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 투비코 대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존 비즈니스는 무엇일까? 금융·물류·유통·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과의 결합이 시도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 비즈니스를 가장 잘 혁신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로 꼽히는 게 의료다. 환자 데이터의 활용과 보호를 둘러싸고 극명하게 가치가 충돌하는 의료 분야야 말로 블록체인 기술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다수의 병원과 헬스케어 업체들이 앞다퉈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의료 데이터 환경 구축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척추·관절 전문병원 나누리병원과 함께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환자 통합 관리 네트워크 ‘엠티체이너스(MT-ChainUs)’를 출범한 투비코도 그 중 하나다.

투비코는 엠티체이너스 뿐 아니라, 현재 설문 분석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펙스체이너스(PEX-ChainUs)’와 의료 데이터 플랫폼인 ‘헬스체이너스(HealthChainUs)’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구축 중이다. 또 자회사 ‘그레이드헬스체인(Grade Health Chain)’을 설립해 블록체인에 특화된 보험 상품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김호 투비코 대표를 만나 자세한 내용을 들어봤다.

 

원격으로 해외 환자 진단하고 예후 관리도

 

먼저 최근 출범한 엠티체이너스에 대해 김 대표는 “병원과 해외 환자 간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엠티체이너스는 국내 병원에서 진단과 치료를 받길 원하는 해외 환자들의 데이터를 통합 관리해주는 블록체인 기반의 솔루션이다. 해외 환자는 엠티체이너스에 자신의 증세와 자국 병원에서 촬영한 영상자료 등을 올리면 한국에 있는 의료진으로부터 진단받을 수 있다. 또 한국에서 치료를 받은 후 돌아가서도 회복 정도를 올리면 체계적인 재활 관리 등을 받을 수 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는 의사가 치료 받기 전 해외 환자의 상태를 살피거나 치료를 받고 돌아간 후 체계적인 예후 관리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엠티체이너스를 이용하면 의사가 환자를 직접 보지 않아도 진단과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엠티체이너스에 저장된 모든 데이터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투명하고 안전하게 관리된다”며 “병원과 해외 환자 간 신뢰도를 크게 제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엠티체이너스는 현재 공동 개발사인 척추·관절 전문 나누리병원 5곳에서 해외 환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중이다. 여세를 몰아 엠티체이너스를 척추·관절 전문 글로벌 환자 통합 관리 네트워크로 확대해 나간다는 게 투비코의 목표다.

김 대표는 “해외 환자를 받는 국내 척추·관절 전문 병원 50곳 정도에 엠티체이너스를 적용하고, 향후 이들 병원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며 “이미 5~6개 병원이 베타 서비스를 진행 중으로 내년까지는 20개 병원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2월 ‘헬스체이너스’ 글로벌 서비스 오픈

 

투비코는 엠티체이너스와 별개로 ‘펙스체이너스(PEX-ChainUs)’와 ‘헬스체이너스(HealthChainUs)’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펙스체이너스는 설문 분석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엠티체이너스와 마찬가지로 의료 서비스의 신뢰 제고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엠티체이너스는 병원에서 실시하는 각종 설문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들을 블록체인으로 투명하게 관리하고 분석해 주는 솔루션”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병원은 환자들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의료 서비스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비코에 따르면 펙스체이너스 역시 현재 나누리병원 5곳에서 사용 중이며, 다수의 병원으로 확대를 추진 중이다.

엠티체이너스와 펙스체이너스가 엔터프라이즈 대상이라면, 헬스체이너스는 퍼블릭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헬스체이너스는 홍콩법인 헬스체이너스가 추진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투비코는 개발사다.

김 대표는 “헬스체이너스는 국내 성형·피부 전문 병원과 글로벌 환자를 체계적으로 연결·관리해주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며 “이미 프라이빗 암호화폐공개(ICO)과 해외 거래소 상장을 마쳤으며, 오는 12월 글로벌 서비스를 오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비스 오픈 후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이동수단, 음식, 숙박, 여행, 보험 등으로 점점 플랫폼의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런 플랫폼 확대를 위해 투비코는 다양한 업체와 제휴를 추진하는 동시에, 자회사 설립을 통한 직접 서비스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 설립한 자회사 ‘그레이드헬스체인(Grade Health Chain)’도 그 일환이다.

김 대표는 “그레이드헬스체인을 통해 국내 재보험사 한 곳과 공동으로 블록체인에 특화된 보험 상품 개발을 협의 중”이라며 “내년 6월쯤 상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투비코는 조만간 여행 관련 자회사도 설립할 예정이다.

 

 

 

무분별한 데이터 수집·거래 안한다

 

현재 국내외에서는 다수의 의료·헬스케어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투비코 만의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데이터 신뢰’를 꼽았다. 그는 “의료·헬스케어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상당수가 데이터 수집과 거래에 과하게 집중돼 있는데 이런 프로젝트는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며 “투비코는 무분별한 데이터 수집이나 거래보다는 환자의 시각에서 꼭 필요한 데이터 수집과 투명한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로 이런 점이 국내 다수의 병원 관계자들이 투비코의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는 이유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투비코는 나누리병원을 비롯해 국내 다수의 병원 관계자들로부터 50억원 정도를 투자받았다. 

한편, 투비코의 주 수익모델은 광고다. 김 대표는 "자금 여유가 있는 만큼 내년까지는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할 것"이라며 "주 수익모델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처럼 광고로, 본격적인 수익은 2021년부터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민옥 기자 mohan@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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