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도입에 따른 기업들의 진입 장벽을 낮춰준다는 명분을 내건 다양한 솔루션들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방식으로 블록체인 인프라를 사용하는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BaaS)이 관전포인트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로 대표되는 거대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들이 '인프라 운영 대신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들고 BaaS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스토리지 전문 업체로 알려진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에서 하드웨어와 각종 소프트웨어를 미리 통합한 어플라이언스 장비 '후바'로 블록체인 도입에 따른 기업들의 진입 장벽을 낮춰주겠다는 슬로건을 들고 나와 주목된다. 편의성과 가격 그리고 개별 환경에 최적화할 수 있는 측면에서 봤을 때 어플라이언스 장비가 BaaS 보다 우위가 있다고 회사측은 강조한다.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선 어플라이언스가 현실적

HIS가 자체 개발한 후바는 블록체인 시스템 구축을 위한 인프라와 프레임워크, 관리 시스템을 통합한 솔루션으로 기업들이 블록체인 환경을 빠르게 구축하고 운영 및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히타치 UCP(Hitachi Unified Compute Platform)를 기반으로 하이퍼렛저 패브릭 플랫폼을 통합해 기업이 인프라 준비부터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설치, 블록체인 네트워크 구성, 운영 관리 및 모니터링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빠르게 블록체인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회사 측은 "블록체인 시스템의 핵심은 블록체인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물리 인프라와 컨테이너 환경의 인프라를 구성하고, API와 SDK를 이용해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연동하는 것"이라며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후바 SDK’와 모니터링 및 운영 관리 시스템인 후바 매니저(huba Manager)를 제공하여 블록체인 시스템 구축을 위한 완성도와 편의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블록체인사업팀 김도훈 차장과 장삼용 부장.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블록체인사업팀 김도훈 차장과 장삼용 부장.

HIS가 클라우드에 비해 우위에 있다고 강조하는 장점은 최적화 기능이다. 표준화된 환경에 기업들이 맞춰야 하는 BaaS와 달리 어플라이언스 장비는 기업들의 개별적인 요구 사항을 지원하는 데 유연하다는 것.

HIS 블록체인사업팀 장삼용 부장은 "클라우드 기반의 블록체인 서비스에 비해 어플라이언스는 기능이 상대적으로 풍부하다"며 "다양한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환경을 맞춰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가격 측면에서도 어플라이언스가 BaaS에 비해 밀릴 게 없다는 것이 HIS 설명. HIS 블록체인 사업팀의 김도훈 차장은 "대부분의 클라우드 서비스들을 초당 처리하는 트랜잭션(TPS) 기준으로 과금을 하기 때문에, 노드끼리 인터랙션이 많은 블록체인을 클라우드에서 쓸 경우 비용이 생각보다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HIS는 2017년 5월부터 블록체인 사업을 준비해왔다. 처음에는 다른 회사 솔루션을 공급했는데, 사업을 추진하면서 블록체인을 어플라이언스 장비로 구현하면 좋겠다 싶어 조직을 갖추고 솔루션을 개발하게 됐다. 올해부는 전담 조직까지 꾸리고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섰다.

현재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시장은 실제 구축 사례 보다는 테스트 중심으로 수요가 형성돼 있다. 블록체인으로 도입하면 뭐가 좋을지 많은 기업들이 탐색하는 단계다. 여기저기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테스트성 프로젝트들이 실제 수요로 전환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낙관론과 회의론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HIS는 조만간 실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업 내부 보다는 여러 기업들 간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컴퓨팅 환경에 블록체인을 투입해 볼만 하다는 진단이다. 김도훈 차장은 "이해 관계자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블록체인은 효과적이다. 공증 및 보증을 받을 필요도 없앨 수 있다"면서 "분산 컴퓨팅에 기반하기 때문에 재해복구나 백업 환경도 따로 필요없어 이를 고려하면 가격 면에서도 저렴할 수 있다"고 말했다.

HIS는 현재 하이퍼렛저 패브릭에 기반한 후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등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지원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장삼용 부장은 "올해는 국내 최초로 어플라이언스 기반 블록체인 솔루션을 개발했다는 점, 그리고 HIS도 블록체인 사업을 한다는 점을 알려 인지도를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면서 "HIS 차원에서 블록체인은 테스트가 아니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