기로 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페가시스의 자바 기반 이더리움 클라이언트인 '판테온'은 하이퍼렛저 생태계에서 '베수'란 이름의 프로젝트로 제공된다. 

이를 통해 기업 시장에서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술이 확산되는 계기를 만들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 파라지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철학을 고려해 하이퍼렛저에 판테온 코드를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단순히 코드만 내놓는 게 아니라 진정한 협력의 철학을 믿고 있다"면서 "하이퍼렛저 베수는 현재 페가시스가 추진하는 중요한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베수는 판테온처럼 기업 환경에서 많이 쓰이는 자바 언어와 자바 버추얼 머신(JVM)에 기반한다. 기반 기술 면에서 이미 엔터프라이즈 친화적인 플랫폼이라는 것. 그는 "자바는 이미 기업의 80%에서 사용되고 있다"면서 "새로운 기술 스택 전문가를 따로 채용할 필요 없이 기존 개발자들도 베수 관련 툴 생태계, 문서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순형 온더 대표
정순형 온더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정순형 온더 대표는 기업용이라도 탈중앙성을 버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필요한 기능을 넣기 위해 탈중앙성을 축소한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을 도입하기보다 이더리움 메인넷과 상호 운용성을 갖는 토카막 네트워크 같은 레이어2 솔루션을 활용, 탈중앙성을 유지하면서 기업에서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레이어2 솔루션은 기반 체인의 탈중앙성을 해치지 않고, 기반 체인과 데이터를 공유하며, 기반 체인이 제공하지 못하는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플라즈마 프로토콜에 이더리움과 동일한 아키텍처인 토카막은 탈중앙성과 연결된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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