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거래소의 거래정보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 차원에서 투명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강화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거래정보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 차원에서 투명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강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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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관련 아웃소싱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를 대신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 코인 및 지갑 개발, 백서 제작, 커뮤니티 운영, 암호화폐 광고까지 영역도 확대일로다.

암호화폐 아웃소싱 서비스는 블록체인 기업들이 쉽게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특징이 있지만, 장애가 발생하거나 사이버공격, 해킹 시 대응이 어려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13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암호화폐 백서 제작부터 코인 개발, 홍보, 거래소 구축까지 전 과정에 아웃소싱 서비스가 등장했다.

A업체는 백서 제작, 암호화폐공개(ICO) 홈페이지 제작, 이더리움 또는 이오스 기반 토큰 개발, 웹 지갑,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 암호화폐 거래소 개발까지 모두 해준다고 설명했다. 

B업체 역시 암호화폐 개발, 거래소 구축, 지갑 개발, 백서 제작, 사이트 제작, 홍보 마케팅까지 다 대신해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B업체는 이미 자신들이 13개의 코인을 만들어줬으며 7개 암호화폐 거래소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서비스 플랫폼 크몽에도 다양한 서비스들이 소개되고 있다. 한 업체는 암호화폐 백서 제작에 50만 원, 이더리움 ERC-20 기반의 토큰을 개발해주는데 210만 원의 가격을 제시했다. 또 암호화폐 웹 지갑 개발에는 1000만 원, 암호화폐 거래소 개발에 1억7000만 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크몽의 또 다른 업체는 ERC-20 토큰 발행에 225만 원, 암호화폐 거래소 제작에 1억800만 원, 블록체인 결제 서비스 개발에 2700만 원이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암호화폐 거래소 제작에 5000만 원, 블록체인 프로젝트나 암호화폐에 대한 리뷰 작성에 10만 원, 암호화폐 전문 블로그에 글을 올려주는 데 9만5000원, 블록체인 디앱(DApp) 서비스 기획에 100만 원 등을 제시한 사례도 있었다.

IT 프로젝트와 프리랜서 개발자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아웃소싱 플랫폼인 위시켓에도 암호화폐 개발, 암호화폐 거래소 개발 등에 관한 내용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물론 이중에서는 디자인이나 개발 일부 부분을 아웃소싱하는 경우도 있지만 암호화폐 거래소, 암호화폐 개발 전체를 아웃소싱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관련 아웃소싱 사례를 종합해보면 ICO 백서 및 홈페이지 제작, 토큰 발행, 지갑 개발, 홍보까지 1500만 원 정도면 가능하다. 여기에 결제서비스, 거래소를 개발할 경우 약 1억 원 정도가 소요된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웃소싱 서비스를 이용해 만들어진 코인과 암호화폐 거래소가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거래소들이 계속 새로 등장하고 사라지는 현상도 이와 관련됐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아웃소싱 서비스는 블록체인 기업들이 쉽게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크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장애가 발생하거나 사이버공격, 해킹 시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한 블록체인 업체 관계자는 “아웃소싱으로 암호화폐와 지갑을 개발하고 암호화폐 거래소를 만든다는 것은 개발자가 없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만약 암호화폐 거래소에 문제가 생겼을 때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가 없을 것이다. 문제가 있을 때 마다 아웃소싱 했던 업체에 다시 의뢰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 보안 전문가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보안 점검을 했던 경험이 있는데 외부 솔루션을 가져다가 몇 명이 운영하는 형태였다”며 “돈이 오고 가는 서비스인데도 보안 전문가도 없이 1~2명이 운영하는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들은 사기꾼들이 아웃소싱 서비스를 악용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한다. 암호화폐 발행을 가장한 다단계 사기나 암호화폐 거래소를 위장한 불법투자금 모집 시 아웃소싱 서비스가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블록체인 업체 관계자는 “개발자나 직원도 없고 사무실도 없이 아웃소싱으로 홈페이지만 만들어서 암호화폐를 판매하는 사기도 있다. 블록체인 관련 거래나 투자, 사업을 할 때 실체가 있는 회사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viper@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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